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삼성전자, 고부가 제품 중심 실적 개선 폭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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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차세대 AI 가속기의 핵심이 될 'HBM4E 12단'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전격 공급한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은 HBM4E 12단 제품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세계 테크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성과가 주효했다. AI 확산으로 D램 등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자, 세계 최대 D램 제조사인 삼성전자 수익도 극대화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합산 영업이익 82조9000억원을 넘어섰다. 시가총액 세계 1위인 엔비디아의 분기 최대 영업이익 535억달러(약 82조원)도 가뿐히 넘었다.

실적 신기록은 삼성전자 DS부문이 주도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2분기 영업이익은 약 84조원으로 추산된다. 전체 영업이익 94%에 해당한다. 지난 1분기 DS 영업이익(53조7000억원)과 견주어 봐도 50% 넘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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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메모리 수요를 지속해 끌어올린 영향이다. 글로벌 빅테크와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AI 서버 투자를 지속 확대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물론 서버용 D램, 고성능 낸드 수요까지 동반 확대됐다.

수요는 늘었지만 공급은 여전히 부족,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HBM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서버·모바일·PC 등에 쓰이는 범용 D램 공급은 여전히 빠듯한 상황이다. HBM 생산 비중 확대가 범용 제품 공급 여력을 줄이고, 이는 다시 범용 D램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웃돈을 주고서라도 메모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고객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D램 공급 가격은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평균 100% 이상 상승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약 30% 인상된 것으로 파악된다.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AI발 고용량·고성능 저장장치 수요 확대에 힘입어 1분기 약 100%, 2분기 약 60%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고환율 기조에 따른 환차익 효과까지 더해지며 반도체 부문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반도체는 수출 비중이 높아 원·달러 환율 상승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삼성전자는 마진이 높은 고부가 제품 비중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 2월 6세대 HBM인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데 이어, 5월에는 7세대 HBM4E 12단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다. AI 가속기 시장에서 차세대 HBM 수요가 커지면서 수익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도 적자 폭이 축소된 것으로 추산된다. 최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과 HBM4 베이스다이 생산 확대가 실적 개선에 일부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적자 규모는 지속 줄어드는 흐름이다. 파운드리 경우 올해 내 흑자전환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DS부문 실적 상승세는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AI 수요가 HBM을 넘어 범용 메모리까지 확산하면서 메모리 단가는 공급 부족을 바탕으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하반기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 수요가 본격화하고, 삼성전자가 HBM4 대량생산 체제로 전환하면 고부가 제품 중심의 실적 개선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HBM 단가가 전년 대비 91%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HBM뿐 아니라 범용 D램과 낸드까지 가격 상승세가 확산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 개선 흐름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요 부담과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글로벌 빅테크와 장기공급계약(LTA)을 잇달아 체결하며 중장기 수요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안정적인 고객 물량을 바탕으로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면서 단기 업황 변동성보다 AI 메모리 중심의 구조적 성장세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사이클 종료는 일반적으로 AI 서버 수요 감소로 인해 촉발됐다”면서 “다만 현재 AI 서버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금 조달도 여전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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