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과정에서 '기기 보호 서비스' 옵션을 접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구매 여정 안에서 보험 또는 보호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제안하는 이러한 형태가 바로 '임베디드 보험(Embedded Insurance)'이다.
이는 단순한 채널 트렌드를 넘어 보험 유통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특히 모바일, 이커머스, 금융, 헬스케어 등 생활 플랫폼 전반에서 높은 수준 디지털 경험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에게, 이 변화는 더욱 실질적인 의미를 갖는다.
오랜 기간 국내 보험시장은 대면 설계, 방카슈랑스 등 전통 채널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왔고, 보험사들도 디지털 혁신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다만 고객 접점이 모바일과 플랫폼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복잡한 약관과 절차는 여전히 새로운 세대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맥킨지는 2030년까지 아시아 임베디드 보험 시장 높은 성장세를 전망하며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고 디지털 경험에 자연스럽게 통합된 보호 서비스를 찾는 흐름에 주목한 바 있다.
문제는 외부 플랫폼과 실시간 연동이 필수적인 환경에 많은 보험사들이 기존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기술적 부담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모빌리티,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생태계와 연계가 확대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헬스케어·웰니스 서비스와 반려동물 플랫폼을 중심으로 제휴가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제휴사마다 별도 연동 구조를 설계하고 개발·테스트·운영을 반복해야 하는 방식은 시간과 비용 부담을 키우고 플랫폼이 늘어날수록 확장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보험업계는 보험사와 플랫폼을 연결하는 표준화된 기술 인프라 모델에 주목하고 있다. 양측 사이에 연결 인프라를 두고 별도 시스템 개편 없이 다양한 채널을 즉시 연동하는 구조다. 글로벌 인슈어테크 기업들은 이미 이 모델을 구현해 보험사와 디지털 플랫폼을 잇는 기술적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일부는 상품기획, 판매 지원, 보상 청구, 고객 지원 등 보험 유통과 운영 전반 전문 역량까지 함께 제공한다.
임베디드 보호 영역은 물리적 기기를 넘어 디지털 리스크 관리로도 확장되고 있다. 볼트테크와 블랙박스 리서치 아태지역 조사에서 한국인 92%가 인공지능(AI) 기반 사기를 두려워하면서도 실제 보안 수칙 준수율은 4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격차는 보험 역할이 사후 보상을 넘어 사전 예방으로 이동해야 함을 보여준다. 필자가 몸담은 볼트테크코리아 역시 파트너사와 함께 개인 대상 사이버 보호 서비스를 고객 일상적인 디지털 경험 안에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설계하고 있다. 금전적 손실 보전을 넘어 위험을 사전에 관리하는 '프리-로스(Pre-loss)' 서비스로 진화가 인슈어테크의 방향성이다.
앞으로 임베디드 보험 시장은 연결 인프라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보험사가 수많은 플랫폼에 개별 대응하기보다 양측을 효율적으로 잇는 기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보험은 이제 소비자가 찾아 가입하는 상품이 아니라 고객 선택 과정에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다. 향후 시장 주도권은 상품 자체의 경쟁력이 아닌 이 연결을 얼마나 매끄럽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고광범 볼트테크코리아 대표 pr.kr@bolttech.i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