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전산업계가 새해 벽두부터 지난해 말에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 (U R) 대응전략을 마련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무역장벽을 허물어 세계 경제질서를 일거에 재편할 UR의 파고를 슬기롭게 넘기 위한 대책이 총체적으로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전산업 전체의 득실에서는 분명 잃는 것보다는 얻는게 많다는 전제하에 UR를 효과적으로 소화하려는 노력들이 역력하다. 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전기전자업계는 각종 규제.관세등과 같은 무역 장벽들이 상당부분 낮춰질 것으로 내다보고 수출확대에 총력전을 펼칠 계획을 세워 놓고있다. 전기전자업계는 올해부터 수출시장이 다소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이러한 경제질서변화에 따른 이득을 챙길 수 있는 묘안짜기에 여념이 없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UR로 세계무역장벽이 일거에 낮춰지고 무너질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불행하게도 세계무역환경은 UR취지와는 상반되 게변하고 있다. 오히려 또다른 무역장벽이 더욱 높고 견고하게 쌓이고 있다.
한켠에서는 대대적으로 무역장벽을 허물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 구석 에서는산업계의 목을 죄는 장벽들이 하나둘씩 차곡차곡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무역장벽으로 대두되고 있는 핵은 다름아닌 국제규격이다.
바로규격문제가 국내 전기전자산업계의 발목을 잡는 또다른 무역 장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무역질서는80년대들어 보호주의가 팽배해지면서 EC.NAFTA 등 지역별로 블록화되는 추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블록경제의 턱이 높아지면서 세계경제는 끝간데없는 침체의 늪에 허덕였고 이제 UR를 통해 개방의 탈출구를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국제규격이란 복병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수출걸림돌로 작용 하고있다. 수출 관계자들은 관세.단덤핑.쿼타제 등 그동안 무역장벽의 대표적인 사안들 과 같은 가시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인식되는 규격문제가 산업계의 아킬레 스건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92, 93년에 걸쳐 전산업계가 ISO-9000시리즈란 규격열풍으로 일대홍역을 치른 것도 다름아닌 국제규격의 문제인 것이다.
일개규격에 지나지 않는 ISO-9000시리즈에 전산업계가 허둥댈 수밖에 없는것은 이 규격의 실상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선ISO의 개념이 그동안 진행해온 규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ISO는단순히 제품의 사양.품질에만 국한돼온 기존의 규격개념이 아니라 생산단계에서부터 사후관리까지를 총체적으로 규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말해단순히 일정수준의 품질을 갖춘 제품을 생산하는 것만으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품질 관리에 필요한 전요소를 규격화한 종합 품질관리시스팀이 바로 ISO이다.
국내산업계가온통 ISO-9000시리즈로 난리법썩을 떠는 연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규격은 제품자체에 대한 것만으로 끝나지 않고 있다.
최근마련중인 국제 규격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대두되고 앞으로 상당한 규제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중의 하나가 이러한 본질의 차이에서 오는 파급효과에 있다.
두번째는이러한 ISO취득이 거스릴 수 없는 대세라는 사실이다.
이제는세계규격을 무시한 채 제품을 개발.생산.수출하는 일은 상상을 할 수없을 정도다.
이미수십년전부터 있어왔던 이러한 추세가 새삼 근자에 와서 문제가되고 있는 것은 최근들어 이러한 규격사항이 구체적이고 반강제적인 의무사항으로급 속히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규격을 간과할 수 없는 또다른 이유는 이러한 규격이 근자에는 대단히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ISO-9000시리즈에서볼 수 있듯이 국제품질보증시스팀 인증제도가 한 회사의 제품생산현황과 수준을 규격화 하고 있는 것처럼 최근의 규격범위는 기존의규격개념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향후 전기전자산업의 꽃으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정보 처리기술에서부터 환경문제까지 제품군은 물론 생산단계에서 고려가능한 모든 대상들이 속속 국제규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가운데 환경규격은 ISO-9000시리즈를 훨씬 능가하는 파급 효과를 몰고올것으로 예상돼 국내 전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ISO는지난 6월 모든 공산품 제조시 각종규제치에 부합하는 공정 및 제품을 생산하도록 규격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환경관리에 대한 세계 규격을 마련키로 합의, 이의 세부규격제정을 담당할 TC-207위원회를 정식 발족시켰다.
이에따라 그동안 프레온가스 및 화석연료등의 사용을 규제하는 각종 세계협약속에 추진돼온 환경규제는 이제 환경관리시스팀이라는 새로운 규격 형태로 발전하면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제재조치를 취할 것을 전망되고 있다.
특히TC-207은 모든 공산품의 제조시 제품을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완제품 까지 고려가능한 모든 환경기준을 적용하는 종합환경관리인증시스팀으로 품질 인증시스팀 ISO-9000시리즈를 탄생시킨 TC-176의 위력을 능가하는 기술 위원 회로 평가되고 있다.
게다가정보화시대의 핵심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정보처리기술에 대한 국제규격이 국제규격분야의 세계 양대기구인 ISO.IEC의 조인트 TC(기술위원회)형태 로 본격 제정되고 있다.
