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문고의 내신성적 조작비리를 밝힌 교사들의 양심선언은 우리에게 여러가지를 생각케 한다. 신성해야 할 학원에서 어떻게 이러한 일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가 하는 의문과 함께 이같은 비리가 용인된 교육환경에 경악 을 금할 수 없다.
정치와사회가 부패해도 교육계는 정의롭고 신성해야 된다는 원론적인 주장 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중환인줄은 몰랐다는 것이 이 사건을 접한 국민의 시각이다.
대학입시부정과 학력고사 문제유출사건 등이 아직도 우리의 뇌리에 남아 있는 가운데 소위 명문사학으로 성장했다는 상문고에서 이러한 비리가 발생 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것이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는 보도는가히충격적이라하겠다. 특히 이러한 비리의 기저에는 심각한 수혜자가 사회의 유력인사들의 자녀라 는 데서 부당징수한 찬조금과 관련이 있지 않나 하는 의혹과 함께 돈과 성적 을 바꾼 것이 사실이라면 이것은 교육자의 양심이 바닥에 떨어졌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단순한 사학재단의 부정과는 또다른 차원에서 충격적이라 아니할수 없다. 이같은 비리의 사학의 재정난이 지적된다.
발표된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사립고등학교의 정부지원은 공립고등학교에 비해 훨씬 떨어지고 있다.
이와함께 양심선언을 한 교사들의 태도도 문제이다. 그들의 일부는 직접 성적조작에 관련되었거나 찬조금 징수에 가담했다고 한다. 물론 상부의 지시와 강요에 의해 했다고 하지만 이러한 비양심적인 행위를 하기 전에 완강히 거부했어야 하며 이러한 비리를 알았을 때는 바로 사회에 고발했어야 한다.
그러나무엇보다도 가장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내신성적 조작이 대학입시 제도와 유관하다는 것이다. 내신성적의 반영률이 40%에 이르도록 높지 않았던들 이러한 조작은 없었을 것이다. 내신성적 반영비율을 높임으로써 학생들 의 수도권 집중이나 소위 일류고 선호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다고 본다.
문제는이러한비율까지도대학자율에맡기지못하고교육부가지정하지않으면안되 는우리나라교육풍토가개탄스럽다는것이다. 교육이란 형식적인 간판을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한 개인의 개성과 능력 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학습하고 연마하여 사회의 일원으로서 공헌 하며 생활할 수 있게 하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그러나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가장 위하는 길이 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이라 생각하 는 데에 문제가 있다. 자녀의 능력이나 의사와는 관계없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학에 보내려고 과열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면에서는 고등학교 교사들도 마찬가지이다. 학부모들의 잘못된 사고를 지적하고 고쳐주려 하기보다는 그들과 한편이 되어 입시위주의 교육을 하기에 여념이 없다.
21세기는고도의 정보화 시대로서 국가경쟁력 강화는 정보 산업의 발달에 직결되며 정보산업발달을 위해서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한 인재를 필요로 한다.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는 입시위주의 교육보다는 미래지향적인 교육 방침을 세우고 정상적인 고교교육을 실천해야 한다. 모든 고등학교가 이같이운영된다면 대학입시제도가아무리바뀌어도실력있는학생이선발되는것은마찬가 지가될것이다. 95학년도 입시 요강이 발표되었다. 복수제를 허용하기 위하여 입시 일자를 3일중 하루를 선택케 한다고 하니까 그에 반대하는 대학이 나오는가 하면 일류대학과 같은 날을 잡기 위해 눈치를 보는 대학이 있다고 한다. 또한 본고 사를 치르는 대학이 많이 늘어나고 국.영.수가 본고사에 많이 포함된다고 하니까 고등학교의 교육도 이에 맞춰 조정을 하는 모양이다. 물론 국.영.수 과외가 훨씬 늘어나는 것도 예상된다. 이렇게 해서는 입시제도가 아무리 바뀌어도 우리가 원하는, 즉 21세기를 이끌어 갈 제대로 교육된 훌륭한 인재양성 에는 큰 문제가 있다.
대학들은 타대학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소신을 가지고 좋은 학생을 유치할 수 있도록 대학의 실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며, 고등학교에서는 참다운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입시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고, 창의력 개발과 각기 개성을 최대한으로 살리도록하는 교육에 치중하여야 되리라 본다.
국민모두의 의식이 개혁되고 입시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야만 상문고의 내신성적 조작과 같은 비리가 근절 되고 21세기 정보화사회의 주역으로서 적합 한 인재를 길러내는 참다운교육이실현되리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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