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 키폰시스템 국산제품 "독무대"

키폰시스템시장에서 국산 제품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현재 전체시장의 98 % 이상을 국산품이 차지하고 있으나 외산품은 시장점유율이 2%에 불과한 셈이다. 지난해 국내 키폰시스템 시장 규모는 약 5백억원. 이 액수는 최근 들어 수요가 급증,시장규모가 5천억원을 상회하는 휴대 전화기 시장의 10분의1 에 불과한 수준이다. 시장규모는 비록 휴대 전화기 시장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국산 키폰시스템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외국산 제품이 판치고 있는 휴대 전화기 시장과는 달리 키폰시스템 시장은 국산 제품이 주도권을 장악, 시장점유율 98%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만큼은 우리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키폰시스템 의 이같은 시장 특성은 우리나라 유선통신시설 및 유선통신기술의발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선진국 수준에 이르고 있는 우리나라의 전화 보급률과 국산 전화기의 우수성에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다.

키 텔레폰 시스템(Key Telephone System)의 약칭인 키폰은 1개 이상의 국선 과 1개 이상의 내선을 수용할 수 있고 전화기로 상호간에 회선을 교환, 접속 할 수 있는 장비로 간이 교환대의 역할을 하는 사무실 전용 통신장비.

키폰시스템의 개발은 1930년대말 한정된 전화국선을 여러 사람이 함께 공유 할 수 있는 수단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미국 벨 시스템에 의해 최초로 개발된 제품으로 70년대까지는 기계접점을 이용한 기계식 키폰시스템이 주로사용되어왔다. 그후 80년대에 들어서면서 반도체 기술의 발전으로 기계식 접점방식에서 탈피 공간분할방식을 채택한 전자식 접점방식의 아날로그 키폰이 개발되었으며 아날로그 키폰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시장의 형성이 이루어졌다. 키폰시스 템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사무실에서 값비싼 구내 교환기를설치, 걸려오는 전화를 일일이 교환원이 연결해 주는 방식을 이용했다.

하지만 교환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키폰시스템의 등장은 일반 사무실에서 교환기를 몰아내기 시작했으며 설치 비용의 절감과 함께 인건비를 줄일 수있다는 장점 때문에 키폰시스템의 수요는 급증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80년대말 1백50억원에 불과했던 시장규모는 지난해에5 백억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앞으로 이 분야에서 급격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디지털 키폰 수요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전망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키폰시스템을 생산하고 있는 주요 업체는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전자, 대우통신으로 금성, 삼성, 현대 3사의 제품들이 국내 시장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키폰시스템을 가장 먼저 생산한 업체는 금성통신(95년 1월1일자로L G전자에 흡수, 합병됨)으로 지난 73년부터 이 분야에 진출, 지난해까지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수출시장에서도 국내업체로서는 가장 많은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 73년 기계식 키폰시스템(GK-206R)개발, 75년 전자식 키폰시스템(GK-104 0E)개발, 82년 백플레인 디지털 키폰시스템(GK-1648)개발, 89년 하이브리드 키폰시스템(GK-3096DX)개발, 92년 무선키폰전화기 개발과 ISDN용 디지털 키 폰시스템 개발(GDK-162)을 거쳐 지난해 국내 최대용량 ISDN용 디지털 키폰시스템 GDK-186 을 출시한 금성통신의 키폰시스템 역사는 우리나라 키폰시스템 의 역사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며 최근 삼성전자의 잇단 신제품 출 시와 판매강화 등 맹추격 속에서도 금액 규모면에서 국내 시장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84년 키폰시장에 신규 진출한 삼성전자는 후발업체라는 약점과 소비자들의 인지도 부족으로 90년대까지 고전을 겪었으나 90년대이후 키폰사업을 대폭강화 잇단 신제품 출시와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키폰시장에서 지난해 삼성전자가 올린 매출실적은 1백80억원 규모로 전체 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 93년에 비해 시장점유율이 무려 7%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금성통신의 시장점유율이 93년에 비해 다소 하락한 것과 비교해 볼때 상당한 의미가 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키폰시스템 분야에 있어 후발업체중 하나인 현대전자는 지난해 약 66억원 규모의 매출실적을 올려 금액면에서 13%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냈다.

현대전자는 지난해 금성통신과 삼성전자가 활발한 신제품 출시로 시장을 공략하는 동안 키폰사업 자체를 지속할 것인가 중단할 것인가하는 문제로 인해신제품 출시와 영업망 확충에 주력하지 못한 관계로 금성과 삼성에 비해 매출실적 성장의 폭이 그다지 크지 못했다.

