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CD로 일본의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소니,일본빅터, 아이와, 히타치제작소, 마쓰시타전기산업, 샤프, 산요전기. 이들은 비디오CDP(콤팩트디스크 플레이어)시장에 참여했거나 내년 초까지참여가 예상되는 업체들이다. 일본이외의 업체로는 네덜란드의 필립스사가 이 대열에 올라있다.
AV시장에 등장한 지 1년정도 밖에 되지 않은 비디오CD에 일본의 주요업체들 이 앞다퉈 몰려들고 있다. 최근 수년간 많은 AV제품이 등장했지만 초기부터 이렇게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제품은 드물다.
이유는 간단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저가화가 가능해 새로운 유망 시장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비디오CD는 음악용 CD와 같은 모양의 디스크. 디지털음성과 화질이 VHS수준 인 디지털영상을 74분간 기록할 수 있다. 93년 8월 일본빅터, 마쓰시타, 필립스 소니 등 4개사가 마련한 공동규격을 토대로 상업용 영상가요반주시스 템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것이 LD(레이저디스크)가요반주시스템을 맹추격하고 있다. 정보의 기록에서는 영상을 디지털화 하면 정보량이 방대해져 원래대로 하면CD에는 39초밖에 기록할 수 없다. 그래서 비디오CD에서는 "MPEG1" 이라는 세계표준규격으로 정보를 압축해 기록한다. 이것을 플레이어에서 원래의 정보 량으로 복원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디코더용 LSI(대규모집적회로)칩 등이 필요한데 값이 비싸기 때문에 일반용 상품을 만들기가 어렵다.
이 문제는 최근 진전을 보였다. 소니, 일본빅터, 히타치가 전용 칩과 유닛을개발 양산이 가능해지면서 가격저하 효과를 가져왔다.
또 올 여름 소니 주도의 "Ver(버전)2.0"규격이 등장, 정지화상을 표시하거나 화면의 메뉴를 보면서 원하는 영상이나 화상을 선택할 수 있는 플레이백컨트롤기능 이 추가됐다. 이를 통해 비디오CD는 단순히 영상을 보낼 뿐만 아니라 양방향성의 기능도 소프트웨어에 담을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제품환경의 향상을 배경으로 각 업체들은 앞다퉈 일반소비자용 제품 의 개발에 나서고 있다.
Ver2.0 규격대응 제품을 업계최초로 발표한 곳은 소니. 10월 중순에 업무 용 2개기종과 함께 가정용 제품을 발매했다. 가정용의 가격은 6만9천8백엔.
전사적으로 영상압축기술의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일본빅터는 10만3천엔과 40만엔의 가라오케전용기 2기종과 5만9천8백엔의 가정용 제품, 가격이 13만 9천8백엔인 비디오CDP와 미니콤포넌트의 결합제품을 발표했다.
이밖에 히타치는 TV에 비디오CDP를 결부시킨 제품을, 아이와도 비디오CD를 결합시킨 미니콤포넌트를 발매했으며 샤프는 연내에 카세트라디오형 비디오 CD를 발매할 예정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비디오CD뿐 아니라 음악용 CD도 들을 수 있다. 또한 상당 수의 기종에서는 정지화상을 표시할 수 있는 CD-G(그래픽)소프트웨어도 작동 시킬 수 있다.
하드웨어 못지않게 소프트웨어쪽도 활기를 띠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연내 5백개 타이틀이 판매될 예정이다. 아직은 영상가요반주시스템이 중심이다. 그러나 빅터 엔터테인먼트,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테이칙등은 가요반주시스 템 이외분야의 소프트웨어도 발매한다. 예를 들면, 인기연예인의 사진이나 영상을 결합한 사진집, 게임소프트웨어의 공략법이나 조작기술을 소개하는 소프트웨어 등.
비디오CD의 사업가능성은 값이 싸고, 간단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화질은 직경 30cm의 LD에 비해 떨어지지만 직경 12cm의 CD크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플레이어의 소형화가 가능하고 PC를 사용하는 CD롬 등과 달리 조작도 간단해 사용자들에 친근감을 준다.
기술도 상당한 수준에 이미 올라 있다. 일본빅터는 미국 시큐브 마이크로시 스템즈사와 디코더용 LSI를 공동개발 했는데 이것을 사용한 디코더유닛은 8평방cm로 작다. 음악용 CD가 등장, 휴대형 플레이어가 등장하기까지 3년이 걸렸지만 비디오CD의 휴대화는 곧 이루어질 전망이다.
사실 각 업체들은 휴대형, 차량탑재형, 액정디스플레이탑재형 등의 개발을 이미 추진하고 있다. 마쓰시타는 지난달의 "저팬일렉트도닉스쇼 94" 에서 시제품을 출품했다. 일본빅터도 휴대형, 차량탑재형을 발매할 계획이다.
저가격화로의 기술진보도 뚜렷하다. 현재 디코더유닛을 내장하면 제품가격은 3만엔정도 상승하는데 연말쯤에는 그 절반가격의 유닛을 개발한다고 빅타측 은 밝힌다. 일본빅터는 이를 계기로 금후 10만엔을 넘는 콤포넌트에 비디오 CD를 장착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의 제작비나 제조비가 저렴하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비디오CD는TV프로그램이나 영화, 사진집, CD롬 소프트웨어에서 사용된 영상 이나 애니메이션, 사진등을 다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돈을 적게들여 소프트웨어를 제작할 수 있다.
또 음악용 CD와 같은 제작공정과 설비로 만들기 때문에 제조비용도 적게 들어간다. 개당 재료비를 포함해 약 2백엔이면 된다. LD의 1천엔과는 큰 차이 가 난다.
이같은 장점들 때문에 하드웨어업체들은 기기의 보급속도도 빨라져 3년후인 97년에는 일본내 세대보급률이 1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LD가 10년 걸려서도 10%를 넘어서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속도다.
그러나 이 비디오CD에도 기능이 어정쩡하다는 결점이 있다. 비디오CD의 영상 화질은 CD롬보다 높지만 VCR나 LD에는 뒤진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빠르면 96년에 화질이 LD수준이면서 1장의 CD에 1백35분 의 영상을 기록할 수 있는 DVD(디지털 비디오 디스크)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물론 발매초기에 비디오CD처럼 싸지야 않겠지만 기능면에서는 비디오CD를 훨씬 앞서는 게 사실이다.
비디오CD가 이 강력한 경쟁자를 뛰어넘어 빛을 보기 위해서는 관련업체들이 매력적인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빠른 시일내에 내놓느냐가 우선 과제로 지적 된다. 유통망의 정비도 필요하다.
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업체들이 비디오CD의 특징을 최대한 살린 마케팅을 얼마나 조화롭게 전개해 나가느냐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신기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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