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 구름, 무늬 비밀 해답은” IBS, '금성 구름방울' 빛 흡수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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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장석복)을 비롯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향후 금성 실측 탐사에 활용이 기대되는 연구 성과를 거뒀다. 금성의 수수께끼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금성 구름의 노란빛 무늬를 만드는 물질이 빛을 얼마나 강하게 흡수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밝혀냈다. 이로써 구름의 후보 물질 가운데 가능성 있는 물질을 가려낼 기준이 마련됐다.

IBS는 이연주 행성대기 그룹 CI, 얀 스파체크 미국 응용분자진화재단(FfAME)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이 금성 관측자료와 빛 흡수량을 계산하는 모델을 결합해, 미확인 흡수물질의 후보 물질이 충족해야 할 빛의 흡수 효율과 농도 조건을 제시했다.

가시광선으로 본 금성은 대체로 옅은 노란색이지만, 자외선으로 관측하면 상층 구름과 함께 이동하는 밝고 어두운 무늬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약 100년 전부터 이런 무늬를 만드는 물질을 추적해왔지만, 그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금성 구름방울의 액체를 모아 실험실 분광기에 넣는다면 빛을 얼마나 강하게 흡수할까'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복사전달 모델을 적용했다. 복사전달 모델은 빛이 대기·구름을 통과하면서 흡수되고 여러 방향으로 흩어지는 과정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우주에서 관측한 금성의 밝기 정보를 실험실 자외선-가시광선 분광분석에서 사용하는 물리량인 '흡수계수'로 변환했다.

분석 결과, 금성 구름 액체가 빛을 흡수하는 정도는 365~455나노미터(㎚) 범위에서 파장이 길어질수록 급격히 감소했다. 특히 375㎚에서 흡수계수가 약 1278㎝-1에 달했다. 이는 미확인 흡수물질이 빛을 매우 강하게 흡수하는 성질을 지녔거나, 금성 구름방울 속에 매우 높은 농도로 존재해야 관측된 어두운 무늬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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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주 행성대기 그룹 CI(교신저자)

빛의 파장이 길어질수록 금성 구름 액체가 빛을 흡수하는 정도가 급격히 감소했는데, 연구팀의 분석에서 미확인 흡수물질이 여러 유기물이 뒤섞인 '타르형 혼합물'보다 비교적 일정하고 명확한 화학구조를 지닌 물질일 가능성과 부합한다. 기존에 제안된 여러 무기물 후보도 관측 결과를 재현하려면 금성 구름 속에 매우 높은 농도로 존재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연주 CI는 “금성의 구름 입자는 햇빛을 매우 효과적으로 산란하기 때문에 우주에서 관측한 밝기를 실험실에서 측정한 액체의 흡수 특성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며 “빛의 산란과 흡수를 모두 고려해 금성 구름방울의 액체 자체가 빛을 얼마나 강하게 흡수해야 하는지를 정량적으로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얀 스파체크 박사는 “미확인 흡수물질이 복합유기물이라면, 관측된 가파른 흡수 스펙트럼은 해당 물질이 비교적 명확한 화학구조를 지니며 고농도 황산에서도 타르형 혼합물로 쉽게 변하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이번 결과가 미확인 흡수물질의 후보를 검증하고 그 범위를 좁혀나가는 데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조건은 앞으로 실험을 통해 검증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금성을 직접 탐사해 확인할 수 있다. 우주발사체기업 로켓랩의 금성 실측 탐사 계획인 '모닝스타'는 복잡한 유기분자를 탐색하고 미확인 흡수물질과 관련된 특성을 측정하는 금성 구름의 화학적 조성을 현장에서 조사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유기분자와 관련될 것으로 예상되는 형광 신호를 금성 구름 입자에서 탐색하도록 설계된 '자가형광 네펠로미터'가 로켓랩 금성 탐사 임무에 탑재될 예정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아스트로바이올로지'에 8월 25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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