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4평 채소가게서 온누리상품권 122억 결제…이소영 “국세청과 조사”

광주의 한 전통시장 내 4~5평 규모 채소가게에서 지난해 122억원에 달하는 온누리상품권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업체의 전체 매출 가운데 온누리상품권 결제가 95%에 달하는 데다 등록된 주소지에서는 제3의 업체가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부정유통 의혹이 제기됐다.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국세청 등 관계기관과 함께 조사해 종합감사 전까지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기부 국정감사에서 온누리상품권의 특정 가맹점 쏠림과 부정유통 관리 실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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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기부 국정감사에서 이소영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처.

김 의원에 따르면 광주의 한 전통시장 협동조합은 지난해 온누리상품권 결제액이 122억원으로 전국 가맹점 가운데 4위를 기록했다. 매장은 4~5평 규모의 채소가게에 불과했다.

이는 유명 대형 빵집의 상반기 온누리상품권 결제액 66억원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큰 규모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해당 협동조합은 곡물 및 유지작물 도매업으로 신고돼 있으며 지난해 전체 매출 128억원 가운데 약 95%인 122억원이 온누리상품권 결제액이었다.

매출 증가세도 가팔랐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업체의 매출은 2023년 5억원에서 2024년 110억원, 2025년 128억원으로 불과 2년 사이 20배 이상 증가했다.

김 의원실이 직접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또 다른 의혹도 드러났다. 의원실 비서관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된 주소를 찾아가 채소를 직접 구매했지만 영수증에는 해당 협동조합이 아닌 다른 유통업체의 상호가 찍혔다.

현장 영업자는 의원실 측에 해당 장소를 인수해 영업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역본부가 협동조합 대표에게 확인한 결과, 대표는 등록 주소지가 협동조합 주소인 것은 맞지만 동의를 거쳐 다른 업체에 영업권을 줬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김 의원은 이를 토대로 해당 협동조합이 시장 안에는 간판만 두고 다른 장소에서 대규모 도매거래를 했거나, 온누리상품권을 활용한 상인 간 거래 등 부정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122억원에 달하는 거래의 증빙자료가 제대로 제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122억원에 대한 도매거래 증빙서류를 요구했지만 내놓지 못하고 있고 소진공도 거래 내역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며 “탈세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자 온누리상품권의 취지를 훼손하는 불법거래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진공의 현장 관리 부실도 질타했다. 의원실의 제보로 소진공이 현장 실사에 나섰지만 영수증을 확인하지 않아 제3의 업체가 영업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귀한 지적에 감사드린다”며 “자체 조사뿐 아니라 국세청 등 관계기관에도 협조를 구해 정확하게 조사하고 종합감사 전에 보고드리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온누리상품권이 일부 대형 약국과 주류 판매점 등에 집중되는 문제도 다시 제기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른바 '위고비 성지'로 불렸던 일부 약국이 올해는 비만치료제 '마운자로 성지'로 불리며 올해 상반기에만 온누리상품권 결제액 260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가맹점에 적용되는 잔여 가맹기간 때문에 가맹 제한 조치 이후에도 결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와인 성지'로 알려진 마트 3곳의 온누리상품권 결제액도 총 16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온누리상품권이 여전히 대형 약국이나 주류 중심 대형마트에 심각하게 쏠리고 있다”며 “온누리상품권 발행 취지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중기부가 소진공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온누리상품권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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