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미-일 케이블TV 연합함대

"1. 세계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12개 최첨단 기술분야중 1989년까지 인공지능 바이오 등 6개분야에서 미국이 우위였으나 2000년에는 모든 분야에서 일본에 뒤질 것으로 보인다. 2. 최첨단 재료, 디지털 화상, 초전도분야는 큰 차이로 일본에게 굴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3. 첨단반도체 소자, 바이오, 고 밀도 데이터 기억장치, 의료기기, 센서분야에서 일본에 밀리는 중이다." 이상은 미국 상무성 보고서 내용의 일부이다.

70년대만 해도 일본은 원적지가 미국인 미국제 기술을 빼어내 아이디어를 교배시켜 팔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지만 지금은 하이비전(HDTV), 초음파 모터 암치료, 저공해 외연기관, 인간의 뇌에 육박하는 뉴로 컴퓨터 등에서 일 본제 기술이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이와같이 세계 최고의 기술국인 미국을 괴롭히는 일본이지만 케이블TV 산업 분야만은 전혀 사정이 다르다. 일본인 스스로가 케이블TV에 관한 한 10년에 서 15년 정도 뒤떨어졌다고 말할 정도로 미국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일본의 프로그램 공급전선은 미국의 막강한 소프트 파워앞에 무조건 항복한지 오래이다. CNN이 일본열도를 압도하고 있으며, 파워 채널TV는 MTV로 채널이름을바꿨다. 시청률 1위인 스타채널은 미국영화가 97%이다. 디스커버리, 트래블 여행 채널등 미국에서 제작된 프로그램의 편성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케이블TV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끝까지 고수해 온 "외국자본 참여 제한"의 마지막 보류도 93년 12월 7일에 붕괴되고 말았다. 우정성에서 이날 "케이블TV 규제완화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일본은 미국과 연합전선을 구축, 미국식 케이블TV 경영전략을 익히고 있다. 정부에서 "규제완화 정책"을 발표하자마자 일본 최대의 케이블T V 사업 경영재벌인 스미토모(주우)상사는 "도쿄(동경)도 스키나미(삼병)구 에 설립된 케이블TV국에 TCI(미국 최대의 케이블TV국)가 출자를 하게됐다 고 발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스키나미 케이블TV국의 출자비율은 스 미토모가 35%, 파이오니아 30%, TCI가 25%이며, TCI는 기자재 공급 은 물론, 케이블 부설, 운영 노하우 제공, 프로그램 공급 등을 맡아, 사실상 경영권은 TCI가 확보한 것과 다를바 없다. 스미토모상사는 이어서 미국 최대의 홈 쇼핑 채널인 HSN과 TCI등 3개회사가 주축이 되어 올해안에일본 홈 쇼핑 채널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스미토모상사는 미국에 서 그 위력을 과시한 MSO(Multiple System Op-erator)경영기법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스미토모상사가 출자한 30개 케이블TV국 가운데 직접 경영 에 관여하고 있는 18개 케이블TV국을 통괄할 운영회사를 TCI와 공동으로 설립중이다. 특히 일본 케이블TV 가입 부진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지적 됐던 높은 가입료와 구내 전송선로 공사비를 과감하게 인하할 계획이다.

스미토모상사는 미국식 경영전략대로 먼저 가입자를 확보한 뒤 광고비와 유료채널 등의 부가수익을 올리기로 한 것이다.

이토추상사는 지난 3월28일, 타임 워너(미국 제2위의 케이블TV국)와 US웨스트 미국 지역전화회사), 도시바등 4개회사가 일본국내 10개 주요도시에 케이블TV국을 설립할 것이며, 도쿄(동경)도죠후(조포)케이블TV국의 주식 33%를 타임 워너와 US웨스트가 취득했음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밖에 미츠이 삼정 물산은 내쇼널 미디어(미국 홈 쇼핑채널)와 잇쇼이와이(일상암정)와 는 바이어컴과 제휴하는등 일본 케이블TV업계는 미국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기에 바쁘다.

스미토모상사가 미국과 연합전선을 구축한 이후, 제일 먼저 배운 케이블TV 경영전술은, 치밀한 사전계획 수립에 따른 경영비의 절감이었다. 그리고 케이블TV를 방송산업과 혼동하지 않는 차원 높은 영업전술이었다. 스키나미 케이블TV국 개국준비 초기과정에서 TCI직원들이 영업관내를 몇번이고 직접 걸어 다니며,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보고 일본인들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기기값도 30%이상 절약됐다.

지금까지 일본은 기초기술 개발에서 미국보다 뒤졌으나 시장 제품 출하는 미국보다 빨랐다는 점을 상기할 때 일본 케이블TV 업계는 새로운 형태의 케이블TV 산업기술을 창출할 것임에 틀림없다.

미국과 일본의 최대 재벌이 힘을 모아 구축한 케이블TV 연합함대는 멀지않아그 위용을 전 세계에 과시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자본과 기술 등 막강한 화력을 탑재한 미.일 케이블TV 연합함대 의 항로를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연합함대는 과연 그 어느 나라를 향해 항진을 계속할 것인가? <세일정보통신 상임고문>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