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C(혼성집적회로)산업이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통신.가전용 위주로 형성돼온 HIC시장이 전장 및 산업용 중심 구조로 탈바꿈하고 있다.
또중소 HIC업체를 중심으로 한정된 내수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던 많은업체들이 밖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시장개척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이에따라업계의 매출 순위도 적지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IC산업이 재편기를 맞고 있는 것은 최근 3~4년 사이에 일어난 급속한 기술 및 주변환경의 변화에 기인한다.
그중하나가 SMT(표면실장기술) 및 반도체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이다.
반도체 분야의 초미세 가공기술의 발전에 따른 자유로운 회로구성과 1005(1 .0×0.5mm 크기) 타입의 칩부품까지 선보이고 있는 전자부품의 거센 표면실 장화는 소형. 경량화라는 특성이 더 이상 HIC만의 장점으로 부각될 수 없게만들었다. 더욱이 양산성이나 가격경쟁력, 정밀도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볼 때 현 상태로는 HIC를 사용할 특별한 이점이 없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 주변환경적인 요인도 HIC산업의 재편을 재촉하고 있다.
한때 TDX(전전자교환기)용 HIC로 고속 성장가도를 달리던 많은 업체들이 이 시장의 급속한 위축에 따라 연쇄적으로 움추려들면서 이를 대신할 새로운 품목의 발굴 및 신규시장 개척을 강력하게 요구받기에 이르렀다.
이에따라업계의 대응노력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으나 업체별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금성알프스.대우전자부품.삼성전기 등 대기업군에 속하는 업체들은 일단 기술개발로 현 상황을 정면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이들업체의이같은 전략은 탈가전.탈통신을 기저로 산업용.전장용 등으로 품목을 고급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제품은 부가가치가 높은 데다 현재 수요의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 하고 있어 국산대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특히 전장용 HIC의 경우 내수규모는 연간 6백억원을 넘어서고 있으나 이중70%이상을 외국, 특히 일본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초 제품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거의 전량을 외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분야 핵심 제품의 개발을 위해선 상당한 기술수준이 밑받침돼야 하는데다막대한 설비 투자가 요구되는 까닭에 국내 업체들이 선뜻 개발 및 생산에 나서지 못한 결과다.
이에따라 국내 HIC산업은 낙후될 수 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기술이나 자본 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가전용이나 통신용 HIC 분야에 생산업체가 집중돼 한정된 시장을 놓고 싸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근본적인 대안의 마련없이 더이상 변화하는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대기업들은 그동안 미뤄왔던 생산품목의 고급화에앞다퉈 나서고 있는 것이다.
금성알프스는엔진 및 변속기 제어용 등 고급 전장용 HIC와 PLC(프로 그래머 블 로직 컨트롤러) 등 고품질 산업용 HIC의 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고 그동안기초 전장용을 소량 생산해온 삼성전기는 에어백 및 ABS용 등 중급 제품으로 품목을 늘리는 한편 하반기부터는 의료기용 HIC도 양산할 계획이다.
대우전자부품도전장품의 생산품목 확대와 함께 신규 생산품목으로 파워 HIC를 추가, 내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이처럼대기업들이 품목 고급화로 승부를 걸고 있는 것과는 달리 중소기업들 은 해외시장 확대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중소업체들이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그동안 한정된 내수시장을 놓고상호 격돌한 결과 출혈이 컸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결국시장 다변화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은 자금력 및 기술부족으로 인해 고부가가치 신제품의 개발과 병행되지 못한채 추진되고 있어 커다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 이어서 중소기업들의 고전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단암산업.유양화학 등 전문기업들은 당장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전장용 제품의 생산에 뛰어들 형편은 못되지만 이동통신용 등 신규품목의 개발과 함께 수출시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절충적 입장에 서 있다.
그러나업계의 이같은 대응과 관련, HIC 산업이 점차 고도화.다변화 될 것임은 분명하지만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업체들의 도태가 예상 된다는 일부 관계자들의 지적은 산업 재편기를 맞고 있는 HIC업계의 앞길이 그리 순탄치만 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오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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