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니 얼굴에 박쥐가… 캐나다 10대 소년, '광견병'으로 사망

물리거나 긁힌 자국 없었으나 19일 만에 증상 발현
캐나다서 50년만 광견병 사례… “증상 전 예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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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벌박쥐.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Bat Conservation International / Nature Production

캐나다에서 코와 입 위에 박쥐가 올라탄 채 잠에서 깨어나는 일을 겪은 11세 소년이 3주도 채 되지 않아 광견병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6월 29일(현지시간) 캐나다 CBC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소년은 박쥐와의 접촉 과정에서 뚜렷한 물리거나 긁힌 상처가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소년은 사건 발생 19일 후부터 구토, 얼굴 저림, 마비 등 광견병 특유의 신경학적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응급실로 이송돼 대증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광견병 바이러스는 일단 증상이 발현되면 현대 의학으로도 치료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례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1967년 이후 약 50년 만에 발생한 첫 인간 광견병 사망 사례다. 소년의 부모는 유사한 비극이 재발하는 것을 막고 광견병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아들의 사연을 대중에 공유하는 데 동의했다.

캐나다 의학 협회 저널(CMAJ)에 발표된 이번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브라이언 험멜 박사는 “박쥐와 직접 접촉했다면 눈에 보이는 물림이나 할큄 자국이 없더라도 반드시 공중보건 당국과 상담하고 노출 후 예방(PEP)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박쥐는 이빨과 손톱이 매우 작아 상처가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으며, 인간과의 접촉이 빈번해지는 여름철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물리거나 긁힘이 없더라도 박쥐의 침이 피부의 작은 상처나 눈·코·입 등의 점막에 닿으면 바이러스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간 광견병은 치사율이 극히 높지만, 증상이 나타나기 전 신속하게 백신과 면역글로불린 주사 등의 예방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보건 당국은 야생 동물, 특히 박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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