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라이더와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를 둘러싼 최저임금위원회의 논의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공익위원들이 장시간 운영위원회를 이어가며 의견 조율에 나서면서 최종 판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5차 전원회의를 열고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으며, 노사와 공익위원들은 운영위원회를 열어 쟁점 사항을 집중 논의하고 있다.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문제는 올해 최저임금 심의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다. 앞서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 최저임금 심의 요청서에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여부'를 포함했고, 최저임금위는 세 차례에 걸쳐 관련 논의를 진행해 왔다.
노동계는 특고·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도급제 노동자의 최저임금 적용 문제는 적용 여부가 아니라 적용 방식을 정하는 일만 남았다”며 “최저임금은 현실에 근거해 사전적 기준을 정하는 제도인 만큼 법률적 판단에만 갇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고·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은 사용 종속성과 경제적 종속성이 매우 높은 직종”이라며 “최저임금위원회의 사회적 결정이 왜곡된 저임금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최저임금법 제정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적용을 거부하고 있다”며 “노동자성 인정 판례가 얼마나 더 쌓여야 제대로 된 논의를 시작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반면 경영계는 법적·제도적 한계를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위원회는 도급제 임금 근로자 범위 내에서 별도 조율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기구”라며 “노동부 연구용역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중심으로 진행돼 당초 취지와 거리가 있고 객관성에도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급제 임금 근로자에 대한 사전적 최저임금 적용은 불가능하다”며 “이제는 도급제 논의를 마무리하고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도 소상공인 경영난을 이유로 업종별 구분 적용 필요성을 제기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벼랑 끝에 몰린 소기업·소상공인들이 생존권을 회복할 수 있도록 업종별 구분 적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익위원들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성재민 공익위원 간사는 모두발언에서 “지금까지 축적된 논의를 바탕으로 판단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보다 책임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입장의 반복을 넘어 논의의 진전을 만드는 실질적인 논의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