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현장에선. 2회-오리온전기, 구미CRT공장.

구미에 있는 오리온전기 브라운관(CRT)공장.

이공장의 문현호공장장 집무실에는 책상이 없다. 대신 회의용 대형 원탁 테이블과 칠판이 놓여 있다. 제조부장, 과장도 마찬가지다.

이회사의 제조파트에는 전산업무를 담당하는 여직원에게만 책상이 있다.

생산계획회의시에만문공장장의 집무실겸 회의실에 잠깐씩 모인다. 현장중심 의 관리체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눈길을끄는 일이 또 있다.

문현호공장장은지난해부터 국내 영업을 총괄하는 영업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공장장과 영업총괄이사를 겸직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은 터라 문공 장장의 직함은 색다른 느낌을 준다. 다소 상반된 역할인 것처럼 보이지만 문공장 장은 확신에 차 있다.

시장변화와고객의 요구에 가장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생산.영업의 탄력 적인 운영이 최선책이라는 게 문공장장의 설명이다.

문공장장은 그동안 영업부에 의존, 느슨하게 운영돼 온 생산 계획이 대단히 탄력적이고 공격적으로 전환됐다고 강조한다.

이는TV용 컬러브라운관(CPT)의 경우이며 모니터용 브라운관(CDT)의 생산 라인은 더 철저하다.

오리온전기의제 3공장인 CDT생산라인을 살펴보면 요즘 국내 주요 전자 업체 들의 생산성향상노력이 어느정도인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바코드가 입력 된 벌브가 라인에 올려지면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관종.채용부품. 물량 등 각종 제조 조건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실행된다. 쉴 사이없이 돌아가는 이 시스팀은 생산.관리를 완전 일체화해 그야말로 손실없는 생산계획을 세울 수있도록 해주고 있다.

총8개 공정 가운데 6개공정이 완전 자동화돼 있다.나머지 2개라인은 수작업 이 불가피한 편향요크(DY), 튜브매칭파트인 ITC(Inegrate Tube Component)공 정과 정전기와 반사를 줄이기 위해 벌브를 표면 처리하는 MPR공정 등 2개 공정뿐이다. 그나마 8월부터는 MPR공정이 완전 자동화되며 ITC공정 또한 반자동형태로 운영될 계획이다. 라인의 근로자들은 자동설비의 생산 조건들을 점검만 해주면된다. 이러한 자동화 라인 구축으로 CDT라인은 CPT라인에 비해 (비교가능한 분야만대비 투입인원이 절반밖에 안된다.

여기서주목할 것은 브라운관 공정의 핵심인 스크린인덱스(공정통과시간) 가10초대로 앞당겨진 점이다. 통상 13.5초대인 스크린인덱스를 일본 선두 업체 수준인 10초대로 단축한 것이다.

이때문에 이 회사 CDT스크린 공정은 세계 최고급으로 평가되고 있다. 양산 가동에 들어간지 불과 4개월만에 최고수준의 생산조건을 확보해낸 것이다.

CDT제조부의박태하부장은 "초기가동시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고 술회하고 "공정별 라인재조정 작업을 추진, 공정별 인덱스를 더욱 단축할 계획 이라고 밝힌다.

현장에대한 이 회사의 적극적인 노력은 엄청나게 밀려드는 주문과 급변하는 시장상황때문이다. 오리온전기는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전라인을 24시간 3교대로 완전 가동중이 다. 이 회사의 올해 가동일수는 월평균 26~27일을 기록, 사상 유례 없는 연3백3일에 달할 전망이다.

오리온전기는이에 힘입어 올해 처음으로 연간 컬러브라운관 생산량 1천만개 를 돌파, 국내시장의 25%를 점유하는 것은 물론 세계 유수의 CRT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계획이다.

현장에대한 손질은 라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회사는 CRT담당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부문별 혁신계획을 마련, 보다 구체 적인 경영합리화를 추진하고 있다. 소인력화를 통한 노무비절감.자재절감.제 조경비절감. 품질향상.합리화.제조개선 등 수개분야로 나뉜 혁신계획에는 수 십억원씩의 구체적인 담당목표가 명시돼 있다.

이회사는 이를 통해 지난해 45분에 이르는 컬러브라운관 1개생산 소요 시간을 현재 39분대로 당겨놓고 있다. 특히 섀도마스크공정시 인원 및 에너지 사용.사용설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생산기술을 개발, 현재 생산성을 전년대비 12%에서 13% 향상시켰다. 불량률또한 4%에서 2%로 개선했다.

신공정기술에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한 문현호공장장은 "이 신기술 을 통해 올해말까지 생산성을 93년대비 20%높일 계획" 이라며 "올해를 기점 으로 모든 분야가 한단계 진일보, 명실상부한 현장의 체질 개선이 이뤄질 것 이라고 자신감을 보인다.

오리온전기구미공장은 이렇듯 바쁜 일손에도 불구하고 물건이 없어 주문을 정중히 거절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리온전기는최근의 폭발적인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시장 전망을 감안 최근 "비전-2000"이라는 중장기전략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비전-2000 "운동을 통해 올해 6천억원, 96년도 1조원의 매출을 올린 다음 오는 2000 년도에는 매출 1조7천억원에 세계 컬러브라운관 시장점유율 9.5%를 달성, 명실상부한 세계적 디스플레이업체로 부상한다는 계획이다.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선 삼성전관과 선두그룹에 속한 금성사에 이어 세계 CRT시장의 "빅 7"로 불리는 메이저군단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이회사는 2년후 흑백 및 중소형 제품을 베트남으로 완전 이전, 국내는 대형 .CDT중심 생산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아래 차별화된 생산기술및 적정 수준의 생산성확보를 위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이달에 15인치 CDT를 , 오는 9월에 FS타입 29인치 CPT를 각각 양산하는 등 신제품개발에도 힘을쏟고 있다. 여기에 최근 준공한 컬러 수퍼매트릭스(STN) 액정디스플레이(LC D)라인의 조기안정화 및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전계발광(EL) 상품 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69년 7월 이 땅에 흑백브라운관을 처음 생산한 오리온전기 구미공장.이 공장은 모처럼 찾아온 순풍을 한껏 누려 21세기 종합디스플레이 업체로 부상 한다는 당찬 의욕속에 오늘도 24시간 불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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