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안테나] 러시아 국제 광통신망 실크로드

모스크바와 유럽, 모스크바와 아시아를 잇는 대규모의 국제 광통신망 설비공사가 본궤도에 올랐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극동의 하바로프스크에서 나홋카를 거쳐 일본과 한국을 연결하는 광통신을 개통한데 이어 모스크바에서 노보 시비르스크, 이르쿠츠 크 등을 거쳐 하바로프스크를 연결하여 러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광통신망 설치공사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광통신회선이 부설될 이 공사 는 현재 모스크바와 툴라를 잇는 첫 단계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되었으며 늦어도 올 연말까지는 하바로프스크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러시아 체신부는 이와 동시에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로스토프-노보로시스크를 지나 이탈리아의 팔레르모까지 연결되는 광통신 설치공사도 본격적으로시작했다. 이 공사는 내년중반께 완성될 예정이다. 이렇게 될 경우 이미 198 3년에 완성을 본 페테르부르크와 덴마크를 잇는 광통신망에 이어 유럽과의사 이에 2개의 광통신 연결망이 생기게 되는 셈이다. 말하자면 유럽에서 러시아 대륙을 지나 서울까지 이르는 대규모의 국계 통신망이 탄생하는 셈이어서세 계 통신망 발전사에 큰 획을 하나 그을 것으로 보인다.

동해 밑바닥에 부설될 광케이블로 특히 달라질 도시는 하바로프스크다. 하바 로프스크는 이번 디지털 통신망의 개통으로 일본과 한국과의 통신용으로 갖고 있던 1만7천회선이 3만2천회선으로 늘었다. 올해 모스크바와 하바로프스 크를 잇는 광케이블이 부설되면 디지털 위성채널을 이용하지 않고도 모스크바와의 디지털 통신이 가능해져 하바로프스크의 통신설비가 크게 현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유럽지역을 출발하여 시베리아를 관통하는 광케이블 부설 프로젝트 는 러시아 국영 통신공사인 로스 텔레콤이 주관하고 있다. 처음에는 외국 합작선과 통신망을 공유하는 조건으로 먼저 통신망을 완성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차관으로 로스 텔리콤이 공사를 전담하는 방향으로 재정 확보방안이 확정됐다. 예산에 주름살을 드리우지 않으면서 통신주권을 지키는 이 원칙은 앞으로 있을 국제통신망 프로젝트에도 적용된다고 러시아 체신부는 밝히고 있다. 로스 텔리콤은 모스크바-툴라-사마라까지는 자체 경비로 공사를 하고 나머지 구간은 이탈리아 텔리콤과 덴마크 텔리콤, 영국의 케이블앤드와이어리스(C&W)사 등과 제정확보방안을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모스크바-코펜하겐에 이어 모스크바-팔레르모를 잇는 올해에 모스크바와 로 스토프를 잇는 육상공사와 지중해를 지나는 해저 케이블 공사를 끝내고 내년중반께 상업서비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어려운 경제사정에도 불구하고 광통신망 설치계획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은 장거리 통신의 이용량이 최 근들어 부쩍 늘어 공사비 조달이 용이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러시아 체신부의 나움마르제르 차관은 "지난해 경우만 해도 러시아와 일본의 국제 통신량이 80% 증가했으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내다본다. 로스 텔리콤의 알렉 벨로프 회장 또한 "러시아를 지나 유럽이나 아시아 로 가는 통신량이 갈수록 늘고 있다"면서 "광케이블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하반기에는 통신의 질이 지금보다 훨씬 개선되고 1분에 8달러까지 하는 국제 통신요금도 대폭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러시아 정부의 이같은 희망적인 전망에 대한 하나의 변수는 국제 컨소 시엄이 유럽에서 인도양을 지나 일본을 이을 예정인 또다른 국제 광케이블 설치공사인 이른 바 "FLAG" 프로젝트이다.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러시아 대륙을 지나는 광통신망에 강력한 경쟁자가 생길 것이라는 예측이 일부에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블라지미르 불가크 러시아 체신부 장관은 "러시아 국내에 서 장거리통신 이용자가 늘어나 통신이용료가 많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국제통신을 다른 선에 일부 뺏긴다고 해도 수입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모스크바=최미경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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