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관련해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이 31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대외연)과 공동 개최한 '신통상 질서의 미래: 한국의 기회와 도전' 세미나에서 “경제계는 개방과 규칙에 기반한 새로운 통상협력 체제, CPTPP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기업은 안정적인 시장과 신뢰할 만한 공급망, 예측 가능한 규범의 틀이 절실하다”며 “기회와 도전을 모두 고려한 균형 있는 논의와 철저한 준비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경제 성장을 위해 CPTPP 가입도 선택지 중 하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CPTPP는 2018년 출범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무역협정으로, 현재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2021년 CPTPP 가입 추진 의사를 밝혔으나 실제 신청은 하지 않았다. 정부가 최근 CPTPP 가입 논의에 착수하면서 실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경협은 이날 세미나에서 다자무역체제 약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보호주의 확산 속에서 한국 통상 전략을 점검했다.
안성배 대외연 원장직무대행은 “다자무역체제 규율이 약화되고 통상·안보·산업 정책 경계가 흐려지면서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게 핵심 과제”라며 유사입장국 간 협력 확대와 초기 규범 형성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정부 전략으로 △통상 네트워크 다변화 △개방형 복수국 협력 활용 △미래지향적 통상규범 형성 3가지를 제시했다. CPTPP에 대해서는 농축산어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세미나에서 CPTPP 등 통상 정책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데보라 엘름스 힌리히재단 무역정책총괄은 최근 경제 통합 흐름이 근본적 균열에 직면했다고 지적하면서 새로운 기구를 만들기보다 CPTPP처럼 이미 작동하고 있는 협력 구조를 활용하는 선택적 파트너십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제언했다.
제프리 쇼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CPTPP 12개국 중 10개국과 개별 협정을 맺고 있으나 규율 범위가 제각각이고 일본·멕시코와는 협정이 없다”며 “실질적 교역 관계는 이미 존재하는 만큼 이를 포괄적으로 규율할 제도적 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CPTPP 참여 의의로 핵심 광물과 기계류를 비롯한 공급망 리스크 완화, 데이터·노동·환경 등 글로벌 신규범 제정에 주도적으로 동참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새로운 통상 질서가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속단하기보다 우리 경제 전략적 선택지를 면밀하게 따져보는 게 우선”이라며 “앞으로도 국내외 파트너와 협력해 기업 현장이 필요로 하는 예측 가능한 통상 여건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