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FTA(북미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되고 EU(유럽연합)가 형성되는 등 올들어 세계 경제블록 단위의 신보호무역주의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에따라 무역전환 효과로 전자산업의 수출환경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다행히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최근 수출실적이 예년에 비해 호전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신보호무역주의 여파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여기에다외국인 투자확대, 정부지원 정책, 저렴한 노동력 등을 바탕으로 아세안.중국.멕시코 등의 개발도상국들이 주요 경쟁국으로 부상 하면서 우리의전자수출시장을 잠식해 들어 오고 있다.
특히중국의 경우 가전부문에서 이미 지난 92년 약 71억 달러의 생산을 기록 하면서 한국을 앞지르고 세계 제2위의 가전생산국으로 부상 했으며 VTR를 제외한 흑백TV.컬러TV.룸에어컨.세탁기.냉장고.오디오 등의 제품생산에서 한국 을 추월했다. 또한 한국과의 기술격차도 2~3년에 불과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국내외 환경변화로 인해 그동안 조립구조 무역속에서 해외 의존적인 국제화를 통해 고도성장을 이룩해 온 한국의 전자산업은 한계에 부딪혀 있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같은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국제경쟁력 을 제고시키기 위한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즉기존과 같은 기술도입 형태와 OEM수출에 바탕을 둔 국제화를 벗어나 전략 적 제휴와 해외 직접투자에 근거한 새로운 방식의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왜냐하면앞으로는 앞서 지적한 여러 환경변화로 인해 보완적 자산에 바탕을둔 전략적 제휴나 자체 기술 개발 능력이 없이는 필요한 기술과 핵심 부품을 원하는 시기에 저렴한 가격으로 확보할 수 없으며 해외직접투자에 의하지 않고는 지속적인 해외시장 확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제화는전세계의 경영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고되는 것을 의미 하기 때문에 연구개발 능력이 뛰어난 선진제국에 R&D센터와 디자인 센터를 설립해 원천기술을 개발도입하거나 현지실정에 맞는 제품을 현지개발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요구된다.
특히기술보호주의와 블록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자체적인 기술 개발 능력 을 확보하지 않으면 특허권 침해 소송으로 예기치 않은 피해를 입을 수 있고세계적인 표준화 그룹에 동참하지 못하면 처음부터 배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특허권을 보유한 첨단 중소기업의 인수나 기술표준 경쟁에 적극 참여해 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허권과관련, 세계경제 환경의 변화로 기술이 경쟁력을 결정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고 UR 협정이 타결되면서 지적재산권 범위가 넓어지고 보호 강도도 세지고 있다.
5월초에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통상법 스페셜 301조 지적 재산권 관련국가별 평가에서 우리나라를 3년 연속 우선감시대상국(PWL)으로 지정했다.
이같은상황하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된 부문은 전자.정보산업이다.
실제로미국의 소프트웨어 업계는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에 대한 단속 미흡을 들어 우리나라를 우선협상 대상국으로 지정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 바 있다UR 지적재산권 협정의 타결로 지적 재산권 보호대상이 확대되고 보호 수준도 강화됨에 따라 지적재산권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을비롯한 선진국의 지적재산권 보호가 과거에는 특허.상표 등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으나 최근에는 신기술 분야인 컴퓨터 프로그램 및 소프트 웨어.
데이터베이스.IC배치설계를비롯해 영업비밀 보호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허분쟁이집중되고 있는 전자.정보산업의 경우 지난 83년까지는 가전 산업 분야에 국한됐으나 그후 89년까지는 정보 및 반도체산업 그리고 90년도 부터 는 통신분야로 특허공세가 계속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또한VISION 특허권자인 레멜슨(미), MPU 특허권자인 하이엇트(미) 등의 개인 발명가들이 특허 전문회사 등을 통해 세계 각국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 기술은 원천기술에 가깝기 때문에 전자.정보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적재산권 관련 공세가 확대되면서 기술대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로열티 산정기준의 변화, 완제품에 대한 특허소송 증대, 선소송 후협상 추세 가 강화되면서 기술대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이같은현상은 UR 지적재산권협정의 타결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로열페어차일드사는 삼성.금성 등 국내업체는 물론 일본의 전자 업체 들에게 CCD 특허료로 캠코더 가격의 7.5%를 요구했고 개인 발명가 레멜슨은 전세계 전자.자동차 업체들에게 VISION 특허료로 10년 동안의 미국수출 물량 의 0.3%를 요구했다.
