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액셀러레이터(AC) 시장에서 투자금이 일부 대형 운용사에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상위 13.5% AC가 전체 투자금의 75.8%를 집행한 반면, 절반이 넘는 AC는 누적 투자액이 2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5일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가 발간한 '액셀러레이터 산업백서 2026'에 따르면 2017~2025년 투자 이력이 있는 AC 400개사 가운데 누적 투자액 200억원 이상인 54개사(13.5%)가 3조4322억원을 투자했다. 전체 투자액 4조5291억원의 75.8%에 달한다. 투자 건수도 7414건으로 전체의 53.9%를 차지했다.

반면 212개사(53.0%)는 누적 투자액이 20억원 미만이었다. 이들의 투자액은 1274억원으로 전체의 2.8%, 투자 건수는 1347건으로 9.8%에 그쳤다. 누적 투자액 20억원 이상인 188개사(47.0%)가 전체 투자금의 97.2%를 차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투자 활동 자체가 없는 AC도 적지 않았다. 전체 등록 AC 495개사 가운데 95개사(19.2%)는 2017년 이후 투자 이력이 전무했다. 이 가운데 등록 후 3년 이상 지난 곳도 30개사였다. 다만 투자 이력이 없는 AC 비중은 전년 22.6%에서 19.2%로 낮아졌다.
투자를 시작했다가 장기간 멈춘 곳도 나타났다. 투자 이력이 있는 400개사 가운데 39개사(9.8%)는 마지막 투자 이후 3년 이상 신규 투자를 하지 않았다. 이 중 22개사(56.4%)는 벤처투자 시장이 꺾이기 시작한 2022년을 마지막으로 투자를 중단했다.
다만 이들 39개사 가운데 18개사는 투자 중단 이후에도 보육 활동을 이어갔다. 반면 21개사는 투자와 보육 모두 활동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승호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정책데이터팀 전임매니저는 “모태펀드를 비롯한 각종 정부 지원사업에서 운용 경험이나 실적 등을 요구하면서 신규·중소 AC에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중소 AC도 시장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기부와 함께 국내 AC의 수익구조와 경영 여건 등을 파악하기 위한 산업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말께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며 “이를 토대로 중소 AC의 지속 가능한 성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