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저리' 감독 패륜 살인사건…아들, 부모 살해 후 변호비용으로 유산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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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라이너 감독 부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유력 용의자 둘째아들 닉 라이너. 사진=AFP 연합뉴스

할리우드 유명 영화감독 롭 라이너 부부가 지난해 자택에서 살해당한 채 발견된 가운데, 유력 용의자인 아들 닉 라이너가 변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부모의 신탁 자금을 요구해 논란이다.

9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용의자 닉 라이너 측 민사 대리인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법원에 신탁 자금 미지급분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닉 측은 “신탁 관리인이 정당한 법적 근거 없이 자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으며 해당 자금은 현재 그에게 반드시 필요한 합법적 재산”이라며 유산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닉은 부모를 사랑했으며 이들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은 상태다. 다만 부모에게 일어난 사건의 사실관계는 이번 신탁 소송의 쟁점이 아니다”라며 “범죄 혐의를 받는 모든 피고인과 마찬가지로 닉 역시 무죄 추정의 원칙에 의해 합법적인 본인 자산을 활용해 방어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어 퓨 굿 맨' '미저리' 등으로 잘 알려진 거장 감독 롭 라이너와 그의 아내이자 사진작가 겸 프로듀서인 미셸 싱어 라이너는 지난해 12월 14일 로스앤젤레스 브렌트우드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둘째 아들인 닉이 사건 발생 몇 시간 만에 유력 용의자로 체포됐다. 다만 그는 2건의 일급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닉은 당초 유명 형사 전문 변호사인 앨런 잭슨을 선임했으나, 그는 정확한 이유 없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사임했다. 이번 법원 제출 문서에 따르면 닉의 형제인 제이크와 로미가 변호사 비용을 대기로 합의했다가 이를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잭슨 변호사는 진술서를 통해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면 언제든 다시 변호인단으로 복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소장에 따르면 숨진 라이너 부부는 전체 가족 신탁 외에도 각 자녀들을 위한 개별 신탁을 따로 마련해 두었다. 특히 1993년 설정된 닉의 신탁 조항에는 그가 30세가 되었을 때 자산의 절반을 지급하고, 나머지 절반은 35세에 지급하라는 명확한 지침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닉 측은 30세 당시에 받았어야 할 자금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난 2월부터 신탁 관리를 맡은 폴 R. 카닌 변호사가 닉의 '심신 상태' 등을 핑계 대며 의무적인 자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5세에 받기로 예정된 자금을 포함한 전액을 즉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신탁 규모는 최소 150만달러(약 23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닉 라이너의 살인 혐의 재판은 오는 9월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다소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그는 사형 선고가 가능한 혐의를 받고 있으나, 네이선 호크먼 검찰총장은 아직 사형 구형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범행 동기와 부검 결과 등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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