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독 카메라업체 피케레사 인수 속사정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에서만 1조원에 달하는 순익을 남겼던 삼성은 올해 들어서자마자 일본의 유니온광학을 인수하고 이와함께 독일의 카메라업체인 롤라이사와 스위스의 시계업체인 피케레사 인수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밝혔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달 27일자로 독일의 롤라이사 인수를 알리고 충남 아산에98년까지 60만평 규모의 정밀기기 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삼성이 이미 인수한 유니온광학과 롤라이, 그리고 인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 스위스의 피케레사는 모두 정밀기기산업과 직결된 것이어서 재계 에서는 삼성이 지난해 10월 그룹 사업구조 개편때 언급한 정밀산업 강화계획 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시계를 중심으로 삼성항공의 카메라및 반도체 제조장비 부문을 하나로 묶어 "삼성정공"을 탄생시킨다는 일련의 작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는 메모리반도체 분야뿐 아니라 초정밀산업의 최강자로 부상하기 위한 기반작업을 발 빠르게 추진하는 것으로 지난해말 한때 매각설까지 나돌았던 삼성시계의 제2창업을 선언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정밀산업 기반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이 스위스의 현지언론 이 보도한지 한달이 다 되도록 피케레사 인수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어 관련업계의 다양한 추측과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피케레사(Nouvelle Piquerez SA)의 소재지 스위스의 쥐라주 바스코시에서 발행되는 쥐라시앙지는 이달 1일자 지면을 통해 올 1월27일자로 삼성과 피케레 사간 매매계약이 이루어졌고 정식 인수절차만 남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 39년 창설된 피케레가 91년 모니에 듀로이사로 매각된 이후매출 이 20%씩 신장하고 있으며 프레디 루모라는 법정관리인이 그동안 피케레의 자산을 관리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피케레의 종업원은 70명、 올해 예산이 8백만 스위스프랑(45억원) 에 달하며 가죽 액세서리로 유명한 카르티에르 그룹의 자회사 사장을 지냈던프리츠 마티니씨가 경영을 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쥐라시앙지는 삼성이 종업원 1만8천명、 94년 매출이 75조 스위스프랑(약 49 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회사로 첨단산업분야에서 세계 5대업체를 지향하고 있으며 삼성의 피케레 인수가 현지 경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호의적인 평가를 부여했다.

이러한 경과에도 불구하고 인수 실무작업을 추진한 삼성시계의 관계자들은 여운만 남긴 채 함구하고 있고 그룹관계자들은 "포기했다" "인수작업을 진행 한 적도 없다" "심지어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잘못되었다"는 등으로 연막전술을 펴고 있다. 물론 피케레가 종업원 70여명 안팎의 소규모회사로 굳이 인수사실을 공표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으나 유니온광학과 롤 라이 인수、 정밀기기 복합단지 조성발표등 올들어 숨가쁘게 펼쳐온 일련의 작업과 관련하여 시계업계등에선 궁금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스위스 현지 시계업계 관계자들은 "스위스에서도 삼성의 피케레 인수사실이 한동안 공공연한 비밀로 나돌았다고 말하고 최근들어 피케레의 사업이 활기 를 띠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자금사정이 어려웠던 점을 감안할 때 양사 모두가 매매사실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데는 약간의 시간을 필요로 할것 이라고 추측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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