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습한 기후로 인해 사시사철 사용하고 있는 에어컨도 대부분 일본제품 이며 호텔방 마다 설치돼 있는 냉장고며 컬러TV도 일본제인 것은 마찬가지다.
아직까지수입선다변화등의 정책적인 조치로 일본대리점들을 찾아볼 수 없는우리나라와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모습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언제부터인가 전자강국이라는 명예를 지켜오고 있다.
외국산전자제품이 판을 치고 있는 가운데서도 대만이 세계 전자산업의 강국 으로 떠오르는 역설은 과연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실제전세계 전자산업이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곤두박질을 친 올 상반기만 하더라도 대만의 전자제품 수출은 전년같은 기간에 비해 10.6%가 늘어난 99억 2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73억6천만달러. <표참조> 비록 일본의 가전제품이 대만을 휩쓸고 있지만 대만은 전자 분야에서 만큼은흑자를 유지하면서 전자강국이라는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만전자산업이 이처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는 부품산업에서 찾을 수 있다.
올상반기까지 대만 전자부품 수출총액은 47억7천2백만달러. 이것은 전체 대만 전자제품 수출액의 48%에 해당하는 것이다. 또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서도 15.1%가 증가한 것으로 전자관련 제품중 가장 높은 수출신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수치가 말해 주듯 대만의 부품산업은 대만 전자산업의 성장을 이끌고있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대만경제부 공업국이 최근 발표한 주요 산업별 동향을 살펴보면 저항기산업 의 경우 현재 약 2백개 기업이 참여해 생산제품의 약 80% 정도가 홍콩.미국 .싱가포르.일본등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축전지산업에도 약 2백개 중소기업이 최근 시장수요의 변화에 따라 표면실장제품들을 잇따라 선보 이면서 대만의 부품산업을 이끌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PCB (인쇄회로기판)제조업체들도 지금까지의 단면 및 양면 PCB 생산 에서탈피 다층기판 및 고밀도 천공 양면 기판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최근 생산라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대만은 전자 제품의 경박 단소추세에 대응키 위해 정부 차원에서 "서브 마이크로 제조 기술 계획"을 마련, 부품산업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지난 90년부터 오는 95년까지 5년간에 걸쳐 추진되고 있는 이계획에는 약 70 억 대만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며 현재 0.7㎙제조 및 설계기술과 2백56KS램 및D램 시제품이 개발되는 성공을 거두었다.
전자부품의발전추세와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는 전기부품들도 전자상품의 소형화.경량화.박막화 요구에 부응키 위해 에나멜선의 경우 이미 극미세, 초 극미세선의 개발이 이루어지는등 더욱 정교하고 미세한 전자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만의 부품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대만 전자산업중 가장 취약한 면을 보이고 있는 분야가 통신산업이다.
이같은이유는 통신분야에 대한 기업들의 진출 자체가 늦은데다 관련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력 및 기술의 부재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정부가 우선적으로 통신관련 기술을 외국으로부터 도입해 흡수 한다는방침아래 ISDN 사용자설비.전송설비 및 개인 이동통신제품 관련 기술의 도입 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취약점을 조기에 극복키 위한 조치 로 풀이되고 있다.
대만정부는 이와함께 정부 차원의 자체상품 구매확대등 내수 시장확대를 계기로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국제적으로 인정하는 품질인증기관에 등록, 해외시장을 개척한다는 이원적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대만의 통신관련 기업규모가 너무 작다는 것을 감안, 해외 기업과의 전략 적인 동맹을 맺거나 대만업체간의 합병을 적극 주선, 조기에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대만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한 "대만 통신공업 국제전략 연맹 계획 을 지난 91년 수립해 이의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통신제품의 해외 진출을 위한 해외판매망.기술.상품상의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시장개방으로자국 시장을 일본에 송두리째 내놓은 가전분야는 현재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라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오디오.팩시밀리.음향기기.컬러TV.전자계산기.전자악기.전자오락기산업등은 보급확산으로 인해 성숙단계에 들어서면서 침체에 접어들기 시작했으며 흑백 TV.레코드판.라디오 녹음기.전자시계등은 이미 사양기에 접어들고 있다.
성장기에있는 제품으로 대만업체들이 생산하고 있는 것들은 컴팩트 디스크 플레이어.가정용 위성수신기.유선 TV시스팀.전자조명기 정도로 최근 전 세계 적으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멀티미디어를 비롯한 첨단의 가전 제품은 현재연구단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상황에서 아직까지 대만의 가전산업을 대표하고 있는 제품은 에어컨 .난방기.냉장고.세탁기 및 선풍기등이다.
에어컨산업은지난 81년 대만 정부가 "에어컨 에너지 효율 비효율 관리법 (E ER)"을 실시해 어느 정도 자국 시장을 보호해 왔으나 최근 외국 업체들이 이 규격에 맞는 제품을 생산, 저가로 공급함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냉장 고 산업 또한 1백% 자체개발능력은 확보하고 있으나 국제시장에서는 아직까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세탁기는대동.성보.동원.산요.마쓰시타.중흥등이 주로 생산하고 있으나 최 근들어 해외 저가제품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가장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
대만의가전제품 수출중 최근까지 줄곧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 선풍기.
그러나90년들어 중국등의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이 뒤지고 대만의 높은 임금 상승, 노동력부족등으로 그 위치는 현저히 위축되고 있다.
특히대만 제조업체간 치열한 경쟁으로 적절한 이윤을 확보할 수 없게돼 설비확장 등 산업발전은 이제 한계에 달하지 않았느냐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이같은가전산업의 침체를 돌파하고 가전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대만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고선명(HD)TV 개발계획이다.
현재이 프로젝트에는 경제부 공업국과 대만전공금재공업동업공회(TEAMA) 등정부 및 관련단체를 비롯, 중흥전공.대만마쓰시타.동원전기.신역공사.산요전 기등 5개 민간기업이 산.관.학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고 있다.
이컨소시엄의 임무는 *HDTV 핵심기술 확보 및 응용범위의 확대 *HDTV 생산 및 부품생산을 위한 투자계획 수립 *HDTV 관련 전문인력 배양 *HDTV 보급 및 방송계획 수립 *HDTV 전시센터 설립등이다.
경제부공업국측은 "당초 계획대로 HDTV의 개발이 추진될 경우 오는 97년 7월 지면 및 위성을 통한 시험방송을 거쳐 98년 1월부터는 본격적인 방송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결국대만의 전자산업은 첨단이 아닌 비첨단기술만으로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얼룩얼룩하게벗겨진 페인트로 둘러싸인 건물들 그리고 그 사이를 바쁘게 지나는 초라한 차림의 대만인들의 모습에서 대만이 세계 최대의 외환 보유국이 라는 모습을 찾을 수 없듯 대만의 전자산업은 한국등 타 경쟁국에 비해 크게내세울 것이 없으면서도 전자강국이라는 위치를 과시하는 역설을 보여 주고있는 셈이다.【양 승 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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