<시리즈> "음비법" 전면개정 무엇이 문제인가 (4)

컴퓨터기술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저장매체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의 음비법 으로 적용할 수 없는 사각지대가 생겨났다.

이에따라 그동안 문체부는 무리하게 기존의 음비법을 확대.해석해서 게임과C D-롬타이틀등 신종매체분야에 대해서도 이법을 적용해왔다.

그러다보니 현실적인 문제가 한두가지 발생한 것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심의와 관련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업계의 불만이 가장높은 것도 바로 심의와 관련된 것이다.

극장에서 상영한 영화를 비디오테이프와 비디오CD로 수록했을 경우 공륜심의를 별도로 받아야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CD-롬타이틀의 경우는 문제가 더심각하다. 비디오물은 성인용을 버젓이 인정해주고 있으며 갈수록 규제가 완화되고 있는 반면 CD-롬의 경우는 오히려 비디오물보다 규제의 강도가 심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CD-롬에 교육물을 담았을 때에도 공륜의 심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아무런 사전심의를 받지 않고 있는 서적과 비교、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업계는 심의제도에 대한 불만을 공공연하게 터뜨리면서 신종매체의 심의가 원천적으로 문제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종매체와 관련해서 공륜의 심의자체는 법에도 없는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심의를 받지 않아도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단지 심의를 받는 이유는 문체부와 다투어선 업체만피해를 보기때문에 문체부가 하라는 대로 하고 있을 뿐이다"고 말하고 있다.

신종매체와 관련해서 가장 큰 문제는 음비법뿐 아니라 여러가지 기존법에도걸려있다는 것이다.

신종매체는 출판물의 특성도 아울러 갖고 있기 때문에 현행 출판사 및 인쇄 소 등록에 관한 법률과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에도 해당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음비법의 개정시 신종매체를 여기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놓고 많은 논란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신종매체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신종매체의 심의와 관련해서는 매체인가 내용물인가. 현실적으로 걸려있는 문제가 산적하다.

이와 관련해서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은 현재 "외국간행물 수입배포에 관한법률 에서 정의하고 있는 전자출판물의 규정을 준용、 전자영상물을 별도로 규정하여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또하나는 신종매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현행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게 일고 있다.

정부가 자금지원보다는 누구나 이 산업에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 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비디오물의 제작에 적용하고 있는 제작업체의 등록제같은 것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산업의 특성상 아이디어의 창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할뿐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업체들이 제작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 일정한 시설 을 갖추도록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이다.

또한 판매업체들의 등록제같은 것도 유통망의 복합화와 함께 PC통신、 홈쇼핑 케이블TV 같은 새로운 유통경로가 등장하고 있는 현실에서 무의미한 조항 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의 매체를 규정하고 있는 음비법을 개정해 신종 매체를 적용하기보다는 음비법과는 별도로 디지털의 기술을 이용한 전자영상 물과 관련된 새로운 법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기존의 음비법에서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음반및 비디오업자들을 배제시키는 방향으로 신종매체의 관련된 법규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신종매체 관련업계의 주장도 높아지고 있다. <원철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