시스팀의통합화추세가 갈수록 두드러지면서 전기전자이외의 국제 규격을 관장하는 ISO와 전기전자분야의 규격제정을 총괄하는 IEC가 정보처리기술에 대한 국제규격을 공동제정키로 손을 잡은 것이다.
정보처리기술규격가운데는 개방형통신시스팀(OSI)상호접속을 위한 정보이송 및 관리, 멀티미디어/하이퍼미디어정보의 코드표현등 최첨단 정보처리 기술 등이 총망라돼 있다.
국제규격에있어 이제 ISO(국제표준화기구)와 IEC(국제전기표준화위원회 가따로 없는 것이다.
IEC국제규격이최근 첨단 전기전자분야에 집중됨에 따라 이에 대한 표준화는 물론 규격논의조차 거의 전무한 국내 전자산업계의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실정이다. 특히 국내 전자산업계는 이와 관련한 국제규격의 정보수집이나 검토작업없이 첨단 전기전자제품 개발에 대거 나서고 있어 차세대제품개발방향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IEC국제규격이 첨단분야에 집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관련 업계는 IEC총회 및 이사회등에 거의 참가하지 않고 있으며 국내 관련규격 또한 이를 적극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국내산업계는 ISO.IEC의 동향 및 제정준비중인 신규격에 대한 종합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기전자분야의 국제규격을 관장하는 단체인 IEC가 근래들어 그동안의 수동 적 자세 에서 탈피, 대단히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국내 전기전자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는ISO-9000열풍으로 인해 전기 전자이외 규격을 총괄하는 ISO는 널리 알려진 반면 전기전자분야의 국제 규격을 총괄하는 IEC는 그 지명도가 대단히 낮다.
IEC에대한 인지도는 관련산업계조차 IEC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할 정도로 미미하다.
IEC의활동은 ISO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92년까지만 해도 IEC의 최신 동향에 대한 국내 산업계의 입장은 강 건너 불구경은커녕 불이 났는 지조차도 제대로 모르는 실정이었다.
IEC는분명 ISO와 함께 명실상부한 국제규격의 양대산맥이다.
IEC는ISO보다 역사가 오래된 기구다. 전기전자분야의 국제규격제정 및 보급 , 이해를 증진 한다는 취지에서 1906년에 설립됐다. 47년에 설립된 ISO 보다 무려 40여년이 앞선 기구다.
회원국만도44개국 (93년 8월기준), 규격수만도 3천여종을 넘는다. 물론 IEC 는 회원국이 90개에 이르고 규격수가 8천3백71종(92년 8월기준)인 ISO와 비교하면 규모나 영향력면에서 다소 뒤지는게 사실이다.
하지만IEC는 관련제도를 분야별로 폭넓게 적용하고 있어 절대로 ISO의 파급 효과에 뒤지지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IEC에는우선 국제규격분야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IECEE(국제전기기기 인증제도)가 26년에 도입, 운영되고 있다.
이와함께 IEC산하에는 "IEC전자부품품질인증제도"라 불리는 IECQ가 있다.
IECQ는국내전자업계에 다소 알려져 있는 시스팀이다.
IECQ산하에는IEC전자부품 품질 인증제도의 운영 및 관리를 담당하는 CMC(검 증관리위원회)와 국제 검사기관의 승인, 품질인증과 검증에 관한 사항 및 시행규제의 균등한 적용에 관한 업무를 주관하는 ICC(검사조절위원회) 가 각각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IEC가 기본규격에 이어 첨단 전기전자분야에 대한 새로운 규격들을 잇따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IEC는최근 들어 첨단제품 및 미개발된 차세대 전기전자제품에까지 표준화를 마련,이를 국제규격으로 대거 채택하고 있다.
IEC는최근 85개의 TC(Technical Committee), 1백80개의 SC(Sub-Committee) 를 통해 통신분야의 고주파제품.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분야에 대한 국제 규격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세부사항을살펴보면 무선통신전송기기.이동통신서비스용기기.의료기기.고정 밀측정제어기기.레이저장치 등 첨단 전기전자분야가 총망라, 표준화돼 있다.
IEC는또한 반도체분야인 TC-49에 최근 기존 IC, 디스크리트는 물론 광디 바이스.LCD 액정디스플레이 .고상디스플레이 등을 포함시켜 이 부문에 대한 국제규격을 마련중이다.
특히IEC는 고주파의 FET(전계효과트랜지스터), 다이오드 등 마이크로웨이브분야에 대한 규격제정을 서두르고 있다.
국제전기표준화위원회는이와 함께 최근 세계전자업계의 관심사인 SMT (표면 실장기술)분야를 TC-91로 선정, 국제규격마련에 본격 착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SMT국제규격을제정하게 될 TC-91보고서에 따르면 표면실장기술의 표준화를 위해 디바이스는 물론 소재.조립.테스트.자동화기술등에 대한 규격을 일괄제정토록 명시돼 있다.
