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무성하게 나돌던 이마산업의 반도체유통사업 포기설이 사실로 확인됐다. 최근 이마산업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유통사업을 올 연말까지 포기한다는 방침아래 재고처분을 비롯한 청산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를 위해 이마산업은 이미 지난 9월부터 영업부를 없애고 재고처분 및 채권 관리를 위한 관리부만 운영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문난 부동산재벌인 이마산업은 지난 91년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반도체 유통업계에 "황금의 벤더"로 알려진 모토롤러, AMD 등의 대리점권을 획득, 부품유통시장에 혜성과 같이 나타났던 업체. 특히 당시 모토롤러 대리점으로 대형유통업체인 승전상사까지 밀어내 부품유통시장의 판도변화를 가져올 신생업체로 주목받기도 했다.
때문에 이마산업의 반도체유통사업 포기선언은 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있으며 포기배경에 대해 적잖은 의구심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에대해 이마산업측은 "반도체 유통사업이 그동안의 기업성격과 잘 맞지 않고 누적적자가 심해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하고 "여기에는 외국 공급업체들에게도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모토롤러를 겨냥한 이마산업측의 불만은 이 회사가 안고 있는 재고물량에서 나타난다. 10월말 현재 재고는 서울 및 홍콩 "웨어하우스" 물량을 합쳐 총13억원 수준. 이중 모토롤러 제품이 8억원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특히 지난 2.4분기에는 91년 사업초기 모토롤러로부터 떠맡은 악성재고 4억원어치 의 이니셜오더 물량을 소각시킨 적도 있었다. 상당수의 업계관계자들은 "모 토롤러측이 국내 대리점을 상대로 벌여온 횡포에 부품유통사업 경험이 전무 했던 이마산업이 희생당한 꼴"이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마산업의 부품유통사업 마인드 부재가 결국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주장을 펴고있기도 하다. 부동산 임대업에 익숙한 최고경영층의 유통인식한계와 경영주도권을 둘러싼 형제간의 불화가 황금벤더를 거머쥔 이마 산업이 힘 한번 제대로 못보고 사업을 포기하게 한 주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지적들을 종합해 볼때 이번 이마산업의 부품유통사업 포기는 반도체 유통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며 커다란 경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 공급업체들에게는 자사 이익만을 앞세워 국내 시장상황을 고려치 않은무리한 영업을 할 경우 대리점은 물론 본사도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주었다. 실제 이마산업의 영업포기로 모토롤러측의 올 대리점 매출은 당초 목표인 3천만달러는 커녕 지난해 수준인 2천만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에서 그칠 전망이다. 국내 유통업체들에게는 전문인력을 도외 시하고 반도체라는 특성을 모른 채 자금력만을 앞세운 경영이 얼마나 무모한 지를 보여준 실례가 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김경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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