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디스플레이서 LG전자 254억 수주…중국 주요 패널사로 고객 다변화
배터리 전(全)공정·나트륨전지·희토류 재활용·AI 냉각으로 사업 축 확장
“주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내실”… 10년 전 배터리 전환과 닮은 흐름
토털 에너지 솔루션 전문기업 나인테크(대표 박근노)가 지난 19일 창업 20주년을 앞두고 '제3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나인테크는 디스플레이 장비로 출발해 이차전지 장비로 무게중심을 옮겨온 회사가, 이번에는 배터리 전 공정과 차세대 소재·에너지 저장·AI 인프라 냉각을 아우르는 'AI 환경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정체성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을 22일 밝혔다.
나인테크는 2006년 디스플레이 장비 국산화로 창업한 뒤, 창업 10년차였던 2016년 디스플레이 업황 둔화를 미리 읽고 이차전지 장비로 사업 축을 옮겨 2024년 매출 1972억 원(역대 최대)을 달성한 바 있다. 시장의 단기 평가보다 다음 사이클을 먼저 준비해 한 차례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경험이, 이번 세 번째 전환의 토대이자 닮은 점이라는 설명이다.
먼저 본업에서의 경쟁력이 다시 입증됐다. 나인테크는 최근 차세대 8.6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용 진공·질소 기반 물류 이송장비를 LG전자에 공급하는 254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유기재료가 수분·산소에 취약한 OLED 공정 특성상 진공·정밀 반송 기술은 패널 수율을 좌우하는 핵심으로, '사양산업'으로 여겨지던 디스플레이의 가장 앞선 영역에서 회사가 리딩 장비기업의 위상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인테크는 이를 발판으로 디스플레이 고객 기반 재편·다변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회사는 중국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을 상대로 6세대 잉크젯 프린팅용 OLED 물류 장비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차세대 8.6세대 OLED 프로젝트에는 박막봉지(TFE)·잉크젯 라인용 진공·질소 물류 장비 제작 파트너로 참여해 디자인 리뷰를 통과하고 설비 제작에 착수했다. 회사는 올해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 목표를 350억 원으로 잡았고, 2028년에는 이를 약 450억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실적도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 나인테크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98억 원(전년 동기 대비 +24.5%), 영업이익 15억 원, 당기순이익 8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5년은 이차전지 캐즘과 관세 환경 속에서 연구개발비를 전년 대비 21% 늘리며 차세대 기술에 선제 투자한 조정기였고, 당시 손실의 상당 부분은 전환사채 관련 비(非)현금 회계 요인이었다. 회사는 1분기 흑자전환을 '의도된 투자기'를 지나 정상 궤도에 복귀한 신호로 본다.
인공지능(AI) 시대를 겨냥한 신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회사는 AI 데이터센터 발열 문제를 겨냥한 열전소자 솔루션을 개발해, 엔비디아코리아 지사장을 지낸 이용덕 대표가 이끄는 AI 인프라 기업 바로에이아이와 서버·데이터센터 냉각 기술 공동개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와 함께 그래핀 대비 전기전도도가 높은 차세대 소재 맥신(MXene), 전고체·건식전극 공정 장비, 반도체 유리기판 장비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디스플레이에서 다져온 정밀 이송·합착·적층 역량을 차세대 영역으로 확장한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전환의 중심에는 박근노 대표가 있다. 신소재공학 박사 출신 엔지니어로 LG디스플레이에서 디스플레이 사업을 경험한 그는, 전방 산업 사이클을 미리 읽고 주력을 바꿔온 '선제적 전환가'로 평가받는다. 박 대표는 “장비 기업은 전방 산업 사이클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만큼, 한발 먼저 다음 시장을 준비하는 것이 생존이자 성장의 길”이라며 “단기 주가에 흔들리기보다 20년간 두 번의 전환을 성공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에너지와 AI가 만나는 지점에서 세 번째 창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러한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2028년 매출 3,000억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