지난 87년 키폰시스템 생산을 시작한 대우통신은 그동안 생산해오던 자체 모델이 대부분 단종된 상태에서 캐나다 노던텔레컴의 디지털 키폰시스템을 수입 판매하는 것으로 키폰사업의 명맥을 유지해왔으며 시장점유율 또한 극히 미미한 상태.

지난해 대우통신이 올린 매출실적은 10억원 내외로 아직까지는 키폰시장에서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실정이다.

키폰시스템은 크게 아날로그 키폰시스템과 디지털 키폰시스템으로 분류할 수있는데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디지털 키폰시스템이 차지하는 비중은 5%미만 에 머물고 있다.

통화음질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PC와 팩시밀리등 다른 통신기기와 접속시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 각종 부가기능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키폰 시스템의 수요가 아직까지 미미한 것은 우선 제품의 가격이 아날로그 제품에 비해 비싼데다 디지털 키폰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I SDN망의 구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점차 아날로그 키폰의 수요가 줄어드는 대신 디지털 키폰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관공서,금융권등을 중심으로로 디지털 키폰의 수요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고 ISDN시대가 가까워짐에 따라 키폰시스템 신규 수요자들이 디지 털 키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전망에 따르면 올해는 디지털 키폰의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돼 96 년에는 디지털 키폰의 수요가 전체 시장의 20%, 97년에는 디지털 키폰의 수요가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키폰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 생산업 체들의 디지털 키폰시스템 신제품 개발 및 판매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는 음성인식 기능을 가진 1백80회선 규모의 대용량 디지털 키폰시스템을 출시했는데 이 제품은 키폰 전화기나 PC를 통해 키폰 시스템의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며, 키폰이 가지고 있는 각종 정보들을 PC로받아 응용할 수 있는 CTI(Computer Telephony Interface)기능등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대용량 디지털 키폰시스템 출시에 이어 지난해말 금성통신은 국내 최대 용량 제품인 1백86회선급 디지털 키폰시스템을 선보였는데 이 제품 은 데이터 신호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32비트 내부버스 방식을 채용한 것과 대용량 제품이면서도 중용량까지 시스템의 구성 및 변경이 용이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한편 대우통신은 신규시장 개척을 목적으로 지난해 11월 72회선급 중용량 디 지털 키폰시스템을 출시했는데 이 제품은 일반전화기, 팩시밀리, PC 등 다양한 단말기와의 접속이 가능하다.

지난해 디지털 키폰의 집중적인 출시에 이어 올해에도 디지털 키폰의 신제품 출시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삼성전자, 현대전자등 키폰시스템 생산업체들은 올해에는 아날로그 키폰보다는 디지털 키폰시스템의 개발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올해안에 중용량 디지털 키폰시스템의 개발 및 출시를 완료할 방침이다.

지난해 아날로그 키폰시장에서는 회선규모가 10~40회선 용량의 중용량 제품 의 시장점유율이 80%를 넘어서는 강세를 보였으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아날로그 시장에서는 키폰용 단말기 뿐만 아니라 일반전화기까지 연결 해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제품의 판매가 급격히 늘어 지난해 전체 시장 의 9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가장 큰 원인은 하이브리드 키폰시스템 설치시 경비절감의 효과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날로그 키폰시장에서 중용량 제품과 하이브리드 제품의 강세는 이미 대세 로 굳어져 앞으로 상당기간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키폰시장에서는 디지털 키폰시스템의 수요 증가, 아날로그 키폰시장에 서 중용량 제품과 하이브리드 제품의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각 업체별 시장점유율 경쟁 및 판매 경쟁은 지난해보다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2년간 국내 키폰시장에서 1위자리를 단 한번도 내주지 않은채 키폰시 스템에 있어서 만큼은 다른 업체를 선도해온 LG전자에 대한 삼성전자의 공세 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키폰시장에서 급성장,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둔 삼성전자는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노력여하에 따라 올해안에 LG전자와 대등한 수준에서 경쟁을 벌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올해 금성통신을 흡수,합병한 LG전자는 아직까지 조직정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구체적인 95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나 그동안 1위 업체로 닦아 놓은 기반이 튼튼해 특별한 이변이 없는한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올해 키폰시장에서는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LG전자와 지난해 상승세 의 여세를 몰아 LG전자의 아성에 도전하는 삼성전자간의 경쟁이 불꽃을 튀기 는 한편 키폰시장에서 어느정도 자기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현대전자와 대우 통신의 판매확대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키폰시장규모는 아무리 크게 잡아도 지난해에 비해 10%정도 늘어난 5백5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어서 대체수요를 잡기 위한 업체들간의 경쟁 또한 가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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