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가 갖고 있는 잡스에 대한 이미지는 지나치게 이상적인 것이었다. 그렇기때문에 페로는 넥스트에 투자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는 잡스를 천재쯤으로 생각했고, 그의 가족은 노먼 록웰의 그림에 나오는 인물쯤으로 여겼다.
페로는내셔널 프레스 클럽(신문회관)에서 이렇게 연설했다.
"나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끝으로 말을 맺고자 한다. 아주 총명한 젊은이에 관한 이야기인데 그는 너무 똑똑하여 고등학교 재학시절에 스탠퍼드 대학에서 공과강의를 청강할 수 있도록 허락받았지만 너무 가난하여 대학에 갈 형편이 아니었다. 그는 취미로 밤이면 차고에서 컴퓨터 칩을 가지고 여러가지 작업을 했다. 노먼 록웰의 그림에 나오는 인물처럼 생긴 그의 아버지가 하루는 와서 "팔수 있는 것을 만들든지 아니면 일자리를 구해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지 60일만에 아버지가 만들어준 나무 상자안에 첫번째 애플 컴퓨터를 만들어 넣게 되었다. 고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한 그가 사실상 세계를 바꾸어 놓은 것이다." 좀 야비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페로가 거창하게 묘사한 잡스의 약력에는 불분명한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잡스는 가난해서 대학 다닐 형편이 안되기도 했지만 시작한 공부를 마치려는 의지도 약했다. 오레곤주에서 등록금이 비싼 리드 대학에서 잡스는 대학생활을 시작했지만 졸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에서 잡스 같은 사람이 갈 수 있는 대학은 리드말고도 많았다. 그리고 최초의 애플컴퓨터는 스티브 잡스가 아닌 스티브 워즈니악이 개발했음에 도 불구하고 페로는 전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페로가 "기업인"이라는 방송프로그램을 보고 잡스가 "똑똑하고 겸손하며 자만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잡스의절친한 친구조차도 잡스를 그렇게 묘사하지 않을 것이다. 잡스가 마의 거인들을 모두 정복했다는 페로의 다음과 같은 말을 또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이 젊은이는 자본 집약적인 IBM과 대결하여 모두를 통째로 삼켜버렸다. 81년 발표되어 큰 성공을 거둔 IBM 퍼스널 컴퓨터와 그성공으로 타격을 입은 애플을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누가 누구를 통째로 잡아먹었단 말인가.
또잡스가 자금관리에 있어서 어리석은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현재 잡스가 50년 사업 경험과 맞먹는 사업수완을 가졌다는 페로의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잡스는 2년을 더 기다려 주가가 8배로 뛸 때까지 참지 못하고 85년 최저 가격으로 애플사 주식을 거의 모두 매각해버렸다. 잡스가 얼마나 경솔했는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잡스는 자기가 없으면애플이 망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매킨토시 잡지의 창간인인 데이비드 번넬에게 애플이 망할 것이기 때문에 하나만 남겨놓고 애플주 모두를 팔아버렸다고 말했다.(애플주 하나를 남긴 이유는 계속 주주 보고서를 받아보고 머지않아 닥쳐올 애플의 자멸을 지켜보기 위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잡스가 애플 주식을 팔았다고 해서 잡스가 장담한 대로 주가가 극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주식 및 증권거래위원회의 보고서를 보면 잡스 는 85년 중반 및 후반 단계별로 몇달에 걸쳐 그의 주식 대부분을 매각한 사실을 알수 있다. 그러나 애플 주식 값이 뛰어오르기 바로 직전 주식을 매각 함으로써 잡스가 입은 막대한 자금 손실에 대한 소문은 여러가지 양상을 띠며 잡스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모험 자본가들 사이에서는 잡스가 3억달러를 잃었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 금액은 믿기 어려울 만큼 많은 것이지만 증권거래소 자료를 보면 3억달러라는 수치도 낮게 책정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계산 방법은 자료에 따라 다르고 주식 매각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실제로 손해 본 금액은 거의 7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시기를 못 맞추어 애플주를 청산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상쇄하기 위해 넥스트는 보통이 아닌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어야 했다.
86년 페로가 넥스트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 이유 중 마지막 이유를 짚고 넘어가야할 것이다. 그당시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였기 때문에 가장 흥미 있는일이기도 하다. 페로는 79년 빌 게이츠로부터 당시 신생 기업이었던 마이크 로소프트사를 매입하지 않은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그 해 24세된 게이츠는 회사 매각에 관한 협의를 위해 댈러스에 있는 페로의 집무실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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