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한성대학교, 지역주민들의 웨어러블 로봇기술 체험 행사가 열렸다. 100명이 넘는 지역의 고령 어르신이 로봇을 착용하고 보행하는 '모빌리티 동행랩' 프로젝트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이는 웨어러블 로봇을 활용한 교통약자의 이동권 개선을 실증하는 서울RISE의 지역문제해결 프로젝트로, 이 중 50여 명은 일상생활 속에서 장기간 착용하며 효과를 검증하는 단계에도 참여했다. 올해 5월에는 중국 베이징과 샤먼에서 열린 국제 박람회에서도 웨어러블 로봇 시연회를 열었다.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가 다른 대학지원사업과 가장 큰 차이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러한 점에서 대학과 지자체가 함께 하는 지역현안 문제해결 사업은 RISE의 본질을 가장 잘 보여준다. 현재 서울 소재 19개 대학이 지역현안 문제로 전통시장 활성화와 지역주민 돌봄 문제 해결에 골몰하고 있다. 이제 대학은 교육과 연구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와 협력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다.
서울라이즈의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은 시설 개선이나 일회성 행사 중심의 기존 정책에서 벗어나 대학의 전문성을 활용한 새로운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덕성여대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문화공간으로 재해석하여, 상인들의 삶과 시장의 역사를 기록하고, 디자인과 예술 콘텐츠를 접목해 시장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동덕여대는 청년 세대의 감각을 더하여 전통시장을 주민들이 만나고 소통하는 지역문화 플랫폼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첨단기술의 활용도 눈에 띈다. 세종대는 인공지능 기반 재난안전관리와 디지털 마케팅을 도입했고, 한국외대는 다국어 홍보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이는 전통시장을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과 공동체를 회복하는 공간으로 바꾸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돌봄 분야에서도 상담과 심리치료, 특수교육, 보건의료, ICT 기술을 융합하는 새로운 돌봄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앞의 한성대 사례와 같이 AI와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돌봄은 돌봄 인력 부족을 보완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광운대는 '틈새 메타코칭' 프로젝트를 통해 영유아, 느린학습자, 최중증 장애인, 은둔·고립 청년 등 기존 복지서비스가 충분히 닿지 못했던 돌봄 사각계층에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명지대는 지역사회 복지기관과 지자체, 민간단체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기반으로, 아동과 청소년부터 청년, 노인에 이르는 생애주기별 통합돌봄 서비스를 구축하였다. 서강대는 상담센터와 전문 인력을 활용해 청년과 국제학생, 취약계층을 위한 심리상담과 정신건강 지원을 확대하여, 돌봄이 생활 지원을 넘어 심리와 정서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이 서울 RISE의 지역문제 해결 프로젝트는 대학이 더 이상 지역과 분리된 섬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이고 유능한 파트너라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난 4월 이후 RISE가 지역인재 양성을 중심으로 하는 앵커(ANCHOR)로 재구조화되고 있다. 앵커체제하에서도 지역현안 문제 해결과 같이 지역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들이 중단되지 않고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이 가진 전문성과 지역사회의 수요가 결합할 때 지역혁신은 더욱 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황인성 서울라이즈센터장
◆황인성 센터장은 서강대 경제학 학사, 워싱턴대에서 경제학 석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충북연구원 원장과 지방공기업평가원 투자분석센터장,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장을 역임했다. 삼성경제연구원 해외경제실 및 거시경제실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미국 캔자스대 방문교수를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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