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컬러TV-올 경기 "봄기운 예감"

TVCR, 광폭(와이드)TV를 포함, 모두 8천원규모의 컬러TV시장이 연초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컬러TV는 결혼과 이사가 많은 3~4월과 8~11월이 성수기인데도 올들어서는 가전업체들이 성수기와 비수기 구분없이 1월부터 치열한 판매전을 벌이고 있다. 컬러TV시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25인치이상 대형 컬러TV가 압도했으나 올해부터는 3월1일의 CATV방송실시를 계기로 광폭TV의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돼 컬러TV의 수요패턴이 컬러TV에서 광폭TV로 급변하는 추세다.

업계는 올해 컬러TV를 비롯 TVCR, 광폭TV등의 수요가 2백36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의 2백21만5천대에 비해 6.5% 신장한 수준이 다. 금액면에서는 지난해의 7천억원보다 10%이상 늘어난 8천억원에 이를 전망이 다. 컬러TV의 수요가 고가.고급제품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해주는 대목이다.

제품별로 보면 기존 컬러TV의 경우가 작년의 1백92만1천대보다 4.1%늘어난2 백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세대의 취향에 맞춰 개발된 TV와 VCR의 복합제품인 TVCR의 수요는 지난해 29만5천대에서 올해 34만대로 15.2% 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다 업계관계자들은 지난해까지만해도 4천대에 그친 광폭TV는 올해 CAT V방송의 본격 실시에 힘입어 2만대로 5배정도 신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이TVCR, 광폭TV를 포함한 컬러TV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일반소비자들의 소득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3년사이에 일반소비자들의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21인치에서 25 29인치로 다시 광폭TV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점차 대형.고가제품위주로변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가구당 1대의 보유율을 보이던 컬러TV가 중복구매현상을 보이면서 10가구당 3가구꼴로 2대의 컬러TV를 보유하고 있는 양상이다. 또 지난해 연말의 정부의 컬러TV특소세인하와 가전업체들간의 치열한 판촉전략도 수요증가의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은 수요변화추세에 대응, 가전3사가 시장선점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또 아남전자, 필립스등이 대형제품을 중심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는데이어 지난해 10월부터 오퍼상인 연우전자까지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 미쓰 비시브랜드의 대형TV 수입판매에 들어가 컬러TV시장 경쟁이 그 어느때보다뜨겁다. 컬러TV시장은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40%정도씩의 시장점유율 을 기록하면서 분할해왔다.

그러나 지난 2~3년동안 대우전자가 화질을 대폭 개선한 컬러TV와 다양한 TVC R등을 대거 출시하고 나름대로 영역을 넓히고 아남전자와 필립스가 대형 컬러TV제품에서 강세를 보임으로써 이제 컬러TV시장은 대형제품시장을 중심으로 선.후발업체 구분없이 혼전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가전3사를 포함, 아남전자, 필립스등의 올해 최대 승부처는 뭐니뭐니해도 25 인치이상 대형 컬러TV시장.

한 가전업체가 분석한 컬러TV의 인치별 판매현황을 보면 가전3사와 아남전자 가 지난 한햇동안 판매한 22만대의 TV 가운데 21인치이하 소형TV는 전체의 57%에 해당하는 1백25만4천대였으며 나머지 94만5천대가 25인치이상 대형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93년도의 컬러TV 인치별 판매실적과 비교해 보면 21인치 소형제품은 93 년의 1백44만1천대 보다 18만7천대정도 줄어들었다. 반면에 25인치 이상 대형 컬러TV는 93년의 67만9천대보다 40%나 늘어 났다. 올해도 이같은 추세 가 더욱 가속화돼 25인치이상 대형 컬러TV의 점유율이 48%로 지난해보다 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수요를 겨냥, 컬러TV 공급업체들은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 근들어 이들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신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포석에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컬러TV의 사업목표를 대형제품시장의 우위선점에 두고 올해의 25인치이상 대형TV 판매목표를 지난해 48만대보다 18%정도 늘어난 56만대로 크게 늘려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이미 1월중에 25인치와 29인치 명품TV와 노래방TV를 비롯 43인치 광폭TV SVP-4388, 52인치 광폭TV SVP-5288를 출하했으며 현재는6월을 목표로 저가형 28인치 광폭TV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30%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던 25인치이상 대형 컬러TV 의 판매비중이 36%를 넘었다는 점을 고려, 올해에는 2월까지 29인치의 아트비젼 과 광폭TV를 추가발표해 25인치이상의 대형제품의 판매비중을 50%이 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회사는 이의 일환으로 주변의 밝기에 따라 자유자재로 명암을 조절할 수있는 25인치 29인치 컬러TV를 오는 3월중에 발표키로 했다.

또한 1월달 36인치 광폭TV개발에 이어 최근에는 28인치 광폭TV 개발에 박차 를 가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올해 25인치이상 대형제품의 시장점유율을 23%점유한다는 의욕 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1월중에 29.25인치 개벽TV 2모델을 내놓았으며 3월을 목표로 28인치 광폭TV(모델명 DTW-2800FW) 개발중에 있다.

