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올해 PC SW업계 전망 흐려

치열한 시장경쟁과 가격인하로 미국 PC 소프트웨어업체들이 깊은 수렁에 빠지고 있다.

PC하드웨어 시장 가격경쟁의 연쇄반응으로 소프트웨어 가격도 바닥을 모를정도로 추락 하고 있다. 93년 한해에만 PC응용소프트웨어 가격은 미국에서 3분의1 이상이 떨어졌으며 유럽에서도 약 4분의1 인하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응용프로그램은 연간 6백억달러규모로 평가되는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3분의1에 해당하는 2백억달러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매출신장률이 가장 높은 분야다. 하지만 이제 이시장에서 누구도 살을 깎는 가격 경쟁을 피할 수없게 됐다.

전통적으로소프트웨어시장에서는 점유율 확대가 지상과제다.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날로 높아지는 프로그램 개발비를 대량판매와 수년간에 걸쳐 이뤄지는 업그레이드로 상쇄해왔다. 특히 업그레이드는 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게이츠회장이 자기 회사의 전체매출 가운데 4분의3 이상이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뤄진다고 인정하듯이 소프트웨어업체들의 대표적인 달러박스다.

이런상황에서 대기업에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신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바로 경쟁 업체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미 일상 용품화된소프트웨어시장에서 자사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격을 내리는 길밖에 없다.

볼랜드는로터스 디벨로프먼트의 스프레드시트시장을 파고들기 위해 지난 92 년에 4백95달러 하던 제품을 5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볼랜드의 아성을 허물기 위해 정상소비자가 가 4백95달러인 제품을 99달러에 내놓았다.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는 노벨을 무너뜨리기 위해 넷워크 운용 체계 (OS)를 대기업에 거의 공짜라 할 수 있는96%의 할인율을 제시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시장의경쟁이 치열해지며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연구개발(R&D) 비보다 판매 및 마키팅분야에 더많은 자금을 쏟아붇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데이터모니터사가 대규모 소프트웨어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90년대 판매 및 마키팅비용은 전체 매출액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난데반해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14%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격인하와비용증가는 소프트웨어업체의 수익을 악화시키고 있다. 93년 3.

4분기를기준으로 볼랜드의 순이익은 2.6%로 낮아졌으며 로터스도 7.6%의 순익을 남기는데 그치고 있다. 소프트웨어시장의 최대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 의 순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6%에서 24.3%로 낮아져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줬다. 빌 게이츠는 장기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순익이 15% 수준 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환경이날로 악화되자 종전에는 관심을 두지 않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활로를 모색하려는 소프트웨어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소프트웨어시장의 대표주자인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정용PC 시장을 파고들어 돌파구를 찾는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어린이들을 위한 최초의 워드프로세서 및 데스크톱출판(DTP)소프트웨어인 "크리에이티브 라이터" 를 내놓았으며 어린이들이 PC로 그림등을 그릴수 있는 "파인 아티스트"를 올초 내놓을예정이다. 일반가정을 상대로 한 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유통 방식도 대대적으로 뜯어고쳤다.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 양판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동시에 우편판매와 시연판매제도도 도입하고 있다. 또 최근 CD롬 드라이브를 갖추고 있는 가정이 늘어나자 아예 CD롬에 시연 프로그램을 담아관심있는 제품을 사용해보도록 하는 새로운 유통방식도 채택하고 있다.

자사제품 사용자들에게 전문적인 기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최근 소프트 웨어업체들의 영업강화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를들어, 마이크로 소프트 는 "윈도즈 NT"를 내놓으며 사용자들이 이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기술자문팀을 따로 조직했는데, 서비스를 받은 사용자 들은 자문팀의 권유로 다른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과거 무료로 제공되던 서비스에도 요금을 부과한다는 것도 최근 곤경에 처한 소프트 웨어업체들이 고육책으로 택하는 자구방안의 하나다.<함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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