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수터 정리설 무성, 현대전자측 행보에 관심집중

세계적인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업체인 맥스터사(대표 정몽헌)가 앞으로1 ~2년 이내에 도산할 것이라는 소문이 관련업계에 무성하게 일고 있어 맥스터 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현대전자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맥스터는 올해 7월부터 9월까지의 판매실적이 지난 분기 보다 20.1% 떨어진총 1억7천4백만달러에 그쳤고 게다가 5천4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 순이익률 은 마이너스 10%로 악화돼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지난해 1억5천만달러(한화 1천2백15억원)를 투자해 맥스터 주식의4 0%(1천9백40만주)를 인수하고 경영권을 획득한 현대전자가 맥스터를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 계속 경영해 나갈 것인지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맥스터가 이처럼 고전하고 있는 이유를 현실과 동떨어진 사업 정책을 들고 있다.

맥스터는 원래 대용량 제품에 대한 기술이 발전한 업체인데 현대전자가 경영 권을 인수한 이후엔 오히려 대용량 제품을 포기하고 소용량 제품에 치중하고 있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채 사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맥스터는 가장 수요가 많은 데스크톱 컴퓨터를 겨냥해 부품을 줄이고 버퍼 용량을 32KB로 낮추는 등 기본적인 성능만을 구현함으로써 성능은 다소 떨어지더라도 원가를 낮춘 보급형 "LCI" 제품을 개발, 제품 가격을 타사 제품의8 0% 정도로 낮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로인해 맥스터는 가장 큰 OEM 업체인 IBM에의 공급선을 웨스턴디지 털에 뺐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에서도 삼보트라이젬에 이 제품을 공급하려 했으나 이 제품의 성능이 떨어져 삼보의 실무진에 의해 제동이 걸리는 등 시장확보에는 성공하지 못한것으로 전해지고있다.

소비자들은 성능이 좋으면서도 가격이 싼 제품을 원하는데 맥스터가 주력한 제품은 가격을 낮추는 대신에 성능이 타사 제품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별다른 경쟁력을 확보하지도 못한 채 다른 HDD 업체들을 자극, 가격경 쟁만을 가열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맥스터의 또다른 전략 제품인 PCMCIA Ⅲ 타입의 1.8인치 하드디스크의 경우도 시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

맥스터는 올해만도 1백31MB급, 1백71MB급, 2백62MB급 등 PCMCIA 제품을 차례 로 개발, 발표했다. PCMCIA 방식의 HDD는 플로피디스크처럼 컴퓨터에 꼽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아직 노트북 컴퓨터 이외에는 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접속 슬롯을 장착한 컴퓨터가 거의 보급되지 않고 있다.

컴퓨터 제조업계에서도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굳이 PCMCIA 접속슬 롯을 장착해 컴퓨터 가격을 올리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PCMCIA 방식의 1.8인치 HDD 를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 환경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음에따라 맥스터에서 애써 개발한 제품들은 아직 판매량이 미미 한 실정이다.

이처럼 맥스터사의 주력 제품들이 시장확보에 실패하고, 적자폭이 커지자 미국 증권시장에서 맥스터사의 주가는 현재 4달러25센트 정도로 떨어졌다.

이는 현대전자에서 지난해 인수할 당시의 6달러75센트보다 30%정도 떨어진가격이고 현대가 실질적으로 구입한 가격인 7달러70센트보다 44.8%정도 떨어진 가격으로 HDD 업체들의 주가 가운데 최저가다.

이같은 배경으로 안그래도 HDD 업계 재편설이 끝없이 떠돌고 있는 HDD 관련업계에서는 맥스터가 가장 먼저 정리될 업체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국내 전자산업분야에서는 최대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며 맥스터의 주식을 인수, 저장장치 사업에 강력한 의욕을 보여온 현대전자가 기존에 투입한 자금만 손해를 보는 선에서 손을 털고 끝낼 것인지, 아니면 획기적인 경영 전략을 모색하고 추가 자금을 투입해 최근 일고 있는 그간의 무성한 추측과 소문들을 일축할 것인지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순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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