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3대 메가프로젝트]호남 반도체 생태계 조성 관건…인력 확보 최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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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선호하는 쾌적한 생활 인프라와 안정적인 인재공급 체계를 갖춘 지방 거점도시 기반으로 맞춤형 첨단플랫폼 조성 '기업형 첨단도시' 구조도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단순한 팹 건설을 넘어 '완전한 생태계' 구축이 관건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팹 4기 외 소부장 협력사 이전, 전문 인력 확보, 에너지 공급 등 복합적인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인력 확보가 쟁점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호남 지역 인력 확보가 어려운 이유는 소위 '취업 남방한계선' 효과 때문이다. 남방한계선은 수도권(서울·경기) 출신 인력이 지방(특히 호남) 산업단지나 클러스터로 이주했다가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가는 현상을 일컫는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대형 산업단지에서 두드러진다.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가족과 떨어져 근무해야 하는 임직원들이 지방 근무 기피 성향이 높다.

정부는 정주·문화·교육·의료 등이 결합된 복합타운을 조성하고, 지역 거점 국립대 등과 연계한 인력양성 연구 혁신 기반을 확충하는 '첨단거점도시'라는 거시적 목표를 제안했다. 호남 지역은 광역통합특별법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 삼성·SK 등 입주 기업이 협력해 운영하는 자립형 사립고나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국제학교를 설립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소부장 기업 “정권 바뀌면 프로젝트 흐지부지”…일단 관망세

앵커기업인 삼성과 SK 외 소부장 협력사들 역시 신규 팹 대응에 고심이다. 호남 지역에 전공정 팹 라인이 대거 신설되면 반도체 공정 장비사와 유지보수 부품사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신규로 팹을 구축하면 수십조 규모 소부장 수요도 함께 생긴다. 이 때문에 신규 팹 조성을 호재로 보는 기업도 많지만, 실질적인 대응에 나서는 곳은 많지 않다. 정부 발표가 있었지만 실제로 첫 삽(착공)을 뜨는 시점은 언제일 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소부장 기업 공통 우려다. 삼성전자는 평택 캠퍼스 P4·P5를, SK하이닉스는 용인에 1기 팹 건설이 현재 진행 중이다.

앞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2019년 공식 발표 이후 토지 보상, 주민 협의, 용수 및 전력 인프라 문제로 인해 착공까지만 해도 약 5~6년이 걸렸다. 호남의 경우 정부 전폭 지원이 있더라도 부지 조성과 인프라 인입에 2~3년, 이후 팹 외관 공사와 클린룸 구축, 장비 반입과 시운전을 고려하면 빨라도 공사기간은 총 6~7년이 예상된다.

용인 클러스터와 호남 클러스터 구축 동시 추진도 쉽지 않다. 팹 구축 단계별 시차를 두는 '디페이징(De-phasing)을 하면 공사를 병행할 수 있지만, 현재 용인과 평택만 해도 건설 인력과 장비가 부족해 여건이 여의치 않다. 현업에서는 보수적으로 호남 팹 착공 시점을 2030년 후반~2040년 정도로 본다. 이를 고려하면 도중에 프로젝트가 축소되거나 전복될 가능성이 있다.

한 소부장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 발표가 정치적 목적에 의한 것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아, 만약 정권이 바뀌면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며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저부하 전력 확보 관건… 정부 “원전+SMR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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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하는 전기국가 비전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수인 전력과 용수 공급 안정성도 거듭 지적된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전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지는 것만으로도 수십억원 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질수록 안정적인 기저부하 전력(공급 변동성이 없는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에너지저장장치와 고압직류송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원전 계속운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SMR의 실증과 상용화 일정은 아직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반도체 첨단 팹 한 기가 완전 가동하면 최대 1GW 수준의 전력을 소비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체가 완공되면 전력 수요는 10~16GW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 국가산단이 9~10GW, SK하이닉스 일반산단이 5.5~6GW 규모로, 이는 원전 10~16기 분량에 해당한다. 호남에 새로 추진되는 팹 4기 클러스터 역시 8~12GW 이상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용수 측면에서는 대형 팹 한 기당 하루 수천~1만톤 이상의 원수가 소요된다. 용인 클러스터는 2049년 기준 국가산단만 하루 76만4000톤, 전체적으로 100만톤 이상 공급 계획이 수립돼 있다. 호남 신규 클러스터(팹 4기) 역시 수십만~100만톤 규모의 공업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반도체 팹의 전력 품질 민감성을 감안해 용인과 서남권 클러스터에 전용 송전망을 확충하고,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계속운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을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 에너지저장장치와 고압직류송전, 동기조상기 등을 확대해 계통 안정성을 강화하고, 서남권에는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결합한 전원믹스를 적용할 방침이다. 다목적댐과 대체 수자원을 활용해 클러스터 규모의 용수 공급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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