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 DB구축 시급

중소 전자부품업체들과 해외 바이어들을 연계시키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DB) 구축의 시급성문제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기되어 왔다.

중소전자부품업체들이 회원사로 가입하고 있는 한국전자공업 협동조합도 이같은 업계의 요구를 반영, 94년도 사업계획을 통해 DB구축을 추진했다.

그러나여러가지 사안에 밀려 결국 PC를 이용한 자료정리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당시 전자공업협동조합측이 이같은 DB구축 작업을 추진 하게된 배경은 2가지 로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조합을 통해 의뢰해오는 해외 바이어들이 꾸준히 늘어나고는 있으나이들 바이어들을 국내 중소부품업체들과 연계시킬 수 있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는 점이다.

또하나는중소 부품업체들이 자체적인 국제화를 추구함에 따라 국내 부품 업계로부터의 요구가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산업체에서 일기 시작한 국제화의 여파이다.

자금력과전문 인력이 크게 부족한 중소 부품업체들로서는 자체적인 해외 정보망을 구축하기가 어려워 전자공업협동조합을 통해 해외 바이어들과 연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려는 요구가 협동조합이 DB구축을 추진케된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자체적인 예산상의 어려움과 사업 계획의 우선순위에 밀려 사실상 무산되고 말았다.

지난해말의이같은 상황은 그래도 나은 편이었다.

별다른 국제화나 수출전략을 마련하지 않고서도 기존의 경영환경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골치아픈 수출부문에 손대기보다는 기존의 대기업 협력업체로 현상유지에 자족하는 쪽을 훨씬 선호하기까지 했다.

그러나올해들어 이같은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중소전자부품업계의 경영환경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루과 이라운드가 시작되어 업계에 대한 정부의 직접 지원이 어려워지고 있고 단체 수의계약의 축소및 폐지로 중소업계의 판로가 막혀가고 있는 데다 인건비 상승 중국및 동남아업체들의 저가공세와 세트업체의 해외 생산기지 이전 등으로 인한 내수시장의 축소등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다.

이같은상황에서 모처럼 해외 바이어들이 국내 부품업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금이 중소부품업체들이 존립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고 관계자들은 강조한다.

해외바이어들이국산 부품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엔고로 기존 일산 제품의 가격이 크게 높아졌고 국내 부품의 질적 수준이 상당히 향상되어 일산대체의 수단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국내 부품업체들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이같은 해외 바이어들의 요구 가 국내 업체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고 국내 부품업계의 기술 개발 노력과 의지가 바이어들에게 직접 전해지지 못하고 있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중소부품업계에 대한 바이어의 요청이 크게 늘고는 있으나 실제로 성사 되는경우는 드물고 바이어들이 헛걸음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국내 세트업체조차도 중소 부품업계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실정에 비추어 볼 때 해외 바이어들의 경우는 더욱 난처 했을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만큼부품의 종류가 다양하고 또 영세한 업체들이 많아 홍보가 제대로되지못했다는 지적이다.

중소부품업체의 현황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DB구축 작업이 그동안 불가 능했던 이유는 업체의 영세성과 정부의 무관심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대기업과는달리 자체적인 해외 판매망이나 정보망을 구축할 수 있는 재정능력이 없는 중소 부품업체들은 비록 해외에서 국내 부품에 대해 관심이 높아가고 있으나 자사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특별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최소한 수억대의 자금이 소요되는 이같은 DB의 구축 작업이 해외 시장 개척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끼고는 있지만 자금및 전문인력 부족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기를비롯해 일부 대그룹 계열 부품업체들이 올해들어 해외에서의 요구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현지 전문가를 파견하거나 그룹계열 종합상사의 조직망을 통해 해외 바이어들과 활발히 협조하는 모습이 중소 부품 업체들로서 는 부럽기만하다.

중소부품업체들은 비록 일정액의 사용료를 지불하더라도 정부나 협단체에서이같은 작업을 추진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동안부품업계에 대한 지원이 대기업내지는 중견기업체를 중심으로 추진돼 상대적으로 중소업체들에 대한 지원이 미비했던 것이 사실이다.

중소부품업체들을 위해 정부나 기관들이 해 줄 수 있는 지원책이 그리 많지않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나 HDTV부품같은 과제들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개발해야 되는 품목들이고 현재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들 이긴 하지만 실상 중소부품업체들과는 거리가 먼 아이템들이다. 중소 부품업체들로서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 하다는것이다. 협단체에 대한 부품업체들의 불만도 마찬가지다. 현재 전자부품 관련 단체로 는 전자공업 진흥회와 전자공업협동조합, 그리고 각 아이템별 연구 조합들이 있다. 상당수의 중소 부품업체들이 2중 3중의 협회비나 운영비를 지불하면서 도 이들 협단체에 가입하고 있는데는 정보수집과 정부과제와 단체수의 계약 사업등에 참여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실제로 이들 협단체를 통해 중소부품업체들이 얻는 혜택은 그다지 많지않다는게 업계의 불만이다.

전자공업진흥회는대형 과제들을 중심으로 대기업위주로 운영되고 있어 중소 업체들이 나설 여지가 없으며 중소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설립된 협동조합도 사실상 중소 부품업체들의 대변인으로서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 라고 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더군다나 그동안 협동조합을 유지해온 단체수의 계약제도가 향후 축소및 폐지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중소업체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같은상황에서 중소부품업체들을 위한 DB구축은 향후 민관이 협력체제를 유지.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부품업계를 해외에 적극 알리고 부품업계의 국제화를 적극 지원해줄 수있는 DB가 구축되면 업계-협단체-정부가 상호 공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하튼국내 부품업계에 대한 해외의 관심을 업계의 국제경쟁력 강화로 연계 시킬 수 있는 지원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된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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