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최고층 빌딩에 경비행기 충돌…나흘째 'SNS 검열' 中 정부, 의혹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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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4일 중국 베이징의 최고층 건물 시틱 타워 측면에 경비행기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엑스 캡처

최근 중국 베이징의 최고층 빌딩에 경비행기가 충돌해 사상자가 나온 사고가 발생했으나, 중국 정부는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지 않은 채 관련 내용이 담긴 온라인 게시물을 검열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BBC 방송·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6월 26일 중국 베이징 중심가에서 발생했다. 사고 기체가 충돌한 109층 규모의 시틱 타워는 베이징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중국 공산당 수뇌부가 집결해 있는 중난하이와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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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4일 중국 베이징의 최고층 건물 시틱 타워 측면에 경비행기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엑스 캡처

이 사고로 조종사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인 만큼 목격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과 사진 등을 잇달아 공유했으나, 해당 게시물들은 당국의 검열로 인해 온라인에서 빠르게 삭제됐다. 심지어 사고와 무관한 해당 빌딩의 일상 사진이나 밈(meme)까지 차단된 상태다.

외신 언론들의 취재 결과, 현지 항공 업계에도 강력한 함구령이 내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BBC는 베이징 안팎의 항공 업체들 최소 3곳에 확인을 요청했으나 대부분 언급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비행 훈련 기관 관계자는 “당국으로부터 경비행기 운항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절대 외부 발설하지 말라는 명령이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 이후 나흘이 지났지만 중국 정부가 내놓은 공식 입장은 국영 매체 베이징일보에 보도된 60단어 분량의 짤막한 사실관계 보고가 전부다. 현재 사고가 발생한 빌딩 전면은 가림막으로 철저히 차단돼 있다.

이처럼 정보가 극도로 제한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영공 통제가 이루어지는 베이징 도심 한복판에 어떻게 민간 항공기가 진입할 수 있었는지를 두고 의혹과 추측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베이징은 천안문 광장과 지도부 집무실이 위치한 중난하이를 중심으로 약 100㎢ 구역을 영구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해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안 강화를 이유로 드론 등록제까지 도입한 바 있다.

디지털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중국 방공 시스템의 치명적인 허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비행기가 몇 초만 더 운항했더라면 중난하이에 직접 충돌했을 수도 있었다”며 “정치적으로 매우 당혹스러운 보안 실패 사례”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기체 결함이나 조종사 과실 가능성과 함께 의도적인 도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항공기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사고 기종은 중국 샨허(선워드) 항공이 제조한 2인승 단발 경비행기 '오로라 SA60L'로 확인됐다. 전장 6.9m, 날개폭 8.6m 크기로 주로 관광 및 항공 촬영용으로 사용되는 기체다.

외신과 해외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을 보며 2001년 미국의 9·11 테러나 1987년 냉전 시절 독일의 아마추어 조종사 마티아스 루스트가 경비행기를 몰고 소련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기습 착륙했던 사건을 연상하고 있다. 당시 소련 사건은 방공 책임자들의 대거 경질로 이어진 바 있어, 이번 베이징 추락 사고 역시 중국 안보 라인의 대대적인 인사 조치와 문책으로 번질 가능성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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