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보통신업계, 구조조정 활발

최근 일본의 정보통신업계는 구조전환의 파도에 흔들리고 있다. 다운사이징 의 본격화는 컴퓨터 업체의 전략전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통신자유화는 신규 참여기업을 만들어 업계에 변혁을 촉진했다. 특히 컴퓨터업계에서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주변기기 모두 주역교체가 선명해졌다. 정보산업, 통신업계 의 지난 1년을 회고함과 동시에 앞으로의 1년을 전망해본다. <편집자주> 일본 정보통신업계에서 PC는 저가격화와 멀티미디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배경으로 수요가 급증하여 컴퓨터시장 속에서 가장 활기를 띠었다. IBM호환기 종이 사실상 세계표준기종이라는 강점을 살려서 세를 확장한 한해이기도 하다. 가전업체도 대중상품으로의 이륙시기를 잡아 잇따른 참여가 두드러졌다.

IBM호환기종의세력은 올해에 일본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목표로 잡고 있어지금까지 이 시장에서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온 NEC가 어떻게대응해 나갈 것인지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개인수요를 활성화시켰던 것은 미리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탑재해놓아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던 "올 인원 형"의 보급이다. TV를 볼 수 있는 TV PC 등도 잇따라 등장했다.

일본 전자공업진흥협회에 따르면 각 업체들이 초심자용 제품을 출하해 지난9 4년도의 일본내 PC 출하대수는 과거 최고기록이었던 90년도의 2백66만대를깨고 3백만대로 올라선 것으로 전망된다.

IBM호환기의 세력확대를 가장 확실하게 나타내주는 것은 NEC의 PC98 호환제품만을 취급하던 세이코엡슨의 궤도수정이다.

지난해 11월에는 통신판매와 더불어 기업용 판매도 IBM호환기종으로 중심을 옮김으로써 "98진영"의 몰락의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히타치제작소나 일본 유니시스, 일본AT&T GIS, 일본 디지털 이퀴프먼트등 제3진영도 올해에는 IBM호환기종의 판매에 주력할 전망이다. 일본IBM측은 올해에는 주력기종 의 가격이 25만엔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어 가격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공세가 두드러진 IBM호환기 진영에서도 힘이 약한 기업체는 낮은 이윤폭을 견디지 못하고 탈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IBM은 수요확대의 전망이 없는 범용컴퓨터는 그 아키텍처를 1백80도 전환했다. IBM이 지난해 4월에 병렬처리 범용기종을 투입했으며 일본업체중에 서는 NEC가 IBM노선에 참여할 뜻을 비췄다. 당초 신중한 자세를 취했던 후지 쯔는 내년부터 제품을 출하하고 히타치제작소도 가까운 장래에 시장에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병렬처리형 범용기종은 PC와 같은 반도체기술을 사용한 CPU를 복수병렬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가격성능비를 대폭 향상시켰다.

그러나 오픈화와 다운사이징의 본격적인 진전으로 병렬처리형을 출하하더라 도 범용기시장의 확대를 더이상 바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소리도 나오고있어 범용기종에서 PC로의 주역교체가 선명해졌다. 한편 해외의 움직임에 좌지우지되고 있는 컴퓨터업계에서 일본기업으로서는 보기 힘들게 선전을 하고있는 곳이 소프트뱅크이다. 지난해 7월에 주식을 공개했고 10월에는 세계 최대규모의 네트워크 전시회인 인터롭을 운영하고 있는 지프 데이비스 커뮤니케이션즈를 약 2백억엔에 인수했다.

지프 데이비스의 출판부문매입에는 실패했으나 손정의 사장은 일본 시스코시 스템즈의 일본기업 출자를 담당했던 인물로 일본의 여러 회사에 대한 영향력 도 갖고 있다. 주식공개로 2천수백억엔의 자산을 가지게 된 그는 11월에 인재파견 최대기업인 파소나그룹과 제휴하는등 새로운 사업을 차례차례 착수하고 있어서 95년도 주목할 만하다.

또한 컴퓨터의 마이크로프로세서(MPU)와 운용체계(OS)분야에서는 차세대제품 을 축으로 제휴전략이 줄을 잇고 있다. MPU에서는 IBM등의 "파워PC"진영이 히타치, 도시바, 마쓰시타전기등과 차례로 제휴하여 독주하고 있는 인텔에대한 추격체제를 정비했다. 이에 대적하고 있는 인텔도 차세대 MPU개발에서 휴렛팩커드(HP)와 제휴했다. 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즈는 후지쯔와의 제휴를 확대하여 RISC형 MPU 5진영과 인텔의 패권싸움도 올해에는 그 우열이 확실해 질 듯하다.

OS에서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PC용 OS인 "윈도즈3.1"의 성공여세 를 몰아 "윈도즈 NT3.1"을 지난 1월에 선보였다. 노벨의 "네트웨어"나 "UNIX "등 네트워크분야를 공략하는 전략 상품이다. MS사는 대기업 시스템업자와의 솔루션프로바이더 조직을 구성하는 한편, 아스키사와 공동출자회사를 설립하는등 판매체제도 강화했다.

그러나 NT의 최초버전은 처리속도의 문제로 시판첫해 목표판매량 7만5천개를 겨우 달성했다. MS는 지난 12월에 개량판 "NT3.5"를 출시해 본격적인 판매를 전개하고있다. 앞으로 주목할 만한 것은 RISC칩 탑재 PC와 NT이다. 파워PC 본거지인 IBM의 움직임에 세계의 업체들이 주목하여, OS를 둘러싼 UNIX와 NT의 경쟁도 치열 해질 듯하다. 파워PC를 탑재한 PC가 성공하게되면 IBM을 뒤따를 업체도 예상 할 수 있다. NEC가 NT용 IBM호환 PC서버를 시판했던 것도 UNIX만으로는 사무 용시장을 개척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한편 주변기기업계에서는 멀티미디어시대의 수요증대를 예상하여 기억매체의 "진화"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3.5인치 광자기디스크(MO)장치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두개의 규격이 등장했으며 같은 용도를 제안하면서도 MO와는 방식이 다른 상 변화광디스크장 치도 등장해 업계의 혼란이 두드러졌다.

지난 7월에 후지쯔, 미국IBM등 일본, 미국계열의 24개사가 현행의 MO를 CD롬 수준의 용량으로 끌어올린 차세대규격에 관해 합의했으나 10월에 소니, 히타치제작소 3M등 3개사는 현행의 MO와 호환성이 없는 독자규격의 MO와 동구동 장치의 개발을 발표했다. 상변화 광디스크로는 마쓰시타전기가 독자규격인 PD를 발표한 데 이어, 11월에는 도시바가 디스크의 양면을 사용해 CD롬의 2배 에 상당하는 1.3GB용량을 지닌 제품을 개발했다.

이처럼 일본의 주변기기시장은 앞으로도 표준화를 위한 진영형성이 활발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주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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