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시계, 정상화 여부 관심

"삼성시계는 과연 재기할 수 있을 것인가".

이에대한 업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그러나 삼성 시계는 주변 업계의 이러한 시각에 아랑곳없이 현재 기업정상화를 위해 심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삼성시계는그동안 재벌기업의 주력업종 선정과 관련, 매각이 추진되면서 파란을 겪어왔다.

삼성시계가 그룹의 대표적인 부실기업으로 지목돼 매각이 추진 되었던 것은사실인 듯하다. 그러나 49%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일 세이코사의 반대와 직원 들의 반발로 매각은 실현되지 않았다.

매각이진정 되는가 싶더니 또 지난해 8월경에는 다시 삼성 전자와 합병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지난해연말 임원인사에서 삼성전자 김광호사장이 삼성시계 사장을 겸직하고 삼성전자 가전분야의 국내영업담당을 맡고 있던 선우청 상무가 삼성 시계 전무로 자리옮김을 하면서 합병설은 설득력을 얻으면서 퍼져나갔다.

이를의식, 김광호사장이 연초 기자회견에서 삼성시계의 합병설을 강력 하게부인했으며 삼성그룹도 최근 당초의 합병방침을 철회, 삼성 시계를 독자적으로 정상화시킨다는 내부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사정에 따라 삼성시계는 지난달에서야 겨우 94년도 경영 계획을 수립하게 됐다.

삼성시계의올해 사업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부실채권을 해결 하는 데 경영력을 모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사실부실채권 정리작업은 지난해부터 계속됐다. 삼성시계는 지난해 부터 그룹의 경영이념인 "질경영 실현"을 위해 부실 대리점을 정리, 50여개 에 달하던 대리점망을 40여개로 축소했으며 재고물량도 전격 회수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실 대리점 정리에 역점을 두고 밀어 내기식 영업을 지양하는 대신 도.소매점이 요구하는 실판매량에 맞춰 공급물량을 줄여 나감으로써 정상적인 유통구조를 확립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는정상적인 유통 구조가 확립되기만 하면 매출액 확대에는 신경쓰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삼성시계는 지난해 6백69억원보다 다소 낮은 6백60억원을 올 매출 목표로 잡아놓고 있다.

부실영업부문의척결을 실현하기 위해서 해결해야할 과제는 적지 않다.

삼성전자와합병추진 등의 문제로 일 세이코사가 지분을 포기하고 철수 하면서 "세이코"브랜드 사용이 지난해말로 만료됐으며 세이코사의 고급 브랜드인 돌체 도 올해까지 사용할 수밖에 없다.

또스위스 SMH사와 기술제휴로 빌려쓰던 "론진"도 지난해말 브랜드 사용기간 이 끝나 올해부터는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가능한 것은 "카파" 등 삼성 시계 고유브랜드로 시장을 넓혀가야 한다는 것 뿐이다.

그러나지난해 삼성시계의 브랜드별 매출실적을 보면 "돌체" "론진" 등 외국 수입 브랜드의 판매량이 전체의 70%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산 브랜드 로 시장을 개척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삼성시계는 자체 브랜드의 확보가 향후 사업전개를 위해 필수적인 과제 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시계는 최근 조직축소 작업에서 자체 연구소를 사실상 폐지하고 삼성전자에 이전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업계에서는자체 개발력의 확보가 절실한 현 시점에서 이처럼 개발의 핵심조직인 연구소를 포기한 데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에대해 삼성시계측은 "그룹의 관련 연구소들로부터 제품개발을 지원 받는대신 삼성시계는 영업에만 매진하겠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고 설명한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이미 2년전부터 "카파"외에 1백만~2백만원대 의 신규 자체브랜드의 준비를 해왔으며 현재 디자인개발작업을 거쳐 올 하반 기에는 상품화를 완료해 향후 세이코에 반환될 "돌체"브랜드를 대체 하게 될것 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현재 스위스에 추진중인 현지공장이 신축되는대로 현지의 고급기술인력 을 확보해 저가 패션시계를 중점생산, 유럽지역에 대한 수출을 강화해 나갈 계획도 수립해 놓고 있다.

이러한상황을 고려할 때 삼성시계의 경영정상화 시기는 그리 멀지 않은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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