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층세라믹패키지(MLP:Multi-Layer Ceramic Package) 국산화 계획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자부품종합기술연구소(KETI)가최근 새로운 산연공동개발방식인 기술이전예약제 실시"를 발표하면서 그 첫 사업으로 제일 물산(대표 정인화)과 MLP개 발에 따른 기술이전예약 조인식을 가졌다고 발표한 것.
이프로젝트가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MLP 개발이 국내업계에서 이미 여러차례 시도되었다가 한 번도 성공을 거둔 적인 없는 파인세라믹스 분야의 난제중의 난제"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80년대말이후 럭키금속과 삼성코닝이 연달아 손을 댔다가 실패 하는 뼈아픈 경험을 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중소기업인 D산업이 일렉트로21 과제로 자금지원신청을 했다가 심의위원들로부터 "성공가능성 희박" 판정을 받아 제외됐을만큼 국산화가 까다로운 품목으로 지적돼 왔다.
이같은전례가 있는 MLP프로젝트가 다시 추진되고 있는 것은 MLP가 전자부품 의 SMD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소재인데다 전자세라믹분야 요소기 술의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당장 이동통신부품이나 광대역 ISDN용으로 수요가 확대 되고 있는 등 개발이 시급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기대를 갖게하고 있다.
특히이번 프로 젝트는 실패에 따른 위험분산과 개발효율성 증대를 위해 "기 술이전 예약제"라는 새로운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성공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는 것이다.
기술이전예약제란주관연구기관이 향후 유망한 연구개발대상과제를 발굴하고 개발에 필요한 연구비.인력.장비.시험환경을 확보하여 선행 개발하고 개발이 성공할 경우에 산업 재산권, 노하우실시권 및 연구장비를 이전한다는 전제로 기술이전실시 대상 기업을 공모.선정하여 대상기업으로 하여금 총 연구비의 10%만을 예치토록 해 연구개발에 공동참여하는 제도를 말한다.
다시말해 개발 성공시에는 이에 소요된 연구개발투자비를 참여 기업이 분할 상환하게 되지만 실패시에는 예치금을 전액 환불해 주도록 돼 있어 기초기술 및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이 과도한 위험부담없이 유망 신규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KETI로서는 MLP개발이 대기업들이 실패한 전례가 있는 데다 오랜 기간에 걸쳐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돼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 때문에 참여기업을 확보하기가 힘들었던 것이 "기술이전 예약제"를 도입한 한 가지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일물산은93년 매출액규모가 1백억원 내외인 중소기업으로 소방 호스와 스위치를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회사로 첨단기술분야로의 사업다각화를 모색 하던 중 KETI와 손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물산측의이번 프로젝트담당자인 정태연이사는 "회사규모에 비해 덩치가 큰 프로젝트로서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개발성공후 적극적으로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이 과정에서 스위치사업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십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KETI의개발담당자인 윤종광 박사도 "그동안 MLP개발이 실패를 거듭한 이유 중 하나는 파인세라믹스 제조기술과 기계.금형분야 기술이 조화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스위치 제조업체로서 제일물산이 보유하고 있는금형및 기계가공분야 노하우와 KETI의 파인세라믹스기술이 접목될 경우 성공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어쨌든KETI와 제일물산은 1단계로 95년 5월까지 1백핀급 PGA 패키지를 개발 할 계획이다. 다음 2단계(96년 12월까지)에는 B-ISDN의 스위칭분야 패키지에 수요가 대량발생할 것으로 보고 이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따라서연구개발자금은 B-ISDN을 개발하기 위한 KT와 ETRI 공동의 HAN프로젝 트자금에서 지원을 받게 되며 2단계까지 모두 38억원의 연구 자금을 확보해 놓았다고 KETI측은 밝혔다.<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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