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방송(CATV)이 망 구축 등 기본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가입자도 적은 채로 강행되면서 SO(방송사업자들)도 이를 이유로 컨버터주문을 계속 미루거나 이미 계약한 물량마저 제대로 구매하지 않고 있어 국내 컨버터업계만 골탕을 먹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2개업체가 공동으로 개발했으나 일시적인 칩공급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한국형CATV컨버터를 올들어서는업체별로 물량을 확보、 양산을 서두르고 있으나 방송사업자들이 여건미비를 이유로 주문을 미루고 있어 삼성전기.LG전자부품 등 극히 일부업체를 제외하고는 아직 대부분 생산라인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기업들은 한국형 컨버터에 필요한 ASIC칩 공급차질에 따라 기능은 비슷하면서도 가격은 오히려 비싼 디스크리트타입제품을 생산、 우선 제공하고 있으나 이 역시 SO들이 양방향통신.스크램블기능 등의 미흡을 지적하며 구입을 기피、 미국이나 일본산조립 제품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컨버터구입계약을 체결한 54개SO중 29개사가 수입 조립품을 선택、 전체 공급량도 국산(7천3백50개)이 수입품(1만5천2백개)의 절반에 불과하며 국내컨버터업체중 실제 생산, 공급한 실적이 있는 업체는 삼성전기.
LG전자부품2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업계가 선보이고 있는 디스크리트 타입에 대한 SO들의 지적에 대해 *이 제품이 "한국형"과 별 차이가 없으며 *양방향기능은 분배 망의 양방향기능이 선행돼야 하는데 현재 이것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스크램블기능 역시 시스템전반에 대한 호환성검토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방송장비와 컨버터를 설치한데 따른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이유로 외국산을 도입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CATV용 컨버터는 일부주요부품을 외국에서 도입해야 하기 때문에 발주에서 납품까지 최소한 3개월이 소요되고 월산 2만~4만개가 최소한의 경제규모인데 지금과 같이 SO들의 주문이 미뤄지고 기존주문량 역시 수백~수천개에 불과할 경우 국내업계의 채산성 확보는 물론 라인의 정상가동이 어려워 본방송이 시작되고 전송망이 완비돼 수요가 크게 늘어나더라도 적기공급은 곤란할 것으로 보인다. <이 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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