이와함께 IEC는 TC-92를 통해 음성.영상.부수신호 및 제어신호의 생성.전송 .수신. 처리.기록재생등의 전자기기 및 유사기기의 안전성에 대한 표준화를 마련, 국제규격화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IEC는 최근 ISO와 손을 잡고 정보화시대의 핵심분야로 떠오르고 있는정보처리 기술에 대한 국제규격을 마련중에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정보통신 분야의 시스팀통합추세에 발맞춰 ISO와 IEC가 정보처리기술에 대한 국제규격을 공동제정키로 합의, 최근 "JTC(Joint Technical Committee) 1"이 라는 새로운 기술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규격제정작업에 착수했다.
ISO.IEC는 최근 18개의 SC와 85개의 워킹그룹을 구성, 정보처리기술에 대한 분야별 규격논의에 들어갔다.
ISO/IEC가 WG 및 SC를 공동 마련중인 정보처리기술규격 가운데는 SC-6의 시스팀내에서의 통신과 정보의 교환", SC-7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SC-17의 "인식카드와 관련부품"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TC내에는이외에 개방형통신시스팀(OSI)상호접속을 위한 정보이송 및 관리 , 정보처리 기술장비의 상호접속, 마이크로프로세서시스팀.멀티미디어/하이 퍼미디어정보의 코드표현등 최첨단 정보처리기술이 집합돼 있다.
특히통신 및 개방형 시스팀 상호접속 분야에서 전송서비스를 지원하는 각종기술을 담고있는 SC-6그룹분야는 정보통신산업의 핵심분야로 알려져 국내 정보통신업계의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분야가 다른 ISO와 IEC가 이제는 규격 제정에 있어 더이상 독립적이지 않고필요하면 언제라도 손을 잡는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IEC.ISO가정보처리 기술규격 제정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최근 정보통신기술이 통합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기술의 복합화로 전기전자분야와 그외 분야를 구분하기 힘든 정도로 산업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데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때문에정보화시대로의 진입을 선언한 국내에서도 정보처리분야에 대한 규격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게 일고 있다.
한편국내에서도 IEC의 활동에 대한 준비작업이 최근들어 본격화되고 있다.
공업진흥청은 지난해 5월 KS규격 검토전문위원회와 IEC/ISO규격 검토전문위 원회를 통합, 공업산업표준 심의위원회를 발족시켜 IEC의 활동에 적극 대처 키로 했다.
공진청은이와 함께 국내규격에 반도체.LCD.문헌정보.유니버설코드.전기분야 산업안전.선풍기(전동응용기구)등 첨단전기전자 6개분야를 추가 신설키로 하고 이 업무를 수행할 산업표준 심의위원회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공진청은이와 관련, IEC동향을 국내규격에 반영시키는 역할을 담당할 첨단 전기전자분야의 전문위원회를 속속 발족시키고 있다.
지난해반도체.LCD분과위원회가 구성됐고 조만간 SMT(표면실장기술) 를 총괄 하는 TC-91전문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으로 있는 등 공진청 산업표준심 의위원 회산하의 전문위원회가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정부와함께 관련단체.업계들의 발걸음도 점차 바빠지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연구조합은학계.산업계의 전문가 10여명을 대상으로 전문 위원을 위촉, LCD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LCD분야의 표준화 및 국제규격에 대한 대응작업마련에 착수했다.
한국반도체연구조합또한지난해 TC-47내의 반도체개별소자 SC-47E전문위원회 가 구성됨에 따라 전문위원회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함께 IEC의 SMT국제규격제정에 대응키 위한 TC-91전문위원회 및 문헌정보.유니버설코드.전기분야산업안전.선풍기 전동응용기구 등 6개의 위원회가 추가 발족될 예정이다.
특히공진청은 IEC국제규격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대두되고 있는데도 불구 하고 국내업계의 인식이 크게 부족함에 따라 지난해 IEC SC-47E의 간사국 가입을 수락, 대외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IEC에 대한 국내 전기전자산업계의 자세는 대단히 미온적이라는 지적 이다. IEC 의 활동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첨단제품은 물론 아직 상품화가 안된 미래의 차세대제품, 개발중인 제품등을 규격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때문이다. 규격과 관련한 정보의 품질이 어느정도 주요한지는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바로 VCR다.
일본이세계최초로 개발한 베타방식의 VCR가 빛도 보지 못한채 사장된 것은정보의 품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기록 되고있다. 엄청난 개발비를 투입해 어렵사리 개발한 상품이 하루아침에 전자 산업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은 곧바로 미주도의 VHS방식이 세계규격으로 채택됐기 때문이었다. 국제규격추이를 무시한 채 개발한 베타방식 VCR는 엄청난 투자비만 삼켜버린채 곧바로 몰락했고 세계시장은 VHS방식이 완전 석권하고 만 것이다.
국내전기전자업계는 국제규격의 최신동향을 무시한 채 첨단제품개발에 나서는 것이 얼마나 투자리스트가 큰 것인지를 절감하고 규격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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