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불법복제 사실이 검찰에 의해 적발된 대학들을 저작권사인 한글과컴퓨터가법적대응치 않기로 한 결정이 파문을 몰아오고 있다.
한글과컴퓨터측은 또 이에 앞서 사전 협의없이 검찰에 대학들을 고소한 소프트웨어재산권보호위원회 SPC 측 활동이 저작권사의 권익에 정면 배치된다는 주장을 펴고 회원사 탈퇴를 선언해버렸다.
따라서 국내 SW저작권 보호와 저작권사 권익을 위해 출범했던 SPC 측은 회원 사의 대표주자격인 한글과컴퓨터의 탈퇴선언으로 중대시련을 맞게된 셈이다.
관련업계는 국내 SW산업 전체 분위기와 맞물려 있는 SPC의 불법복제자에 대한 대응방식과 저작권사인 한글과컴퓨터의 법적권리대응 기피 모두 바람직하 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업계는 더욱이 이번 사건의 향방이 SW개발사나 사용자의 SW저작권보호의지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SPC가 미상업용소프트웨어연합(BSA)과 함께 연세대등 대학들이 회원사 SW를 불법복제해 사용하고 있다고 검찰에 고소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 고소에 따라 검찰(서울지검 북부지청)은 이달초 대학들에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연세대, 동국대, 광운대 등 전산원과 홍익대 미술디자인교육원 및 숙명여대 평생교육원등 5개 대학 부설교육기관에서 SW불법복제 증거물을 확보 했다. 이들 대학기관은 SPC회원사인 한글과컴퓨터의 "한글2.11"을 비롯해 로터스, 마이크로소프트, 볼랜트, 오토데스크등 BSA회원사측 "로터스1.2.3", "MS-DO S", "d베이스Ⅲ", "오토CAD"등 SW들을 불법복제해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한글과컴퓨터측은 이같은 압수수색 사실을 SPC측으로 부터 사전 통보 받지 못하고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됐다는 것이다. 한글과컴퓨터 측의 불만은SPC측이 회원사를 대신하여 고소권을 행사하는 만큼 사전에 협의나 허가를 얻었어야 했다고 주장하고있다.
한글과컴퓨터 측은 또 이번 검찰단속이 SPC와 함께 BSA의 공동 고소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관련업계나 사용자들로부터 자칫 로터스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기업들과 함께 치부되거나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금치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은 국내 사용자들의 정서를 감안, 단속 보다는 홍보위주의 SW불법복제 사전방지 활동에 주력해온 반면, 미국기업들은 징벌효과로서 판매확대를 꾀하기 위해 사후단속 위주활동을 펴왔다는 것이다.
한글과컴퓨터측의 불편한 속사정은 바로 이같은 차이점에서 비롯됐다고 할수 있다. 한글과컴퓨터측은 지난해부터 "한글"워드프로세서가 국내 컴퓨터사용자들의 70%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국민적"인 SW라고 자부해오고 있던 터였다. 따라서 이미 "국민적"이 돼버린 SW를, 그것도 교육기관에서 불법복제 사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적발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결국 SPC가 사전허가 없이 고소권을 행사함으로써 오히려 회원사의 기업이미지만 먹칠했다는 주장이다.
이에대해 SPC측은 지난 92년 부산 "한글2.0"불법복제사건을 계기로 오늘날기업적 토대를 이룬 한글과컴퓨터가 이번 사건에 이처럼 반발하는 것은 앞뒤 가 맞지않는 처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당시 한글과컴퓨터는 야심적으로 내놓은 "한글2.0"이 발표 1개월만에 불법복제돼 시판되자 당혹감을 금치못했으며이를 부산지검이 적시에 적발, 사법처리함으로써 기업토대를 구축할 수 있는계기를 마련해줬다는 것이다.
SPC측은 따라서 검찰의 SW복제단속으로 가장 큰 혜택을 입은 한글과컴퓨터가 이제 와서 이를 기피하는 것은 "국민적"기업으로서의 태도가 아니라는 주장 이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대미통상마찰소지 해소가 가장 큰 목적인 검찰의 SW불법 복제 단속활동에 SPC측이 협조하는 방식에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매번 단속활동의 단서(고소권)를 미국기업의 이익을 우선 대변하는 BSA측과 SPC측이 함께 제공해왔다는 점은 한번쯤 재고해봐야할 문제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과정들을 포함하여 당초 국내 SW산업 보호를 위해 민간단체로 출범한 SPC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관계자들은 또 한글과컴퓨터가 취한 법적대응기피결정 역시 국내 SW산업에 미칠 영향이 크고 기업차원에서도 소탐대실의 위험이 있으므로 신중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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