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내 각종 가전제품을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한 장소에서 집중관리 및 원격 조정해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만드는 가정자동화(HA)기기의 표준화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어 내년에는 가시적 성과물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공업진흥회는 최근 삼성전자 금성사 현대전자 대우전자 한국통신(주) 등5개 회원사들로 구성된 HA표준화분과위원회 워크숍을 잇달아 개최하고 내년6 월 검증을 목표로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발사업부문은 IFU(Interface Unit), NCU(Network Cont rol Unit), 응용소프트웨어 및 응용전화기 등.
이중 IFU는 다양한 종류의 가전제품에 부착돼 이들 기기의 동작을 호환시켜 주는 핵심부품이며, NCU는 HA시스템에서 각 통신망을 제어해주는 부품이다.
개발담당분야로는 삼성전자가 IFU 설계를, 금성사가 응용소프트웨어개발을, 현대전자가 NCU를, 대우전자와 한국통신이 응용전화기를 각각 맡았다.
진흥회의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내년 3월까지 IFU, NCU, 응용 소프트 웨어 및 전화기 개발을 완료하고 6월까지 공동검증을 실시해 9월 시범운용에 들어가게 된다.
표준화제품이 개발되면 현재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HA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현재 TV를 비롯해 냉장고 세탁기 VCR 등 가전제품의 보급률은 평균 80% 이상으로 수요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가전기기의 통합 자동화시스템이 개발되면 침체된 가전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시장개방에 따라 밀려드는 외산 가전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도 막을 수 있다. 국산제품과 호환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21세기를 주도할 멀티미디어시대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보고속도로나 케이블TV 등의 정보망과 연계되면 완전한 의미의 재택근무나 홈뱅킹, 홈쇼핑 등이 가능해진다. 또 방범.방재기능이제대로 발휘돼 집안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즉시 경찰서나 소방서, 병원 등 관련기관에 통보된다.
이같은 효과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표준화작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HA기기의 표준규격은 지난해 12월 초 상공자원부가 후원하고 전자공업진흥회 가 주관해 제정됐다.
표준규격이 제정됐을 당시만 해도 관련제품간 호환이 가능하고 각종 기기제조업체간 부품표준화가 가능해 생산성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아파트를 비롯한 대단위 주택건설과 정부의 2백만가구 건설방침까지 맞물려표준화제품이 생산되면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표준규격 제정이후 근 1년동안 관련업체 및 진흥회측은 규격에 맞는제품개발에 미온적이었다.
관계자들은 업체들이 표준화제품 개발을 꺼렸던 가장 큰 이유로 조직의 대폭적인 변동을 꼽는다.
표준화제품이 개발되면 현재와 같은 특수영업부가 필요없게 된다. 일반 가전 제품과 같이 전국 대리점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형태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HA기기는 각 업체의 영업부에서 건설사들을 상대로 판매한다. 건설사들 이 대단위 주택을 건설하면 각 업체의 HA영업부에서는 자사제품이 채용되도록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이 때문에 HA기기 설치에 필요한 배관배선비도 각 영업부가 부담한다. 때로는 실제 배관배선비보다 과다한 자금이 건설사로 지급된다. 이 자금중 일부는 자사제품을 구입해주는 조건으로 제공되는 리베이트다. 물론 이 돈은 모두 소비자들이 부담한다. 제품가격에 배관배선비를 합친 돈을 내기 때문이다.
표준화제품 개발은 이같은 부조리를 없애고 소비자들의 편익을 증대시켜줄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각 업체들의 HA부문은 건설불황과 맞물려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침체된 HA산업의 활성화와 정보화시대를 앞당기는 표준화작업이 완성될 경우침체된 가전산업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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