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폭락장에도 60% 치솟았다…'분쟁 프리미엄' 붙었다는 이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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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진빌딩 외경. 사진=한진칼
한진칼 경영권 확보 경쟁에 배팅
상승세 5거래일 만에 58.3% 올라

코스피가 하루 만에 5% 넘게 급락한 폭락장에서도 한진칼 주가는 일주일 새 60% 가까이 치솟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호반그룹 사이 경영권 경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다. 호반그룹이 조 회장 측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최대주주에 오른 데 이어 조 회장의 추가 지분 매입도 예정돼 있어 시장에서는 경영권 확보를 둘러싼 경쟁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7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 6일 전 거래일보다 2.99% 오른 19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2만3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미국발 인공지능(AI) 투자 우려로 코스피가 5.86% 급락한 상황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가 급등은 지난달 30일부터 본격화했다. 당시 12만3900원이던 한진칼 주가는 이달 2일 13만4800원으로 오른 데 이어 3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5거래일 만에 58.3% 뛰었다.

우선주인 한진칼우의 상승세는 더욱 가팔랐다. 지난 6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8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0일 종가 2만6300원과 비교하면 일주일 새 206.5% 폭등했다.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까지 급등하면서 경영권 경쟁 기대가 한진칼 관련 주식 전반으로 확산한 모습이다.

주가를 끌어올린 핵심 배경은 최대주주 변경이다. 한진칼은 지난 4일 최대주주가 조원태 회장 외 18인에서 호반건설 외 3인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호반 측 지분율은 20.69%로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20.58%를 0.11%포인트 앞섰다. 호반이 한진칼 최대주주 지위를 차지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양측의 지분 경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도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선다. 조 회장은 다음달 3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한진칼 보통주 32만5000주를 추가 취득할 예정이다. 매입이 완료되면 조 회장 측 지분율은 21.07%로 높아져 호반 측을 다시 앞서게 된다.

호반의 대응 가능성도 변수다. 한화투자증권은 호반이 약 25만주, 지분율로는 0.37%포인트만 추가 확보해도 다시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4일 종가 기준 약 460억원 규모다. 양측의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추가 매수 여부에 따라 최대주주 순위가 다시 바뀔 수 있는 구조다.

다만 최대주주 지위가 곧 경영권 확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진칼 지분 14.90%를 보유한 델타항공과 10.58%를 가진 산업은행의 의결권 향방이 실제 주주총회 표 대결의 변수로 꼽힌다. 양측 모두 이들 주요 주주의 지지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경영권 구도를 바꾸기 쉽지 않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도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3명의 자리를 놓고 양측의 표 대결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한화투자증권은 집중투표로 이사 1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필요한 지분율을 약 31.33%로 추산했다. 호반 측 지분에 산업은행 지분을 모두 더해도 31.27%로 소폭 부족해 추가 우호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분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면서도 단기적인 경영권 변경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기 주주총회 의결권 기준일인 12월 31일까지 지분 확보 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반이 경영 참여로 방향을 바꾼다면 내년 주총에서 이사회 일부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주가에 반영된 경영권 프리미엄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iM증권이 사업별가치합산(SOTP) 방식으로 산출한 한진칼의 적정 시가총액은 약 3조3000억원이다. 반면 지난 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13조원까지 불어났다. 기업의 본질적 가치보다 경영권 경쟁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에 따른 프리미엄은 인정하면서도 단기 주가 급등은 부담스럽다고 진단했다. 실제 유통 가능한 주식 비중이 제한적인 만큼 추가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지면 주가가 더 크게 움직일 수 있지만, 매입 비용 역시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한진칼 주가의 향방은 호반의 추가 매수 여부와 조 회장의 지분 확대, 산업은행의 지분 처리 방향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경영권 경쟁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실제 양측의 행동이 이어질지, 현재 주가에 붙은 분쟁 프리미엄이 얼마나 유지될지가 향후 시장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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