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판도 해킹하는 시대'...삼성전자, 유럽서 사이니지 보안 리더십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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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초대형 LED 사이니지가 신세계백화점 본점 외벽에 설치된 모습. 전자신문 DB

삼성전자가 보안을 앞세워 유럽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 전략을 수정한다.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디지털 사이니지(광고·정보 전송 디스플레이 시스템) 시장에서 화면 크기·밝기 등 하드웨어 사양 경쟁을 넘어 소프트웨어·시스템 파트너와 '신뢰'를 새 경쟁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 파트너 콘퍼런스 'In:Security 2026'을 개최한다. 삼성전자가 지역 파트너 대상으로 특정 상품군 보안 행사를 별도로 개최하는 건 이례적이다. 사이니지 보안이 부가 기능이 아닌 구매 조건으로 떠올랐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행사에서 위협 환경 변화, 규제 준수, 기기 관리 보안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 타이젠 OS와 녹스 보안 플랫폼, 상업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이 사이니지 보안에 어떻게 기여하는 지 소개할 예정이다. 하드웨어부터 OS, CMS, 원격 관리까지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보안이 핵심이다. 유럽 고객사가 요구하는 투명성과 운영 안정성에 대응하려는 포석이다.

기존 사이니지는 주로 폐쇄망에서 운영되는 탓에 기존 시스템에 보안 기능을 덧붙이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차세대 사이니지는 다르다. 디스플레이와 운영체제(OS), 클라우드, 콘텐츠관리시스템(CMS), AI 서비스가 하나로 연결된다. 광고판이 기업 IT 인프라 단말로 바뀐 셈이다. 연결 지점이 늘어난 만큼 취약한 고리 하나가 전체 네트워크 침입 경로가 될 수 있다. 광고판 자체가 해킹 표적이 되는 구조다.

위협 수위도 높아졌다.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은 정교함과 규모를 함께 키우는 중이다.

지난해 4월 캐나다 치킨 프랜차이즈 메리브라운 매장 약 300곳의 메뉴판과 드라이브스루 화면에 친팔레스타인 메시지가 떴다. 공격 세력은 외부 사이니지 공급업체 시스템을 통해 침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버스정류장 안내판에 도착 시각 대신 '자살폭탄 위험, 즉시 대피하라'는 허위 경보가 표출됐다. LA메트로는 외부 업체 콘텐츠관리시스템(CMS)이 뚫렸다고 밝혔다. 2022년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 대만 방문 때는 철도역과 세븐일레븐 매장 화면에 이를 비난하는 문구가 띄워진 것도 대표 해킹 사례다.

위협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2024년 292억2000만달러에서 2033년 577억8000만달러로 연평균 7.9%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사이니지 분야 선두 주자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점유율 35.2%로 17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연간 판매량은 250만대를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타이젠을 앞세워 별도 미디어 플레이어 없이 구동하는 SoC(시스템온칩) 사이니지 확산을 이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사이니지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콘텐츠관리 프로그램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업체(ISV), 현장에 장비를 설치·연동하는 시스템통합(SI) 업체와 하드웨어 공급사 간 보안 구조에 대한 공유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유럽을 중심으로 규제와 인증 요구가 강화되고 고객사 요구도 취약점 대응 방식, 사고 시 책임 소재까지 확대되는 등 보안이 중요한 조달 요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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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전망 출처: 리서치앤드마켓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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