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냄비에 끓여 먹기 귀찮아서…컵라면에 물 부었더니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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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생성형AI
국내외 제품 안가리고 수백개 미세 플라스틱 생겨

한국인이 즐겨 먹는 컵라면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비롯한 미세 입자가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뜨거운 물을 붓고 기다리는 일반적인 조리 과정에서 용기 내부의 플라스틱 코팅층 등이 입자 방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6일 기후·환경학계에 따르면 중국농업대학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식품구성 및 분석 저널(Journal of Food Composition and Analysis)'에 컵라면 용기의 미세플라스틱 방출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한국과 중국, 일본, 태국 등 4개국에서 판매되는 컵라면 10개 브랜드의 제품 20개를 분석했다. 각 제품에 섭씨 95도의 물 500㎖를 붓고 15분간 기다린 뒤 미세 입자를 측정했다.

그 결과 모든 시료에서 미세 입자가 검출됐으며, 컵라면 한 개당 평균 검출량은 318개였다. 폴리에틸렌(PE),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PE·PP) 복합성분, 폴리에스테르 등 다양한 플라스틱 성분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용기 내부의 플라스틱 코팅층에 주목했다.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적용한 코팅막에서 뜨거운 물과 접촉하는 과정에 미세 입자가 떨어져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종이 용기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컵라면 용기는 스티로폼 계열과 종이 재질로 나뉘지만, 종이 용기 역시 내부에 플라스틱 코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겉면이 종이라고 해서 플라스틱 성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컵라면 용기의 미세플라스틱 검출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KOTITI시험연구원 분석에서는 한 업체의 스티로폼 컵라면 용기에 섭씨 100도의 물을 붓고 30분간 방치했을 때 미세플라스틱 17개가 검출됐다.

다만 미세플라스틱이 실제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동물실험에서는 호르몬 변화와 염증 반응, 생식 기능 저하 등이 관찰됐지만, 이를 사람에게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다.

한국인의 높은 라면 소비량을 고려하면 관련 연구의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면 소비량은 약 40억6100만개로, 1인당 연간 소비량은 약 79개에 달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제6차 식품안전관리 기본계획'에 따라 올해 식품용 기구와 용기·포장재를 대상으로 미세플라스틱 실태조사 300건을 진행하고, 2029년부터는 식품을 통한 미세플라스틱 노출 조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 컵라면 대신 냄비 등 별도 조리도구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이번 연구만으로 특정 용기가 더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연구는 일상적인 식품 포장재가 미세플라스틱 노출 경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실제 인체 노출량과 장기적인 건강 영향을 규명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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