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3사가 컬러TV VCR 전자레인지 냉장고 세탁기 등 5대 가전제품에 대한 가격인하를 단행한지 1개월이 지났다. 정부의 물가인상 억제정책에 가전3사가 앞서 나간다는 차원에서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금성사 대우전자가 잇따라 최고 17%에 해당하는 소비자가격을 인하했으나 실제 그 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만해도 가전3사의 가격인하는 물가 인상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업계는 물론 정부기관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한달이 지난 지금 가전3사 의 가격인하효과는 "기대이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전제품의 가격을 10 %정도 내렸으나 물가인상 억제에는 별로 도움이 안됐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의소비자물가조사에 따르면 가전제품의 가격인하는 이 기간중 소비 자물가인상률 0.8%에 마이너스 0.04%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3사의가격인하는 "물가인상 억제에 대한 가전3사의 노력"이라는 상징적 인 의미 이외에 실제 소비자들의 가계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게 한국은행측의 분석이다.
경제적인관점에서 가격 인하는 물가인상 억제와 구매촉진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가전3사의 이번 가격인하가 "물가잡기"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 수요촉진 효과는 나타났어야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값이 내린만큼 구매가 크게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실정은 어떠한가. 가격이 내린 전자제품의 판매실적이 예년과 비슷하거나 일부품목에서는 오히려 판매부진 현상을 보이고 있는 형편이다.
5대품목을중심으로 월별 판매현황을 보면 대부분의 품목이 8월에 이어 9월 에 판매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컬러TV의경우 지난 8월 한달간 16만5천대에서 9월 17만7천대로 7.2%의 증가세를 보였으며 VCR도 7만8천대에서 9만2천대로 17.9% 늘었다.
세탁기는같은기간 동안 10만대에서 12만5천대로 2만5천대 늘었고 전자레인지는 6만3천대에서 9만4천대로 49%의 증가세를 보였다. 냉장고는 이와달리8월 18만대에서 15.5% 줄어든 15만2천대에 그쳤다.
이는전형적인 8월 비수기에서 9월 성수기로 바뀌면서 나타나는 신장세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장세를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컬러TV 7.5%, VCR 16.7%, 전자레인지 51%로 비슷했고 냉장고와 세탁기 판매량도 지난해 9월 의 15만6천대 12만8천대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인하가매출확대로 연결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관련업계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일반 소비자들이 가전제품의 가격 추가인하 기대를 갖고 제품구입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관계자의 설명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최근 소비자들 의 의식이 높아지면서 종래 전자제품의 구매 포인트가 종래 가격위주에서 품질위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2~3년전만해도 기업이나 정부기관의 소비자 구매태도분석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60%이상이 가격에 따라 제품구매를 결정했으나 최근의 조사에서는그러한 상황이 크게 바뀌어 가격에 의해 구매결정을 하는 소비자들은 30%정 도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결론적으로이번 가전3사의 가격인하는 "물가인상억제"와 "수요촉진"이라는 2가지 대의명분을 모두 잃고 만 셈이다. <금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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