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맨꼭대기 중국과 러시아의 접경지역인 북한의 나진-선봉지역. 그 곳에 한국의 내로라 하는 전자업체들의 가전공장이 우뚝 솟아있다. 공장내 생산라인에 배치되어 있는 북한 근로자들의 제품조립을 위한 손놀림이 분주하다. 공장 창고에는 내수용 각종 가전제품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나진항 부두 의 대형화물선에는 <메이드 인 PKO>의 수출용 가전제품이 선적되고 있다. 공장 한곳의 사무실에서는 남한측 경영진과 북한측 생산관리 책임자간 생산성 향상을 위한 대책회의가 열린다." 이는 가전산업부문의 남북경협 가상 시나리오이다. 이같은 시나리오가 꿈이 아닌 현실로 나타날 날이 멀지 않다는 얘기이다. 요즘들어 가전업계에 대북 진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그룹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북 접촉결과를 봐가면서 적정시기에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하겠다." 대우전자 배순훈 사장의 대북진출구상이다.
삼성전자의대북 진출에 대한 계획은 이보다 한발 앞서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대북투자창구인 삼성물산을 통해 나진-선봉지역의 전자공장설립 투자계획 을 확정해놓고 있다.
정치적 상황에 따라 수정될 가능성이 많아 구체적인 계획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김광호 삼성전자 부회장이 밝힌 복안을 보면 삼성전자의 대북투자는 상당한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오디오등 현재 국내생산으로 매력을 잃어가고 있는 제품을 시작으로여건이 허락하는 한 컬러TV 냉장고등 범용 가전공장 설립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성사도 대북투자방문단 파견을 앞두고 럭키금성상사를 통해 대북투자계획 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전3사 이외에 북한의 황해도 안악이 고향인 인켈의 최석한사장도 여건이 되는 대로 북한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녹즙기 수출업체인 그린파워도 신덕샘물판매사업 접촉을 계기로 대북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전업체들의 북한 가전공장 설립은 실현 불가능하거나 통일이후에나 가능한 "꿈"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올해에는 북한의 가전공장 설립을 연간계획에 포함시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사전 정비작업을 벌이고있다. 또 대북투자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가전업체 최고경영자들은 전혀 주저하지 않고 투자의사를 밝힐 정도로 의욕적이다. 가전업계의 새로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북한에 대한 가전업체들의 공장설립이 본격 추진되기 위해서는 우선경제협력 차원에서 투자보장협정과 과실송금보장등 법적.제도적 문제가 선결 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전업체들이 대북투자에 남다른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일본이나 외국 선진국이 투자를 추진하기 전에 먼저 투자를 통한 우위를 점유하고 민족공영차원에서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김광호 삼성전자 부회장은 "북한지역은 이익이 남지 않더라도 민족공영차원 에서 가전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할 대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실 북한지역의 가전공장 설립은 남북한 정상회담등 정치적 전환점이 없을경우 현상태에서 획기적으로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북한측이 나진-선봉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의 손짓(?)을 하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올해중 가전업체들의 북한지역 공장설립이 처음으로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2~3년이 지나면 앞서 예측한 시나리오가 우리 가전업체들의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 또한높다. 이러한 점에서 올해를 기점으로 가전업체들의 대북투자 분위기가 한껏 고조 될 게 분명하다. <금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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