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국내 수급 안정을 전제로 경유 수출제한을 조건부로 완화한다. 정유사가 내수 공급 의무를 이행하고 적정 수준의 재고를 확보하는 경우, 전년 동월 대비 110% 내에서 추가 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11월 수출 물량부터 적용한다.
러시아에 대한 일부 정유사의 경유제품 수출이 우크라이나의 반발을 비롯해 국제 외교 문제로 비화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9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지난 3월 13일부터 내수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이 제도 적용 대상 석유제품의 수출량을 전년 동월의 100% 이내로 제한해 왔다. 같은 달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더 내보내지 못하게 상한을 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여건 변화를 고려해 경유 수출제한을 조건부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고, 이를 시행하기로 했다.
완화 배경은 원유 수급과 경유 재고 상황이다. 지난 3월 수출제한을 도입할 당시에는 원유 도입 차질이 우려됐으나, 최근 10~11월 원유도입량을 전년 평균 대비 100% 이상 확보하는 등 원유 수급에는 이상이 없다는게 산업부 설명이다.
최고가격제 이후 국내 경유 소비는 감소하는 추세라 충분한 재고 물량이 확보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최근까지 누적 경유 소비량은 7.2% 감소했다. 또 글로벌 경유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정유업계도 수출제한 완화를 요청해 온 만큼, 국내 수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여유 물량을 수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산업부 장관은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액 지정 및 과잉수출제한에 관한 규정'에 따라 석유정제업자와 석유수출입업자와 협의해 수출 물량의 한도를 조정할 수 있다. 정부는 정유사별로 추가 수출 수요 신청을 받은 뒤 11월 수출 물량부터 경유 수출제한 조건부 완화를 시행할 예정이다.
외국 정부의 공식 서한 등으로 유종과 물량, 공급 기간 등 구체적인 석유제품 공급 요청이 접수되는 경우에도 수출 물량의 한도를 조정하는 방안을 시행한다. 국내 수급에 차질이 없는 범위에서 국익 부합 여부와 국제 제재 저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한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