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치매·중증장애 가족을 돌보다 자살 위험에 놓인 '돌봄 자살위기' 가구를 선제 발굴해 긴급돌봄과 정신건강 서비스를 우선 지원한다. 흩어진 복지·고립 위기정보를 한데 모아 자살 고위험군을 찾아내는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위기가구 통합 발굴 플랫폼' 구축도 검토한다.
보건복지부는 11일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고립·위기가구 자살예방 대책'과 '돌봄·간병 부담 자살예방 대책'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논의한 '9대 분야별 자살예방 대책' 후속 조치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사회적 고립이 확산하고 치매·중증장애 가족을 장기간 돌보는 가족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사회보장 데이터를 활용해 중증 치매 환자나 발달장애인 등을 돌보는 가족 가운데 돌봄 부담이 큰 고위험 가구를 집중 발굴·조사한다. 고령 부부가 서로를 돌보는 노노(老老)돌봄 가구와 공적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가구 등이 주요 대상이다.
발굴된 고위험 가구에는 최대 72시간 긴급돌봄과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전문상담을 우선 연계한다. 가족이 처한 복합적인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통합사례관리도 지원한다.
돌봄이 필요한 자살 고위험군에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우선 연계해 필요한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한다. 긴급돌봄은 이용자 필요에 따라 하루 3시간씩 24일 또는 하루 8시간씩 9일 등으로 나눠 이용할 수 있다.

가족의 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서비스도 확대한다. 장기요양 중증·치매 수급자에 대한 방문요양 지원을 늘리고 방문재활·영양지도·병원 동행 등 신규 서비스를 개발한다. 재가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위한 서비스는 현행 30종에서 60종까지 확대한다.
심한 도전 행동을 보이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통합돌봄과 성인 주간활동서비스도 강화한다. 치매나 발달장애처럼 고난도 돌봄이 필요한 가족에게 단계별 돌봄 정보와 상담·교육을 제공한다.
가족 돌봄으로 인한 실직을 막기 위해 가족돌봄휴가·휴직 적용 대상을 위탁가정과 사실혼 관계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자해·자살 시도 등 위기정보를 고독사 위기대응 시스템과 연계해 자살 위험자를 우선 선별한다. 내년부터 고립 유형별 기획 발굴로 약 2만명을 찾아낼 계획이다.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는 오는 12월까지 과다 채무와 불법사금융 피해 등 자살 관련성이 높은 금융위기 정보를 추가한다.

정부는 현재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과 고독사 위기대응 시스템에 분산된 위기정보를 하나로 연결하는 '위기가구 통합 발굴 플랫폼' 구축도 검토한다. AI와 ICT를 활용해 개인별 위기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고위험군 선정과 현장 대응을 효율화할 방침이다.
고립·은둔청년에게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청년미래센터는 다음달부터 전국 시도로 확대한다. 고독사 비중이 높은 50∼60대 남성에게는 관계 개선과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외부 활동이 어려운 중장년층을 위한 일상 회복 정책도 개발한다.
고립 노인에게는 의료·요양 등 통합돌봄 서비스를 연계하고 응급호출기와 활동감지기 등 ICT 장비 보급을 확대한다. 한부모가족 중 자살 위험에 노출된 가구에는 긴급 심리상담을 제공하고 다문화가족과 북한이탈주민, 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한 고립 예방 지원도 강화한다.
정부는 내년부터 국가자살대응실을 운영하고 복지부 제1차관을 사회적 고립 대응 전담 차관으로 지정해 범정부 협업을 강화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보다 두터운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사회적 고립과 돌봄 부담이 자살로 연결되는 고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며 “국민이 필요한 복지 서비스와 신속히 연결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