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 인공지능(AI) 전환(AX)이 개별 기관의 시범 도입 수준을 넘어 범정부 차원의 과제로 확대되고 있다. 예산과 정책의 무게중심도 'AI를 얼마나 도입했는가'에서 '행정 생산성이 실제로 얼마나 향상됐는가'로 옮겨가면서, 공공 AX의 현황과 성공 조건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구름 빅밸류 대표는 “공공기관의 AI 전환(AX) 성패는 얼마나 많은 AI를 도입했느냐가 아니라 데이터와 현장의 신뢰, 그리고 이를 지속하는 힘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구름 대표는 은행 담보대출, 프랜차이즈 매출 예측, 가축전염병 방역 등 여러 분야의 AX 전환을 직접 설계·수행해 농림축산식품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을 받은 AX 전문가이다. 현재 국가AI전략위원회 데이터분과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구름 대표는 공공 AX의 성공 조건으로 데이터, 신뢰, 지속성 세 가지를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까지는 AI를 얼마나 도입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실제 행정 생산성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국민이 얼마나 변화를 체감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며 예산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구름 대표가 꼽은 공공 AX 성공의 첫 번째 조건은 데이터다. 그는 “AI보다 데이터가 먼저”라며 “적시성·정확도·연결성·라벨 오류 같은 현실과 데이터의 갭을 진단하고 정제해 AI 레디(Ready)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가 어긋나면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AI도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 조건은 현장의 신뢰다. 구름 대표는 “예측이 정확해도 판단 근거를 설명하지 못하는 '블랙박스' 모델은 실무자가 믿고 쓰지 않는다”며 “예측 근거까지 함께 보여주고 실무자가 이해하며 성장할 때 비로소 현장의 도구로 정착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지속성이다. 그는 “한 번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 피드백을 반영해 매년 모델을 재학습해야 한다”며 “공공은 도구가 아니라 풀어야 할 문제에서 출발하고, 데이터 정비와 현장 피드백 체계를 제도로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름 대표는 이러한 원칙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진짜 풀어야 할 문제 정의 △현실과 데이터의 갭을 잡는 진단·정제 △현장 전문가의 경험을 알고리즘 언어로 옮기는 인과 모델링 △실무자와 AI의 이해도를 함께 키우는 신뢰 형성 △현장 피드백에 따른 지속적 재학습 등 다섯 단계를 제시하며 “이 순서가 지켜질 때 '납품 후 서랍 속에 잠자는 AI'가 아니라 실제로 쓰이는 AI가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접근이 실제 성과로 이어진 사례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위험도 예측 모델을 들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와의 민관 협력으로 만든 이 모델은 발생·전파 위험이 높은 농장을 데이터로 예측해 한정된 방역 자원을 선제적으로 배치하도록 돕는다. 구름 대표는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고 탐색적 데이터 분석(EDA)으로 갭을 바로잡아 AI-Ready 데이터로 만들고, 현장 방역관의 경험을 알고리즘이 학습할 언어로 옮겼다”며 “그 결과 감염 경로 추적에 7일 걸리던 일이 10초로 줄었고, 사후 대응이 사전 예방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방역관의 짐작이 아니라 데이터 근거로 자원을 배치하고, 실제 행정 지침으로 쓰이며 공무원이 AI와 함께 판단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공공 부문에서 AX가 실패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잘못된 질문에서 출발하는 점을 꼽았다. 구름 대표는 “'어떻게 AI를 도입할까'가 목적이 되면 AI가 현장의 판단 구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납품 후 방치된다”며 “실패의 원인은 기술의 미성숙이 아니라 데이터 수준과 현장 수용성 부족이며, AI 도입을 AX로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공공 AX가 전 조직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부처 간 데이터 연계와 이를 조율할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내부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한 만큼 타 부처와 민간의 데이터를 연계 활용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부처 칸막이를 넘어 이를 조율하는 'AX 오케스트레이터'와 성공 조건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 AI 도입의 합은 결코 국가 지능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구름 대표는 마지막으로 “공공 AX의 진짜 난관은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신뢰·지속성”이라며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정확하게 판단하도록 돕는 동료”라고 말했다. 그는 “인구는 줄고 재난과 행정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에서, 개별 도입을 넘어 국가가 하나로 배우고 판단하는 '국가 지능'으로 나아가는 것이 해법”이라고 덧붙였다.
유은정 기자 judy6956@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