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폐기물부지의 선정을 올해안에 매듭짓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 발표된 이후 과연 어느 곳이 부지로 선정될 것인지 또 안면도사태와 같은 지역 주민의 반발이 재연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원자력을 대체할 만한 에너지를 현재로서는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원자력발전의 부산물인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는 우리세대가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가 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방사성폐기물부지의 선정을 앞두고 일본과 프랑 스 등 우리보다 한발 앞서 원자력문제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있는 선진국들 의 원자력 관련 시설의 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일본은 원자력에 의해 가장 큰 피해를 본 국가중의 하나다. 원자력이 곧바로원자폭탄으로 인식되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2개의 원자폭탄으로 수십 만명의 인명피해를 당한 일본이 전후 50년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관련 기술과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로 탈바꿈한 것은 분명히 아이러니로 받아들여 질 수밖에 없다.
현재 일본에서 가동중인 원자력발전소는 총 46기로 일본 전체발전량의 30% 정도를 충당하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지구온난화와 산성비 등 환경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원자력발전의 비중은 앞으로 더욱 증가될 것으로 전망돼 일본정부는 오는 2010년에는 원자력발전의 비중이 전체의 42%에 달할 것으로예측하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일본의 원자력정책은 핵연료주기 관련 전시설이 들어서 있는 로카쇼무라 육개소촌 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도쿄에서 동북방으로 7백km 떨어진 일본 본섬 혼슈우의 최동북단에 위치한 아오모리현 로카쇼무라에는 총 1천5백톤의 우라늄을 농축해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농축시설을 비롯해 연간 8백톤 규모의 사용후 핵연료를 처리할 수 있는 재처리시설이 건설중에 있으며, 현재 가동중인 일본 원전에서 발생되는 연간 3만드럼의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을 1백년동안 처분할 수 있는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들어서 있다.
이중 사용후 핵연료는 도카이에서 연간 2백톤정도 재처리하고 있으나 로카쇼 무라에 재처리시설이 완공되는 2000년경에는 그동안 프랑스, 영국 등에서 위탁처리하고 있는 물량을 모두 재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것.
따라서 일본의 원자력발전은 천연우라늄을 수입하는 것만으로 가능케돼 가장저렴하게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과 농축시설의 건설 및 운영을 맡고 있는 일본 원연주식회사의 유다카 스즈키 2광고부장은 밝힌다.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할 경우 거의 97% 정도를 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의 방침에 따라 재처리를 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는 고준위 방사 성폐기물인 사용후 핵연료를 물속에 임시저장하고 있어 막대한 에너지원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로카쇼무라의 핵심은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우라늄235를 0.7% 정도보유하고 있는 천연우라늄을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3.5%까지 농축시킬 수 있는 시설과 한번 사용해 비중이 1%로 떨어진 사용후 핵연료를 회수해 핵연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혼합형 핵연료를 만드는 재처리시설이라 할 수있다. 일본의 핵무장을 우려하는 세계 각국의 반응도 사실 농축시설을 활용할 경우원자폭탄의 원료가 되는 순도 90% 이상의 우라늄235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재 우리의 현안과제가 되고 있는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 분장은 로카쇼무라에서는 농축 및 재처리시설 등 핵심시설을 보완하는 하나의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고 있다.
로카쇼무라의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에는 지난 92년12월부터 일본 전국 의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된 저준위방사성폐기물이 반입되기 시작한 이래 94 년10월말 현재 3만7천드럼(2백리터들이 기준)이 처분됐다.
처분장은 12m깊이로 가로와 세로가 각각 24m인 체임버를 만들고 한 체임버에5천1백20개의 폐기물드럼을 넣도록 설계돼 현재 6개의 체임버가 꽉차 그 위에 콘크리트로 덮여져 있으며 7번째 체임버에 폐기물드럼이 쌓이고 있다.
스즈키부장은 "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 꽉찰 경우 그위에 콘크리트로 채우고 진흙으로 그 위를 덮어 거대한 무덤의 형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85년 처음 로카쇼무라에 핵주기시설이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오지에 사는 주민들이기 때문에 원자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또 이 지역이 이미 석유비축기지로 재벌기업들이 매입한 곳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91년 초에 있었던 아오모리현 지사선거 당시 격렬했던 이곳의 반핵운동은 이제 원자력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정부 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가 어우러져 로카쇼무라는 이제 일본을 경제대국으로 서 뿐만 아니라 정치적.군사적 대국으로서의 야망을 키워가게 하는 발판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일본아오모리=양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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