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예약·상품 비교·일정 관리 등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시대로 접어들면서 통신사 역할이 단순 연결을 넘어 신원 확인과 권한 관리 등 '신뢰 인프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지형 SK텔레콤 디지털플랫폼사업담당은 22일 뉴스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AI 에이전트가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돼 사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수행하는 환경에서 이용자가 에이전트의 권한과 행동을 확인하고 통제할 수 있는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예약이나 결제처럼 중요한 행동을 수행할 때는 사용자가 직접 내용을 확인하고 승인할 수 있어야 하며, 처리 과정과 결과를 기록하고 필요할 경우 권한을 변경하거나 중단할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에 통신사 역할도 변할 수 있다고 봤다. 에이전트가 누구를 대신하는지 확인하고, 사용자가 허용한 범위를 관리하며, 필요한 순간에 사용자와 에이전트가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로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담당은 “사람이 직접 서비스에 접속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이용하는 에이전트와 필요한 서비스가 올바르게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그 과정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며 “통신사는 그동안 사람과 서비스를 연결하며 축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새로운 관계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 시대의 신뢰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차세대 문자 메시지인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을 제안했다. SKT는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 SKT타워에서 열린 제99차 GSMA RCS 그룹회의에서 AI 에이전트가 예약이나 결제 등을 실행하기 전에 사용자가 직접 내용을 확인하고 승인할 수 있도록 RCS를 사용자 확인·승인 채널로 활용하는 방안을 표준 안건으로 제안한 바 있다.
RCS는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으며 발신 주체가 확인된 브랜드 채널을 지원한다. SKT는 승인 요청과 결과를 대화 흐름 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RCS가 AI 에이전트와 사람을 연결하는 새로운 접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 담당은 “중요한 것은 에이전트의 편리함이 사람의 판단과 통제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라며 “전화와 메시지, 번호와 인증 등 우리가 쌓아온 역량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해 AI 에이전트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고 책임 있게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