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부품 생산 원천기술 취약

국내 가전업계가 일본에 앞서 개발, 유망수출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는 비디오 CDP가 핵심부품의 공급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국내 전자업계의 기술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최근들어 비디오CDP, 대화형CDP등 첨단제품의 개발.생산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국내외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핵심부품 등 원천기술의 취약성을 그대로 안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차원의 부품개발 등의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욱이핵심기술과 부품의 독자적인 확보가 향후 멀티미디어등 정보가전분야 의 우위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

최근부품공급난으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디오CDP의 경우 데이터압축에 필요한 비디오CD 보드와 그에 필요한 MPEG칩등 핵심부품의 공급이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 제품양산이 연기되는 등 제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고있다. 이같은 현상은 핵심 부품인 MPEG칩 설계등이 국산화가 이루어지지 않은채 외국업체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칩공급을 미시큐브사등 특정업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비디오CDP등에 사용되고 있는 MPEG1버전의 칩은 시큐브사를 비롯해 TI SGS톰슨, 산요, 모토롤러 등 유수반도체업체들이 각각 개발.생산에 나서고있으나 국내업체들의 경우 시큐브사의 칩 만을 적용, 설계함으로써 부품공급 차질에 따른 발빠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지난 2월 이후 국내 업체들의 제품개발에 맞서 소니, 마쓰시타, 히타 치등 일본업체들이 올들어 대거 비디오CDP생산에 참여하고 나서면서 국내 업체들의 부품공급을 간접적으로 차단하고 있는것도 한 요인으로 들 수 있다.

결국부품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차질은 국내업계의 안이한 개발 자세와 일본업계의 간접적인 시장장악 의도로 인해 파생됐다고 볼 수 있다.

금성사는독자적인 비디오CD 보드가 제때 생산되지 못해 당초 4월말 시판에 나설 예정이었던 비디오CDP 신제품(모델명 GVD-100)을 이달말에 가서야 출하 할 계획이며 하이파이컴포넌트에 채용하고 있는 비디오CDP (모델명 FL-VCD1) 도 이달들어 비디오CD보드 부족으로 충분한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당초시큐브사 칩을 기본으로 독자적인 설계에 착수했던 금성사는 최근 SGS 톰슨사 제품으로 변경설계, 이달말부터 SGS톰슨칩을 채용한 제품을 구로공장 에서 생산할 계획으로 있어 시간.비용등에 이중낭비를 한 셈이다.

또국내가전사와 일본업계에 앞서 제품을 개발했던 현대 전자 (대표 김광호) 의 경우는 첨단제품의 생산에 있어 국내 대기업의 허실을 그대로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현대전자는지난해 10월 비디오CDP를 발표한 이후 지난 4월 중순부터 제품출하에 나섰으나 출하 1개월여만에 부품공급부족으로 제품생산을 중단하는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현대전자는비디오CDP를 생산하면서 핵심부품인 비디오CD 보드의 설계. 생산 을 자사가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는 대만DVS사에 전적으로 맡겨 대만으로부터 사실상 이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해왔다.

따라서현대는 대만 DVS사의 납기에 전적으로 의존했고 이로인해 수출 및 내수시장에서의 시장선점은 대만업체의 처분에 따라야하는 상태에 빠져 버렸다뒤늦게 현대전자는 최근 이천공장에 비디오CD보드 전용 생산라인을 완공, 이달 말부터 본격 생산에 나설 예정이지만 자사제품 생산 물량 충당에 급급할것으로 보인다.

결국우수한 개발 기술을 갖고서도 핵심부품의 확보에 실패함으로써 상대만 일본에서 미국업체로 바뀌었을 뿐 VCR나 CDP등에서 처럼 외국 업체들의 처분 에 의존해야하는 전철을 밟고 있는 셈이다.

특히핵심 부품에 있어서는 미국에 의존하기는 마찬가지인 일본 업계의 경우 이의 독자 개발에 앞서 물량확보에 먼저 나섬으로써 핵심부품 부족으로 자칫놓치기 쉬운 세계 시장에서의 시장선점 기회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업계가 참고해야 할 만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업계의한 관계자는 "국내반도체업체들의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데다 주문형 반도체등의 설계를 외국업체에 의존하고 있어 개발기술이 앞서면서도 핵심부 품 공급부족으로 일본업체들에게 수출시장을 빼앗길 것으로 우려된다"며 "핵 심부품의 국산화작업에 국내 반도체와 가전업체들의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통해 안정적으로 제품생산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이같은 핵심 부품의 공급 부족은 올 연말 이후 물량부족 현상이 심화될것으로 보여 칩의 조기확보 및 설계변경등 국내업계의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