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수출 넘어 공동투자로”…사우디 바이어 20개사 한국서 '러브콜'

사우디아라비아가 K-뷰티와의 협력을 단순 제품 수입·유통에서 현지 생산과 연구개발(R&D), 공동 투자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사우디판 올리브영'으로 불리는 화이츠(Whites)를 비롯한 현지 핵심 유통·수입기업들이 대거 방한한 가운데 국내 K-뷰티 기업과 사우디 기업 간 협력이 중동 수출을 넘어 현지화 단계로 확장될지 주목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주사우디아라비아왕국 대한민국 대사관은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K-뷰티 사우디 진출 지원사업' 비즈니스 상담회를 개막했다. 행사는 27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이번 상담회에는 사우디 현지 유통·수입기업 20개사와 국내 K-뷰티 기업 190여개사가 참여한다. 당초 국내 기업 352개사가 참여를 신청했으며 사우디 바이어들이 사전 서류평가를 거쳐 상담 대상 기업을 직접 선별했다.

특히 사우디 최대 뷰티·헬스 유통망 중 하나인 화이츠를 비롯해 케어 아울렛(Care Outlet), 알 아르파즈 커머셜 앤 임포트(Al Arfaj Commercial & Import), 누르센 트레이딩(NRSEN Trading) 등 현지 주요 유통기업들이 한국을 찾았다. 대형 오프라인 유통망부터 이커머스, 더마·살롱 전문 유통사까지 참여해 국내 기업과 수출·유통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다.

이날 개회식에는 심재윤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과 정광용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 아프난 아바타인(Afnan Abatain) 사우디 투자부 국장 등을 비롯해 사우디 바이어와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중기부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K-뷰티 수출 실적을 토대로 사우디 시장을 새로운 전략시장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한국 화장품은 전 세계 203개국에 114억달러가 수출되며 미국을 제치고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특히 중소기업 수출기업 수가 1만개를 넘어섰고 이들이 전체 화장품 수출의 약 72%를 담당하고 있다.

사우디 시장에서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한국 화장품의 대(對)사우디 수출액은 2022년 2110만달러에서 2023년 2760만달러, 2024년 5840만달러, 지난해 7860만달러로 증가했다. 2022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이 55%를 웃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올해 상반기 수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심 정책관은 “사우디는 인구의 60% 이상이 20~30대 젊은 층으로 구성돼 있고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뷰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최근 K팝과 K드라마 등 K-컬처 열풍으로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 중소기업들은 현지 바이어를 한 명 한 명 직접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며 “이번에 사우디 현지 바이어들이 직접 한국을 찾은 만큼 우리 기업의 우수 제품이 사우디에서 새로운 고객을 만나고, 나아가 중동 전역에서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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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K-뷰티 사우디 진출 지원사업' 비즈니스 상담회에서 국내 화장품사가 사우디 유통 기업에 제품 설명을 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도 이날 K-뷰티와의 협력 방향을 '수입에서 현지화로, 시장 접근에서 공동 투자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프난 국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뷰티 제품이 아니다. 한국 뷰티 제품은 이미 사우디에서 사용되고 있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이제는 화장품 분야에서 새로운 수출·개발 방식과 혁신적인 솔루션을 함께 설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우디의 젊은 인구구조와 성장하는 화장품 시장을 K-뷰티 기업의 새로운 기회로 제시했다. 아바타인 국장은 사우디 화장품 시장이 약 76억달러 규모에 이른다고 소개하면서 현지의 젊은 소비층이 새로운 제품을 설계·개발하는 데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산업 육성 정책과 K-뷰티를 연계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산업도시 운영기관인 '모던(Modon)'의 임대형 공장과 지역별 제조 인센티브, 투자부의 기업가 대상 투자등록제도 등을 활용해 한국 기업의 현지 생산과 R&D를 지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프난 국장은 “제품을 유통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수입에서 현지화로, 시장 접근에서 공동 투자로 이어지는 새로운 파트너십을 만들고자 한다”며 “이제 '우리 제품을 어떻게 팔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함께 만들고 키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혁신과 사우디의 야망을 결합해 사우디에서 중동 지역으로, 다시 세계로 진출하는 모델을 함께 만들자”고 제안했다.

중기부는 이번 행사를 일회성 수출상담회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지 진출로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상담 결과 등을 토대로 유망 K-뷰티 기업을 최종 선발해 오는 10월 사우디 방문을 지원한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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