또한미국의 IBM사는 국내 PC업체들에게 PC 관련 특허료로 내수 판매액의 1%인 7백36만 달러를 지불하고 연차적으로 최고 5%까지 추가 인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
더욱이특허권자가 중소업체인 부품업체보다 대부분 대기업인 완제품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일부 부품에 대한 특허권 침해인 경우 이 부품을 채용하는 완제품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요구하기 때문에 로열티 부담 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전자산업 관련업체들의 대부분은 조립생산 방식을 채택해 성장해 왔기때문에 이같은 특허권자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
이같은약점을 이용해 미국 로얄페어차일드사는 캠코더에 사용되는 CCD 구조 및 제법특허를 갖고 캠코더, 팩시밀리 등의 제조업체에 대해 특허침해 소송 을 제기했었고 미국의 제니스사는 튜너부품 관련 특허를 가지고 부품 회사는 물론 삼성 등 완제품 업체에까지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미국특허권자들은 미국내에서 특허소송시 거액의 소송비용 부담, 높은 승소 율 등 유리한 점이 많아 우선 소송을 제기한 후 화해나 중재 등의 협상을 통해 거액의 로열티를 징수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은이같은 특허소송에 매우 취약하다.
선진국들의기술보호주의 확산, 부머랭효과를 우려한 기술이전 기피, 불법사 용에 대한 규제강화 등으로 첨단기술의 이전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따라 89년 이후 조세감면 대상이 되는 고도기술의 경우 도입 건수와 전체 기술도입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전자.정보산업뿐만 아니라 화학.기계 등 첨단기술적 성격이 강한 산업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어 전체 첨단산업의 발전이 제약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적재산권보호의 강화라는 세계적인 추세속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기술개발 및 지적재산권 관리체계의 확립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이와함께 밀려오는 선진국들의 지적재산권 공세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기술의 융합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기업간 공동기술 개발 및 기술교류 풍토가 조성돼야 할 것이다.
국내기업들간에 서로 특허를 공유할 수 있는 cross-licencing 이나 patent- pooling을 촉진시켜 연구개발에 있어서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기술경쟁의 세계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체 기술개발력 강화는 단순한 국내 R&D의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특히 선진국들이 첨단 기술의 이전을기피하고 있는 점을 인식해 전략적 제휴를 통한 R&D의 국제화를 적극 추진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현재세계적인 기술수준에 근접한 메모리 반도체 관련업체들을 중심으로 대등한 관계의 전략적 제휴가 최근들어 본격화되고 있으나 다른 부문은 여전히 미약한 실정이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일본 도시바사와 기술제휴로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고 있고 금성사는 일본의 히타치와 기술 및 생산제휴 관계를 맺고 생산능력과 기술을 결합했다.
현대전자역시 일본의 후지쯔와 기술 및 생산제휴 계약을 맺고 메모리반도체 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가전부문에서는금성사가 미국 제니스사와 자본제휴 관계를 맺고 공동기술개발 및 도입을 하고 있다.
기술개발의효율성 측면에서 연구개발 투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효율적인기술도입이다. 선진국 정부나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정보를 신속히 입수해 이를 효율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기술정보교류체제를 구축하고 효과적인 기술이전 및 소화.개량을 위해 국내 연구자의 해외기술연수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다. 또한 기업들은 기술의 특허화에 대한 관심을 제고해 특허 권리자가 되도록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한편 선진국들의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처하기 위해 지적재산권 관련법규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해야 한다.
이와함께 해외진출에 따르는 어려움과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간 공동진출을 하는 방안과 중소기업간에 협의회등을 구성해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 조립 대기업과 부품 중소기업의 동반진출 등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를통해 조립대기업은 부품을 안정적으로 현지에서 조달받아 로컬 규정을 충족하는 한편 부품 중소기업은 안정적인 수요처를 유지함으로써 부족한 경쟁우위를 상호보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급변하는국제산업환경에 적응해 국내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품 수출 을 지양하고 기술수출을 하는 방향의 장기 청사진을 갖고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해야 하며 특히 국제표준이나 국제특허에 대한 대비책을 철저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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