아남전자는 25인치이상 대형제품에 영업력을 집중, 25인치 대형제품을 모두2 1만8천대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컬러TV 판매목표 25만7천대의 8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가전3사와 아남전자의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올해 2백25만대수준으로 예상되는 컬러TV시장에서 25인치이상의 대형제품의 규모는 전체의 30%넘는 70만대 에 이를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다 2만대의 광폭TV를 합치면 대형제품의 비중은 조금더 높아질 것으로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제품구매성향이 기능이나 필요성 못지않게 겉치레나 과시에 의해 작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앞으로 컬러TV시장은 대형 제품위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21인치이하 소형 TV시장이 완전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소형 복합 제품을 좋아하는 젊은층을 비롯 학생, 독신자, 노래방, 일반영업장 등을 중심으로 나름대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컬러TV시장은 전반적으로 25인치이상 대형제품과 광폭TV등 대형.고급제품이 소형TV시장을 대체하면서 수요확대를 이끌어 갈 게 분명하다. 가전3사를 비롯 TV공급업체들이 너도 나도 TV생산라인의 신.증설에 참여, TV의 생산능력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가전3사의올해 컬러TV 내수생산규모는 모두 2백45만2천대규모. 지난해 2백3 3만5천대에 비해 5%늘어났다. 아남전자등의 생산량이나 필립스와 연우전자 의 수입물량을 합치지않더라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과잉현상을 빚고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공급과잉으로 TV공급업체들의 가격인하경쟁이 불가피해지 고 이를 통해 경영난을 겪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CATV방송등 예상 외의 호재로 TV의 수요가 증가할 소지가 많아 TV생산업체들의 신.증설이 그렇게 쉽게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올 1월의 컬러TV 공급업체들의 판매실적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아남전자를비롯 가전3사의 올 1월 TV판대수는 모두 17만1천2백대. 금액으로는6백68억6천만원이다. 수량면에서는 작년 1월의 16만3천3백대에 비해 4.8% 증가했으며 금액면에서는 6백10억원보다 9.6%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경우를 보자. 대형.고급제품의 구매가 많이 이루어지는 백화점의 컬러TV판매는 올해의 컬러TV의 시장전망을 밝게해 준다.

올 1월 서울시내 9개 백화점이 정기세일기간동안 컬러TV를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9% 신장한 3천4백20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컬러TV의 수요가 얼마나 호황을 이룰 것인지 반증해 주고 있다.

실제로 가전3사의 TV공장라인은 현재 완전 풀가동상태이며 일부제품의 경우는 품귀현상까지 빚으면서 주문생산을 할 정도라는게 관련업체의 설명이다.

컬러TV의 수요확대추세는 미국을 비롯 유럽, 일본등도 예외는 아니다. 90년 들어 미국은 대형제품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고 일본시장도 광폭TV 등 새로운 형태의 TV가 수요를 견인하고 있는 상태.

일본전자공업회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의 컬러TV 수요는 지난해에 비해 4.2% 늘어난 9천7백25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증가세는 앞으로 계속돼 오는 96년 처음으로 컬러TV의 수요량이 1억 대돌파를 시작으로 97년에는 1억7백21만대로 늘어나고 오는 2000년에는 1억2 천71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세계시장의 변화에 따라 국내업체들의 TV수출전략도 상당히 의욕적이 다. LG전자는 CIS를 비롯 아시아, 미주, 중남미시장을 집중공략키로 했다. 이를위해 LG전자는 올해의 수출용 컬러TV 생산규모를 지난해 5백20만대에서 6천3 백만대로 21.1% 늘리는 한편 중국의 TV공장등 현지생산공장의 건설과 라인 증설을 통해 현지생산비중을 70%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작년에 7억7천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올해 20인치와 21인치 컬러TV를 전략제품으로 삼아 올해중에 8억2천만달러어치를 수출한다는 계획 을 세워 놓고 있다.

이 회사는 그동안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던 전략을 바꿔 품질을 고급화한 명품을 중심으로 수출시장에 진출, 브랜드이미지를 높일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컬러TV의 세계전략을 수립, 올해초 발표한 개벽TV를 수출전략제품으로 육성해나간다는 구상이다.

이의 일환으로 베트남의 종합가전공장의 TV생산라인을 조기구축하고 폴란드 등 기존생산공장의 증설을 서둘러 현재 2백25만대의 해외생산규모를 연내 2백65만대로 늘려 해외생산비중을 지난해 36%에서 올해 40%선으로 늘릴 방침이다. 아남전자의 경우도 볼만하다. 아남전자는 중남미지역을 중심으로 OEM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올해 수출목표를 지난해 3천8백만달러보다 21.

3%늘어난4천5백82만달러로 잡고 있다.

TV 공급업체들의 이같은 노력은 연초부터 좋은 징후를 보이고 있다. 업계전문가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컬러 TV수출실적은 작년 15억9천만달러에서 18억 달러로 13.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수출주력제품인 VCR의 예상성장률이 8.9%이고 전자레인지가 6.6%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닌게 분명하다.

실제로 1월 한달동안 가전3사의 컬러TV 수출실적이 급신장세를 보였다. 이는올해의 컬러TV 전망을 상당히 밝게 해주는 대목이다. 업체별로보면 LG전자는 작년1월 4천5백만달러에서 6천1백만달러로 35.5% 신장했으며 삼성전자는 작년에 비해 14%증가한 40만대를 1월 한달동안 수출했다.

또한 수출지역도 그동안 미국, 유럽에 편중되었던 것과는 달리 아시아 중남미 특히 CIS, 아프리카, 아랍국가등 오지로 다변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 또한 올해 밝은 수출전망을 가늠케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현재 국내 컬러T V업체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일본업체들. 일본의 연간 컬러TV 생산량은 6천7백만대로 미국의4천7백만대보다도 많고 우리나라의 2천4백만대와 비교해 서는 3배가까이 되는 셈이다.

이같은 일본과 경쟁해서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것은 결코 제품이 품질면에서 우수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단지 일본이 엔고 여파로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에서 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를 호기로 삼아 세계각국의 소비자에게 한국산제품에 대한 양호한 브랜드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한다는게 관련업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금 기 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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