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TV,유럽시장 진출 강화

미국 상업TV방송이 유럽가정에 밀려들고 있다.

과거 유럽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TV 프로그램은 정부 소유의 국영 방송국이 보내주는 교양위주의 2~3개 채널에 불과했다. 정부의 엄격한 보호아래 놓인국영 방송에서 "심슨 가족" "오프라 윈프리" 등 흥미위주의 오락프로그램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한 일이었다.

그러나최근 정부의 방송규제가 완화되면서 유럽인들이 시청할 수 있는 방송 채널수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늘어났다. 영국에서는 주말 저녁 이면 심슨 가족을 즐기며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주부들은 오프라 윈프리이야기로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미국의인기 심야쇼 진행자인 제이 르노는 지난 연말 유럽에 방송된 자신의첫프로에 나와 "우리 문화를 타락시켰듯이 이제부터 당신네 문화도 망쳐놓게될것 이라며 농담섞인 인사를 했다.

과거유럽에 진출한 미국 방송 업체들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이어컴 사의 "MTV" 같은 음악전문 방송채널은 이미 6년전 유럽에 진출해 뮤직비디오방송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유럽에 밀려 드는 미국 방송업체들은 프로그램 서비스만 제공했던 과거와는 달리 직접 자본 을 투자하고 있다. 정부의 민영화와 상업방송 허가조치로 유럽의 방송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MTV,CNN 등의 인기에 힘입어 유럽에는 이미 케이블(CA)TV나 위성 방송에 대한 폭넓은 대기시청자층이 형성돼있다. 이들 방송은 또 유럽어디에서나 동시 에 볼 수 있는 범유럽 광고시장도 형성했다. 빌 로디 MTV 유럽 현지 법인 사장은 현재 유럽 위성방송 광고시장은 연간 3억달러규모에 불과하나 앞으로10년내 3백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가정의 문을 두드리는 미국방송업체들이 노리는 것도 유럽 방송광고 시장의 성장가능성이다. 미국 3대 방송사의 하나인 NBC 유럽 현지 법인의 패트 릭 콕스전무도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으며 미국 방송업체들은 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못하면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며 유럽시장 진출 배경을 설명한다. NBC는 현재 케이블과 지상파 방송으로 유럽 의 3천만 가정에 뉴스 및 연예 오락방송을 제공하고 있다.

캐피틀씨티즈/ABC는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프랑스 스페인 독일 영국 등의4개 TV프로덕션을 인수해 유럽 방송시장 진출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3대 방송사 가운데 비교적 보수적 성향이 강한 CBS도 영국 방송사와 손을 잡고 유 럽판 CBS 저녁뉴스를 제작해 영국 및 기타 유럽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방송업체들의 유럽 방송시장 진출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고 있다.

기업인이나정부관리, 혹은 유럽을 여행중인 미국인들을 겨냥해 미국 제작프로그램을 별다른 수정없이 제공하는 전략의 한 유형이다. 대표적인 예로 NBC 를 들 수 있다.

NBC는미국적 색채가 짙은 CNN, MTV 등이 유럽에서 인기를 거둔 데에 영향을 받아 "NBC 저녁 뉴스", "투데이 쇼" 등 시사프로그램을 그대로 유럽에서 방송하고 있다. 유럽 각국의 문화와 언어적 배경이 다양해 이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는 무리라는 배경에서다. 하지만 대부분 방송 전문가들은 NBC의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당기간 인내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다른 전략은 현지에서 제작한 토착 프로그램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전략이다. 이 전략을 대표하는 업체는 ABC다. 이 방송사는 이미 10여년 이상유럽 방송시장진출에 대비해 현지에 프로덕션을 갖고 있으며 유럽의 스포츠 전문채널인 유로스포츠 지분의 3분의 1도 보유하고 있다.

이와관련, 허버트 그래나드 ABC 케이블 앤드 인터내셔널 사장은 "미국에서 만든 프로그램을 유럽의 시청자들에게 강요하기 보다는 현지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라고 말한다.

무리없는 전략이다. 그러나 기존 유럽 방송과 차별화가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는 있다.

결국 서로 다른 두 가지 전략 중 어느 것이 주효할지는 시간이 지나야만 분명해질 것이다.<함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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